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젯밤 이모님 전화 한통에 눈물날 뻔 했어요

눈물난다 조회수 : 7,274
작성일 : 2024-01-05 21:58:54

오랜동안 가사도우미 몇분을 써봤지만 유독 성품이 곱고 일도 잘하는 분이 계셨어요. 어느날 연락을 했더니 암투병 중이시라 일을 쉰다고 하시더라구요. 마음이 너무 아팠죠. 건강 회복하시고 나중에 연락달라고 말씀드린 후 전화를 끊었어요. 그후 일년 후 일을 하시게 되서 하루 오시라고 했어요. 반나절 일하시고 제가 국물이 진한 떡국을 점심으로 대접했어요.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한그릇을 뚝딱 비우시더군요. 괜찮다고는 하셨는데 많이 야위시고 안색이 안 좋으셨어요. 저희집은 딸들이 커서 살림을 돕게 되니 자연스럽게 더 이상 도움이 필요없게 되어 이모님께는 명절에 카톡으로 인사를 드리다가 그마저도 뜸하니 그렇게 9년의 세월이 흐르고 어제 불현듯 이모님께 전화가 온거에요.

 

몸은 좀 어떠시냐고 했더니 재발을 한듯 그렇게 담담하게 말씀을 하시면서 항암치료는 포기했다며 일은 다시 조금씩 하신다는 소식을 전해주셨어요. 어떤 이유인지는 묻지않았고 제가 예전에 매끼니 새밥 해주며 끓여준 떡국 참 맛있게 먹었다고, 잘 베푸는 저희집에 일 다니던 기억이 생각나서 전화를 하셨다는 겁니다. 부모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울컥 하더군요. 시간되실 때 식사대접 할테니 한번 오시라고 새해 덕담을 나눈후 끊었어요.

 

건강이 안 좋으시니 먼저 연락을 못했는데 목소리 들으니 기뻤지만 아직도 투병 중이시라니 참 가슴이 아프더군요. 남이지만 참 저에게 잘해주시고 열심히 일해주시던 기억이 나네요. 부디 오래오래 잘 사셨음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행복하세요.

 

IP : 125.142.xxx.23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5 10:01 PM (115.136.xxx.13) - 삭제된댓글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봤네요...

    그 분에게 2024년의 기적이 오길 바래봅니다

  • 2. .....
    '24.1.5 10:03 PM (223.38.xxx.119) - 삭제된댓글

    안타깝네요 기적이 일어나 건강회복하셨음 좋겠어요
    원글님도 넘 따뜻하고 좋으신 분이셨네요
    9년의 세월이 흘러도 기억 속에 남아있는.....

  • 3. **
    '24.1.5 10:06 PM (211.58.xxx.63)

    글을 읽는데 울컥하네요. 8년째 암투병중이신 엄마 생각도 나고요.TT 암이 정말 질겨요. 원글님도 이모님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나이들수록 건강말고 뭐가 있나싶어요. 몸건강 정신건강.

  • 4.
    '24.1.5 10:10 PM (211.246.xxx.15)

    2007년에 반찬만 해주시던 분인데, 초기에 너무 늦은 대처를 해서..
    결국 그만두셨는데 1-2년 지나 요양중이라며 전화하셨더라구요.
    길게 안부전화하고 끊었는데, 그 날 검진하러 가는 날이라 정신이 없어서 전번도 못받아뒀네요. ( 집전화통화)
    그 후 연락이 없으셔서 지금껏 궁금하고 안타깝고 아쉽고 ..
    저는 님처럼 많이 챙겨드리지 못한 것이 넘 후회스러워요.ㅜㅜ

  • 5. ..
    '24.1.5 10:11 PM (223.39.xxx.114)

    16년전 제가 학습지 교사일을 했을때 항상 저녁밥을 챙겨주시던 엄마가 계셨어요
    번거롭게 괜찮다 말해도 아이들 먹는 시간에 밥공기 하나 더하면 된다고 막내 아이 등에 업고 식탁을 차리시던 그 엄마..
    음식도 얼마나 맛있는지 지금도 그 엄마가 튀겨 주시던 돈까스처럼 맛있는 돈까스를 지금까지 못먹어봤네요
    지금도 그 엄마 생각이 나요
    나에게 참 따뜻했던 사람
    원글님 글 읽다 문득 저에게 잘해줬던 따뜻한 사람이 생각이 나 댓글 답니다

