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까지 휴가라 설 지나고 꼼짝도 안 하고 소파에 널부러져 있었어요. 남은 휴가는 아무것도 안하고 보낼 생각으로요.
원래는 이번 토욜이 제 생일이라 어디 짧게 여행이라도 갈까 그런 얘기도 했었는데 난 어디 따뜻한데 아니면 안 갈래, 그랬더니 남편이 아무말도 없길래 안 가나보다 했죠. 근데 어제 남편이 갑자기 여행 가자, 짐 싸, 여권 챙기고, 그러네요.
저희는 미국에 살아서요, 전 하와이 제일 가고 싶었고 안 되면 마이애미라도 따뜻한 휴양지에 가고 싶었는데 여권을 챙기라면 어딜까요. 남편한테 물어봐도 무조건 비밀이래요. 남편은 겁이 많아서 중남미는 치안상 안가려고 하고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 물 건너 멀리 해외로 갈 건 아니고 결국 또 캐나다군, 추워서 가기 싫은데 하면서 꾸역꾸역 겨울옷을 챙겨서 공항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출국 게이트에 가보니 목적지 바르셀로나!
순간 (배부른 소리인 줄 알겠지만) 쫌 화가 나더라고요. 난생 처음 스페인까지 가게 되었는데, 정말 제대로 즐기고 싶어서 아껴둔 나라였는데, 미리 귀뜸이라도 해줬으면 봄 옷도 제대로 챙기고 미리 가이드북이라도 하나 읽으면서 스페인 문화 역사를 개요라도 알아두고 스페인어 몇 마디 익히고 갔을텐데.
뜬금없이 따라와서 어안이 벙벙하게 남편 따라다니려니 참 답답하네요. 갈매기 소리가 들리는 거 같은데 여기 혹시 바닷가야? 물으면 남편이 응. 혹시 여기가 그 유명한 가우디의 도시? 맞아 내일 성당 보러 갈거야. 이런 여행도 여행이니 고맙다고 생각하고 즐기려고 노력중입니다만.
혹시 바르셀로나 잘 아시는 82님 계시면 이 도시를 즐길 수 있는 꿀팁 좀 부탁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