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60대입니다.
별일아닌걸로 자꾸 싸우는데
예를 들자면 남편이 뭘 정리를 안하고, 물건을 제자리에 안둔다고 한다면,
저는 잔소리하기 싫어서 내가 정리하지만 속으로 기분이 안좋아요.
그럴때마다 주의를 주면 또 싸움이 일어날까봐 보통은 참아요
그러다 한마디 하게 되어요.
오늘은 아이들과 같이 밥먹는데 국이 싱겁다고 소금을 달래요.
그 정도는 자기가 일어나서 가져올 수 있잖아요
식사준비로 종종거리다 저도 식탁에 딱 앉으니 소금 달래요
제가 짜증난 목소리로 그정도는 당신이 좀 가져와라 나는 이제 식탁에 앉은거 안보이냐고 했어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참기 힘든 마음이 들었어요.
그러니 그것도 못갖다주냐며 큰소리 내더니, 숟가락 딱 놓고 밥안먹는다는 뜻으로 소파에 가서 앉아요.
성인인 딸이 자기도 아빠행태에 화가나서 이러는거 아니라고 제법 아빠에게 큰소리로 항의를 했어요
다 큰딸에게 항의를 들으니 좀 쪽팔렷는지 밖으로 나가버리네요.
이런식으로 별일 아닌일로 시작해서 어이없이 너무 기분이 상하는 일로 발전을 해요.
저는 이럴때 이제 제 기분이 너무 상하는 걸로 가지 않게 애를 써요.
뭐때매 저런 인간때매 내가 화가나고 소중한 하루를 망치는 기분이 되냐..내 소중한 시간이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겟다.
이런 마음이 되어서 예전처럼 막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게 화가나고 어이없고 그러진 않아요.
오늘은 날도 추워서 남편이 나가니 거실 조용해서 좋네 하는 기분으로 밀린 드라마 4편 연속으로 봤어요.
남편은 밖에서 2시간를 못버티고 들어오네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부부는 사주에 무슨 살이 붙어서 늘 싸운다는 말을 들었어요.
예전에는 남편의 인격이 왜 저정도밖에 안되냐는 생각까지 치달아서 많이 괴로웠는데...
오늘은 이게 나의 인격이나 남편의 인격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보이지 않는 부정적 에너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있다가 어떤 작은 계기로 폭발하는 기분이 들어요.
마그마가 지표면 아래에서 일정온도 이상이 되면 화산으로 폭발하듯이
우리 부부에게도 어떤 에너지가 쌓이다가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폭발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식탁의 소금은 그것을 촉발하는 작은 계기가 될뿐이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