너무 재미나네요 홍..
제가 원래 남궁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뭐 남궁민이 서사네요.
정말 대 배우가 된 것 같아요. 힘을 빼네요?
특히 결말이 해피앤딩이라는걸 알고봐서 그런지 ㅋㅋ 매회 아주 재미나고
디테일 보이고 좋네요.
거기다 작가님이 진짜 대단하신 분 같아요.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종종 실록 읽어보는게 취미인데,
밉상 인조에게도 서사를 주시네요.. 저는 그져 천하의 못난넘.. 자식 죽인 넘 생각했는데
나름 인간적으로 이해가가요. 칸의 황제가 명나라 왕을 이간질해 아들 죽게 만든건 몰랐어요. 또 광해군 몰아낸 이유가 청나라랑 교류한다는 게 한 가지였다는 것도, 인조가 잘 못해서 쳐들어 왔다기 보단, 그 당시 사정이 꼭 조선의 항복을 받아내야 했고 전쟁물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것도.. 작가님이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그냥 무능한 인간 그렇게 생각했었거든요. 또 전쟁도 자기가 땅에 머리를 9번 박고... 그렇게 해서 물러난 건데 세자가 심양에서 너무 잘 지내고, 용골대도 대 놓고 지지하고.. 심지어 용골대가 조선에 와서 세자가 죽었다던데 세손 데려가고 싶다 했더니 인조가 죽지도 않은 손자 죽었다고.. 실록에 나오거든요. 그러니.. 어떤 권력자가 돌지 않을까.. 싶긴 하더라고요. 거기다 연기자도 연기를 너무 잘하고 처음엔 멀쩡했는데 점점 자꾸 아프잖아요.. 나름 스트레스 받았겠다.. 근데 인조 실록에 실제로 강빈을 두둔하는 신하들에게 어째 그 개쌔끼 같은걸 자식이라 하느냐 라는 말이 실록에 아주 버젓이. 정말로 정확하게 있거든요. 그걸 작가가 확 갖다 쓴 거 너무 좋고요.
또 장현이라는 캐릭터는
다르긴 해도 원래 장현이라는 유명 역관이 있거든요 심양에도 다녀오고, 소현세자 효종 인평대군과 모두 친하고, 풍채가 좋고 부지런하다고 아주 실록 딱. 청나라 만주말 다 능하고 장사도 잘해서 조선 몇 대 부자고 정묘호란에서도 정말 17대 일로 싸워서 살아남고, 중인인데 엄청난 실력자로 인정받고, 심지어 영조때 장현의 증손자가 장원급제를 했는데 이 자가 장현의 증손자다 라는 장계가 올라올 만큼 유명인사.. 장희빈 큰 아버진가? 그럴 텐데. 물론 또 그렇게 망했지만.. 대충 나이가.. 장현 도령 나이네?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대표적인 북벌파로.. 다녀와서는 북벌해야 한다고 이렇게 하면 이긴다 이런식으로 입털어서 소현세자 사람 중에서 살아남거든요. 소현세자도 이런 걸 좀 배웠어야.. )
량음도 동성애자들이 서로 문신을 하는게 유행이라는 실록을 본적이 있어요. 붕이라고 문신해서 조사 받고 쫓겨난 궁인이 있었다.. 이런 기록. 물론 엄격히 금지 되어있었고.. 실제 량음이 자기가 은산현 관노라고 하는데, 그 지역이 만주랑 가깝고 전쟁이 많은 곳이라 외국어 배우기 좋고, 또 실제로 조선노비로 잡혀가서 역관으로 돌아온 노비 정명수라는 사람은 김훈의 남한산성에도 나오고 실록에도 있어요.