    현영. 현우. 현웅 어머니
    너무 감사했어요~~~

  • 6. ...
    '24.1.5 10:19 PM (119.149.xxx.20)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원글님도 복받으세요

  • 7.
    '24.1.5 10:41 PM (14.38.xxx.186) - 삭제된댓글

    좋은 인연이군요
    따뜻합니다
    저희 집에도 15년쯤 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남편 여의고 6개월만에 일하기 사작하셔서
    지금은 아이들도 직장이이지요
    제가 직장 나가서 1년이면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지만 집을 맡길 수 있는 분
    가끔 아프시면 걱정되지요
    어쩌다 이렇게 좋은분을 만나게 되었는지
    감사할 뿐이랍니다

  • 8. 좋은 글
    '24.1.5 10:53 PM (210.204.xxx.55)

    감사합니다.
    이모님도 얼른 나으셨으면 좋겠고 원글님께도 제가 다 감사하네요.

  • 9. 에고
    '24.1.5 11:01 PM (122.254.xxx.14)

    좋은분한테는 저렇게 연락도 드리고하죠
    떡국한그릇에 평소 원글님 성품이 듬뿍 담겨있었을꺼예요
    좋은분 좋은사람끼리의 인연인듯 합니다
    그 도우미시모님 꼭 건강하셨음 하네요

  • 10. 좋은분
    '24.1.5 11:16 PM (14.138.xxx.76)

    축복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7101 주변에 보면 오히려 외동들이 더 놀러잘가니고 외롭지않게 지내는것.. 6 흐미 2024/01/22 2,991
1547100 남편 퇴직 이후? 43 ... 2024/01/22 6,692
1547099 한동훈 인재 영입은 수준이 다르네요 30 ㅇㅇ 2024/01/22 5,799
1547098 여행에 예정일이 겹쳐서... 1 여행자 2024/01/22 646
1547097 방콕, 후아힌 여행 다녀왔는데요 2 따뜻한남쪽나.. 2024/01/22 2,026
1547096 연말정산 때문에 소득 찾아보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1 ㅓㅏㅣ 2024/01/22 822
1547095 고양이 집사님들, 아니라도 천쇼파 오래써보신 분들 어떤가요? 7 ... 2024/01/22 777
1547094 2시 최강욱의 인간시대 ㅡ 이성윤 검사장 편 2 같이봅시다 .. 2024/01/22 768
1547093 사는게 왜이리 지루하지요? 24 ㅇㅇ 2024/01/22 4,913
1547092 과외 선생님 지각 12 .. 2024/01/22 3,289
1547091 시금치도 비싸지 않나요? 35 야채 2024/01/22 3,230
1547090 이상한 문자받고 힘들어하던 과외선생님! 5 fup 2024/01/22 4,758
1547089 12만원 어치 장 본게 주말 끼고 4~5일 이면 없어지네요. 4 돈돈돈 2024/01/22 2,337
1547088 이재명 위증 공범 “두려워 말 못해... 李 퇴정시켜 달라” 20 공포 2024/01/22 1,820
1547087 연세 있는 분은 잘모르시던데 명품백 2024/01/22 812
1547086 인테리어 고수님들 커튼은 방마다 통일하시나요? 6 궁금 2024/01/22 1,835
1547085 오랜만에 ebs드라마 명동백작 보는데 재밌네요 2 .... 2024/01/22 993
1547084 섬초와 남해초중에 6 2024/01/22 2,344
1547083 김수미는 돈엄청 벌지 않나요? 3 .. 2024/01/22 6,207
1547082 쿠팡에서 구입한 음성증폭기 세액공제 가능한지 아시는분 계신가요?.. 2 급질문 2024/01/22 800
1547081 스파가는데 수영복 등산복 입으면 이상할까요? 12 고어텍스 2024/01/22 2,155
1547080 엉덩이골 주름잡은 레깅스 너무 징그럽지 않나요? 18 ㅇㅇ 2024/01/22 5,017
1547079 인하대 근처 모텔은 어디 가야하나요? 3 인하대 2024/01/22 1,331
1547078 식기세척기 추천 좀 부탁드려요 9 식세기 2024/01/22 1,552
1547077 차단기 계속 내려가는데 전기업체는 어떡게알아보나요?? 12 궁금이 2024/01/22 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