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볼 때
우리 강아지는
단모
누렁이
말라깽이
소두
뽀족한 입
그리고
시골 강아지에요
그래도
새까맣고 땡그란 눈망울에
짙은 아이라인
새까맣고 반질반질한 코
접힌 귀가
조금 귀여운 정도고요
말랑깽이 중소형견이라도
다리가... 롱다리에
윤기나는 가지런한 털과
균형잡힌 몸을 가졌어요
이 점은 제 눈에 너무 시크해 보여요
저만의 파리지앵 같아요
제 눈엔 뭐가 씌어 이토록 예쁘지만
하얀 털. 복슬복슬함
동그란 얼굴. 짧은 다리 같은
보통의 귀엽고 예쁜 강아지의 미모 기준 항목은
그러니까 아예 없는 거에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무조건 방언처럼
"예쁘다 예쁘다" 해줬어요
예쁘다 하면 얼른 와서 부비부비하며
좋아하고요
(강아지 스스로 예쁘다 생각하고 있어요 ㅎㅎ)
실외 살 때
온동네 지나가는 주민들이
귀엽다고 간식주고 이쁨 받고 지냈죠
뭐 할머니들에센 까분다고 좀 혼나기도 했지만요
실내 살면서는
더 이뻐하고 어화둥둥 애지중지
업어 키워놨더니
왕자병이 .... 뼛속까지 박혀가지고선
산책만 나가면 천방지축이네요
시골사니까 공원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서
사람 만날 때마다
고개 빳빳이 들고
냄새도 맡고
따라도 가보고
막 ... 들이대는 거에요
사람에겐 내외가 없어요..;;;;;
이럴 땐 진짜
남사스럽고
부끄러워 죽겠어요
내가 이러라고 널
그리 키운 게 아니거든! 이란 생각이
물밀듯이 몰려옵니다
실상 ...
사람들 눈엔
니가
시골강아지 누렁일텐데
자제 좀 했으면 좋겠다..!!!!!
산책 나가기 전에
신신당부 좀 하고
가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