중간에 낚여서 오 작가 좀 아는 구만 하고 보다가
안아 줘야지에서 오열을하고 .. 나중에 다시 봐야지하고 지금 일 회부터 정주행 중인데
너무너무너무 훌륭한 드라마에요
사랑이야기도 훌륭하고 남궁민 정말 동경하는 남주는 다 부어 놓은거 같아요. 레트 버틀러였다가 히드클리프였다가 막 니가 원하지 않아도 너는 내 꺼야. 죽겠다면 죽어봐 니가 쉴 수 있을 것 같애? 니가 없는 지옥에 날 던져놓겠다고? 아 그러고 보니 길채가 옷 들고 세번 부르는거.. 우리나라 설화에도 있지만 폭풍의 언덕아니에요? 돌아와 캐서린 유령이라도 돌아와제발!
근데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다 옆 인물들이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거 찾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연준 도령은 당연히 사랑에서 보면 상 찌질이지만, 망해가는 조선의 유교를 붙잡다가 후회하다가 해서 또 연민이 갔고요.. 사실 조선의 유교 성리학의 근본은 정도전인데, 건국이념은 그거잖아요. 왕이나 나라도 다 백성을 위해 있다고 그 가치가 존재한다고. 그래서 사대부가 중요하잖아요 왕이 좀 못나도 사대부가 으쌰으쌰해서 왕을 백성을 위한 길로 모셔간다.. 그게 진짜 의리이고 절인데 임진왜란, 광해군의 옥사..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그 이념은 사라지고.. 이상하게 변해버리는데 그걸 연준 도령이랑 능군리 사람들이 그래도 지키고 있잖아요.. 능군리 어르신들이 예는 정에서 나온다.. 했던거 송추할배 잔치도 양반 안 따지고 우리가 해준다고 하니까 장현이 그러잖아요.. 죽 냄새 안나냐고. 진짜 사대부란 말이죠..
우리 길채는 꼭 길에 핀 유채꽃 같지 않아요? 그래서 꽃 피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을까요? 처음엔 분꽃이라 했다가 나중엔 꽃 핀다고 했는데, 분꽃은 외국에선 엄마를 상징하는게 많다고 하던데.. 우리나라도 4시에 피어서 밥 안치는 꽃이라고. 장현은 첨엔 자기 누이 같다고 생각했다가 .. 량음이 지켜주고 싶던 그런 맘이었다가 담엔 진짜 여인으로 꽃이 핀것 같아요. 길에 핀 유채꽃이요. 예로부터 기름도 주고 냄새를 피워서 해충으로 부터 자기를 지키는 노란 이쁜 꽃. 장현이 아는 연모는 누이랑 노비의 연모잖아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복수도 포기하는 모르지만 작가가 하고픈 말은 이런거 아니엇을까.. 인이예는 원래 사람에게서 핀다고요. 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고요.
아 그 .. 서당들어가려고 했는데 절에 관해 쓰라니까 못 쓰는 것 마져 맴찢... 아버지는 가문을 지키려고 딸 죽이고, 아들 죽이고 자기는 자결했지만, 장현은 소현세자한테 살라고 하는 것도 왠지 정말 그랬을 것 같고.. 작가님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정확히! 본거 같아요. 애슐리도 엄마 아빠 유모가 보살펴 주던 어린 시절도 사라져버렸지만 이젠 하나 된 미국, 산업화된 미국에서 살아남기로 결심한 스칼렛..아 참 그거 아시나요? ㅋㅋ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첫 문장은 스칼렛은 미인은 아니었다. 라는거 .. 스칼렛이 절세 미인인대 길채 안 어울린다 했다던데.. 저는 그때도 힝 했던
아 나도 정리좀 잘하고 싶다..
추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정확히 이렇게 시작해요.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은 아니었지만, 탈턴 쌍둥이형제처럼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힌 남자들은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서는 프랑스 혈통을 이어받은 해안 지역 귀족 집안 출신 어머니의 섬세한 용모와 다혈질 아일랜드게인 아버지의 묵직한 인상이 지나치게!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었다.
비비안리가 잘못했네요.. 근데 작가의 힘은 이런 면인 것 같아요. 다 읽고 나면 더 첫문장은 아주 생각도 안나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