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어요.
늦은 결혼 늦은 출산으로 이제 중3되는 딸램 하나 있구요.
다들 그렇겠지만 젊을때 남편은 자상하고 마음이 여려 제가 울면 안절부절 못하던 사람이었어요.
화도 많이 안냈고 뭐든 잘 될거라고 생각하던 유쾌한 사람이었는데 세월이 아니면 한국 실정이 그것도 아니면 지금 우리 상황이 그렇게 만든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사람인지 이제는 속에서 화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사람이 됐어요.
운전할때 옆에 있으면 불안하고 어디 가서도 싸움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몇달전부터 홀시어머니 가정요양을 하고 있어요.
같이 살지도 않는데 일년 365일 매일 매일 출근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저희한테 올 유산이 있냐..그도 아니에요. 결혼할때 전세금 3천만원 받은 게 고작..
아마 돌아가시면 유산이라고 주택연금 받는 집 한채 있는데 그 마저도 쓴 돈 갚고 1/n 하면 남는 것도 없지싶어요.
4남매 있지만 다 외국에 살고 막내인 저희가 고스란히 홀시어머니 담당이 되어버렸어요. 10여년을 한국에 살면서 시어머니는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안되는 분이세요. 제가 상처도 많이 받았고 정말 남이면 상종하기도 싫은 그런 종류의 분이에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남편 엄마인데...
매일매일 출근을 남편과 제가 돌아가면서 하는데 저는 이왕하는 거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매일 운동한다 생각하고 다녀요.
지난주에 딸램이 독감에 걸려 수요일부터는 남편이 혼자 오늘까지 시댁이 다녀왔어요.
스트레스가 많겠죠. 이해해요.
그렇다고 그 꼬라지를 저랑 딸램한테 부리나요?
아침 일찍 다녀와서 짜증이 났는지 오자마자 딸램에게 싫은 소리 하고, 저는 나름대로 고생했다고 커피도 내려주고 하는데 제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하네요.
남편 없는동안 아이랑 거실에서 티비보면서 있다가 남편이 오니 딸도 자기방에 저도 다른방에 들어와버렸어요. 꼴보기 싫어서...ㅠㅠ
가정요양이고 뭐고 다 때려치라 말하고 싶네요.
본인부담금 제외하면 고작 몇십만원 손에 쥐는데 아이 학원비라도 보태려고 하는 저도 정말 짜증나구요.
예전에 상상했던 오십대의 나의 모습이 이런 삶은 아니었는데 이.생.망.인가봐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