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더 전에 하던 모임이 있는데 거기 오래 남은 멤버들이 몇 있어요.
그 중 한 분이 방송사 고위직에 있다가 은퇴한 남자분인데
젊었을 때부터 말투가 좀 시니컬하게 웃겨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 분은 본인과 남들을 가리지 않고 까는 스타일인데
의외로 잘난척하거나 자랑하는 게 없어서
저는 편하고 좋더라구요.
당시엔 몰랐는데 돌아보니
잘 된 자식들 얘기도 한 번도 안 했고
본인 직장 얘기도 안 했고
그냥 모임 목적에 맞는 얘기만 깔끔하게 하심.
요즘도 연2회 정도는 모임으로 만나는데
은퇴하고도 여전히 모임 여행으로 바쁘시더라구요.
현역 때도 고급스러운 것 고집하지 않고
소소하게 숨겨진 맛집이나 여행 장소 잘 찾아다니시더니
요즘 지방 제 철 음식도 찾아다니고
땡처리 항공권으로 외국도 짧게 다녀오시고.
저도 저렇게 나이들면 좋겠다 싶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