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풀어지는 순간

.... 조회수 : 3,259
작성일 : 2023-12-20 12:33:57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중 한 장면인데

창희와 그 친구들이 친구가 가져온 잔치음식과 함께

부엌 담장 밑에서 반주를 해요.  

엄마는 비빔국수를 맛있게 삶아 주시면서도 

너희들은 덩치만 커졌지 소꿉장난하던 

그 때와 똑같다며 그냥 주구장창 늙어만 간다고 

구시렁 거리며 아이들을 못마땅해 하시죠. 

 

그러다가 식탁 위에 걸린 어린 창희 사진을 보며 

회전목마를 타고 환하게 웃는 창희를 보며 

또 말씀하세요. 

덩치만 커졌지. 넌데. 그렇지

예쁘게 웃는 어린 아들의 사진을 보니 그냥 또 마음이 풀려서

사진을 쓰담쓰담

 

저는 남편에게 그런 순간이 있어요. 

아무것도 아닌 일일 때도 있고, 또 때로는 나름 큰 일일 때도 

있는데, 어떤 순간이 떠오르면 그냥 마음이 풀려요. 

 

저희 둘다 하이킹을 좋아해서 겨울 숲을 참 많이도 헤매고 다녔는데

눈이 펑펑 내린 다음 날, 숲 속을 걸으면서 이 자가 나뭇가지를 살살 흔들며

그 눈을 제게 뿌려줘요. 다시 내리는 눈을 맞는 것 같아

기분이 몽실몽실했죠. 한참을 게속 그러길래 힘들겠다 충분히 낭만적이었어

했는데, 이 남자의 흔들리는 눈빛. 

 

이 자는 그저 나뭇가지에 쌓인 눈을 털어준 것이었어요. 

눈이 무겁게 쌓이면 나뭇가지들 부러진다고.

나무에서 더 오래 살라고. 

 

착한 인간. 예쁜 인간. 

저는 그 순간이 떠오르면 마음이 풀려요. 

그래 당신 참 좋은 사람이지. 

IP : 108.20.xxx.18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름다워요
    '23.12.20 12:35 PM (110.70.xxx.128)

    좋은 그림책 읽은 그림이에요. 착하고 고운 두 분 내내 행복하시길요.

  • 2. 어머나
    '23.12.20 12:38 PM (121.134.xxx.200)

    제가 넘 그릇이 작네요
    저같으면 머쓱해서 삐졌을거에요

  • 3. 아~
    '23.12.20 12:40 PM (211.253.xxx.160)

    너무 예쁜 그림,..
    그 마음으로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 4. 냉장고에
    '23.12.20 12:42 PM (121.133.xxx.137)

    아들녀석들 한참 예쁘기만했던
    서너살때 사진 이십년째 붙여두고
    매일 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데에 도움돼요 ㅋㅋㅋ

  • 5. ...
    '23.12.20 12:48 PM (108.20.xxx.186)

    순간 앗 했다가 아 좋은 녀석 했어요 ㅎㅎㅎ

    사소하고 좋은 기억이 힘든 순간 순간에 치트 키 같아요.
    행복 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하하하
    이십년 째 서너살 사진 완전 이해가요!!
    귀여워요

  • 6. 엔비유
    '23.12.20 12:51 PM (211.216.xxx.238) - 삭제된댓글

    자상한 마음을 가진 남편을 인정해주는 예쁜 부인이시네요.
    그런 작은 행동도 예쁘다고..착하다고 표현해주고 그런 사람이었지 하고 인정해주는것..그거면 되는데...
    근데..현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고 단점찾기와 비난이 난무하는 서로 뾰쪽하게 찌르는 대화에 ...
    암튼..부럽습니닷!!!!
    살구요.

  • 7. 엔비유
    '23.12.20 12:53 PM (211.216.xxx.238)

    자상한 마음을 가진 남편을 인정해주는 예쁜 부인이시네요.
    그런 작은 행동도 예쁘다고..착하다고 표현해주고 그런 사람이었지 하고 인정해주는것..그거면 되는데...
    근데..현실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고 단점찾기와 비난이 난무하는 서로 뾰쪽하게 찌르는 대화에 ...
    암튼..부럽습니닷!!!!

