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만 딸바보가 아니었네요.

낯선오십대 조회수 : 1,656
작성일 : 2023-12-20 08:21:29

어제 지인들과 연말 모임이 있었어요.

어찌하다보니 이번엔 좀 럭셔리한곳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전업인 전 옷도 변변치 않아 매번 연말이면 모임용 옷좀 사야하는데 하다가 결국엔 못사고 마는데,

마침 올해 입시 치른 딸아이가 학원샘 결혼식 참석하느라 이쁜 숏자켓 하나 산게 있어서 등교한 딸아이 몰래 입고 다녀왔습니다.

딸아이 귀가하기전에 빨리 옷장에 잘 걸어놔야지 했는데,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이와 딱 마주친겁니다.

저와 마주친 아이는 해맑은 표정으로 너무 반가워하며 옆에 친구가 누구라고 소개하고 친구 바래다 주고 오겠다며 

제 시야에서 사라지려는데.

갑자기 획~ 돌아선 딸아이가 "근데 엄마 내 옷 입었네?" 하며 한마디 던지고 가더군요.

집에 돌아온 딸아이왈  어쩐지 난 엄마 마주쳐서 반가웠는데, 엄마는 표정이 뭔가 이상했어 하더군요.

저만 딸바보가 아니었나봅니다.  딸아이도  엄마만 보이나 봅니다. ㅎㅎㅎㅎㅎ

 

이제 딸아이도 내년이면 스무살 아이들을 독립 시킬 시기가 다가오는데.

제눈에는 다큰 아이들이 아직도 이렇게 예쁘기만하니 걱정입니다.

방학이라고 여기저기 알바 구하러 다니는 아들이 너무 이쁘고, 

아직 대학합격증 못받고 몇개의 탈락과 예비만 받은 딸아이가 처음엔 울고 난리쳤지만 이젠 덤덤하게 안되면 재수하지 뭐 하는데 너무 고맙고요.

어제 4수생 어머님이 올려준글 읽었을때 처절히 실패했던 아들의 입시가 떠올랐네요.

그래 내 아이들도 인생에 힘든고비를 하나하나 밟아 나가며 성장해 나가는구나 그렇게 어른이 되가는중이지.

제 몫은 묵묵히 지켜보며 이제 남편과 제 노후에 집중해야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아직도 오십대라는 제 나이가 낯설기만 하네요.

 

 

IP : 175.208.xxx.23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3.12.20 8:55 AM (211.235.xxx.104)

    이제까지 애들에게만 집중하고 살았는데
    어서 어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우리 부부
    노년을 대비하고 싶네요. 저도딸 안입는 옷이
    아까워 입고 있어요.

  • 2. ..
    '23.12.20 9:26 AM (211.251.xxx.199)

    내돈으로 산거지만 눈치를 봐야 하는불쌍한 엄마들
    저도 어쩌다 한번 훔쳐입다 걸리면
    왜 그리 눈치가 보이던지 ㅋㅋㅋ

    진짜 저 맘때 아이들 너무 이쁘지요
    뭔가 해내려하는 행동도 이쁘고
    원하는대로 이루지 못해 맘 아파는 모습도
    안타깝고
    또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모습도 이쁘고
    이땅의 모든 젊은이들 메리크리스마스

  • 3.
    '23.12.20 10:43 AM (14.55.xxx.141)

    원글의 행복한 가정이 눈에 그려져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합니다
    딸도 예쁘고 알바 구하는 아들도 듬직하고
    무엇보다 딸 옷 몰래입고 딱 마주치고 머쓱해 했던
    엄마도 귀여?워요

  • 4. 원글이
    '23.12.20 12:05 PM (175.208.xxx.235)

    모두들 따듯한 댓글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
    자식들 열심히 키우며 오손도손 살아가는 따듯한 가정들 모두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8589 이승연 아빠하고 나하고 보고 많이 울었네요 10 Dd 2023/12/23 6,253
1538588 중국인들이 포털 댓글 무차별 공작 17 .... 2023/12/23 1,169
1538587 딸아이가 운전연수하게 엄마 차좀 빌려달라는데요 46 ㅣㅣ 2023/12/23 5,186
1538586 냄비밥 짓는법 정착했어요 16 ㄱㄷㄱㄷ 2023/12/23 3,668
1538585 연말까지 써야하는 복지포인트 6 아놔 2023/12/23 1,479
1538584 경성크리처재미있기를 1 제발 2023/12/23 1,515
1538583 프랜차이즈 빵집 아닌 일반 빵집들은 그빵들을다 어떻게 만들까요... 6 ... 2023/12/23 2,277
1538582 82 신규회원 안받나요??? 4 .. 2023/12/23 1,620
1538581 배우 박은혜집 cctv에 찍힌 택배 훔치는 노인들 23 ... 2023/12/23 19,579
1538580 주식해서 총 수익이 플러슨가요 마이나슨가요? 19 ㅇㅇ 2023/12/23 2,937
1538579 욕실 수납-만족스러운 선택 3 뿌듯 2023/12/23 1,972
1538578 제 얘기 9 점저 먹기 .. 2023/12/23 1,789
1538577 아는 남동생이 고기도매해서 돈을 많이 벌었어요 13 부자 2023/12/23 7,019
1538576 대놓고 주인 앞에서 버젓이 행해지는 미국의 절도 행위 4 리리릴 2023/12/23 2,380
1538575 총각무 지짐했더니 3 야호 2023/12/23 2,332
1538574 단톡에 답을 아예 안하는사람 2 2023/12/23 1,924
1538573 몸치가 춤신되려면 3 .... 2023/12/23 716
1538572 오늘 걷기 하고 오신 분들 계시나요? 8 ㅇㅇ 2023/12/23 1,810
1538571 노후에 어디 살고싶으세요 22 언제 2023/12/23 6,578
1538570 저 혼자 나트랑왔어요 7 히히 2023/12/23 5,232
1538569 나이 먹으니 왜 공부가 더 쉽게 잘 될까요? 13 ㅇㅇ 2023/12/23 3,493
1538568 성탄 미사 전에도 고해성사 보지요? 6 ㅇㅇ 2023/12/23 773
1538567 부동산 대비 현금은 어느 정도 갖고 계신가요? 17 현금 2023/12/23 3,552
1538566 총선이 엄청 기대돼요. 27 우울 2023/12/23 2,800
1538565 남의 고통에 영향 안 받는 분들 8 행복 2023/12/23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