  • 8. ...
    '23.12.20 12:58 PM (108.20.xxx.186)

    에이~~ 매일 어떻게 잘 풀어지겠어요~~
    치트 키 같은 몇 몇 장면을 잘 우려가지고 순간순간 모면하며 살고 있습니다~~

  • 9. 어머낫
    '23.12.20 1:01 PM (222.120.xxx.60)

    넘나 예쁜 그림, 예쁜 마음...

  • 10. ...
    '23.12.20 1:53 PM (210.100.xxx.228)

    남편분 정말 좋은 사람같아요.
    그런 사람을 알아본 원글님도요~

  • 11. ^^
    '23.12.20 3:19 PM (223.62.xxx.13)

    읽는 동안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부럽사와요~

  • 12. ㅎㅎㅎ
    '23.12.20 8:07 PM (119.196.xxx.139)

    상황이 그림 보듯이 그려져요.
    보는 사람의 마음도
    경계 없이 한없이 풀어집니다.
    고운 글 감사해요

  • 13. 어제
    '23.12.20 8:11 PM (39.118.xxx.243)

    남편과 씨워서 진짜 미운데....속으로 욕도 하고 있었는데..마음이 몽글몽글 하던때를 떠올려 볼까요? ㅜ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43778 방금 이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19 황당이네 2024/01/11 4,025
1543777 tv 인터넷에서 사도 될까요? 4 선물 2024/01/11 845
1543776 ,, 8 캣맘님들 2024/01/11 2,102
1543775 담도암으로 아산병원 가려는데요 4 병원 2024/01/11 2,895
1543774 또래들중에 죽는사람좀있나요 6 ㅇㅇ 2024/01/11 2,337
1543773 길냥이 츄르 주고 싶은데요 10 얘두라간식먹.. 2024/01/11 734
1543772 미국주식은 왜 계속 오르나요? 5 흠.. 2024/01/11 2,166
1543771 부산 그거 당원 간담회였음 42 ..... 2024/01/11 2,035
1543770 지방제거수술이 지방간에 혹시 도움될까요 6 .. 2024/01/11 843
1543769 주말에 사둔 치킨 저거 어찌할까요? 7 ㄱㄴㄷ 2024/01/11 1,007
1543768 뇌피셜 예언입니다 조만간 봉준호 비난글이 나올겁니다-펌 7 저도 예상 2024/01/11 2,815
1543767 카레가루 개봉 안한 새거 15개월 지난거 먹어도되나요? 4 카레가루 2024/01/11 1,251
1543766 이성윤 "김건희 탈탈 털어? 피 거꾸로 솟는 얘기…총장.. 8 이게나라냐 2024/01/11 2,311
1543765 나트랑 호핑투어 1 윈윈윈 2024/01/11 1,060
1543764 수건 보관 어디에 하시나요? 17 ,,,, 2024/01/11 3,060
1543763 쿠팡 홍보팀이라는 전화오면 피싱사기에요. 1 궁금하다 2024/01/11 1,720
1543762 밥 사라는 거 그만했으면 43 …… 2024/01/11 6,816
1543761 한국투자증권 3 pc에서 2024/01/11 1,310
1543760 공동 상속 단독 주택의 다른 지분들을 사도 될까요? 6 부동산 전문.. 2024/01/11 1,134
1543759 경량패딩 6 감사 2024/01/11 2,098
1543758 문자피싱에 낚인거 같아요 ㅠㅠ 2 피싱 2024/01/11 2,444
1543757 이런 단어 알려주세요 2 ㄱㄴㄷ 2024/01/11 504
1543756 신촌 부근 산채비빔밥 또는 나물정식 맛있는곳 추천해 주세요 7 나물먹고싶어.. 2024/01/11 931
1543755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 3 비트만 2024/01/11 2,108
1543754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다 들어간 한끼 식단 4 ㅇㅇ 2024/01/11 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