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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몸이 아프고 비로소 보이는 것들

.. 조회수 : 4,859
작성일 : 2023-12-18 16:26:33

그냥 일상이 사치였네요. 

몸이 망가지기 전엔 알 수 없었는데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상이었던 걸 

이제 알았어요.

몸이 안 좋아지니 멘탈이 너무 약해지고

악화될까하는 두려움에 마음이 자꾸 힘들어지네요.

죽을 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낫기 쉬운 병도 아니라서

하루하루 조바심내며 지내고 있어요.

그나마 아이들, 남편 내 가족들이 있어서 

힘을 내게 되네요.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하는데 힘들어요.

 

IP : 115.136.xxx.87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23.12.18 4:36 PM (211.201.xxx.28)

    어젯밤 자다가 목이 들러붙는것 같아서
    침 삼켰는데 순간 찢어지는듯한 아픔과 함께
    기도가 꽉 막히면서
    숨도 못쉬고 죽는줄 알았어요.
    겨우 벤토린 쓰고 나아졌는데
    또 그럴까봐 무서워서 침도 못삼키고 잠들지도 못했어요.
    처음 겪어봐서 이유도 모르겠어요.
    무탈하게 잘 자고 일어나는 게
    건강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 2. 소중한것들
    '23.12.18 4:44 PM (211.35.xxx.233)

    잃고나서야 그소중함을 알게되는 아이러니함..
    특히 건강은 장담해서도 낙담해서도 안되는것같아요
    그저 일상의 평범함
    어제가 오늘같은 지루할것같은 변화없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는걸 건강을 잃어보면
    알게되는것같아요

  • 3. ....
    '23.12.18 4:48 PM (119.149.xxx.248) - 삭제된댓글

    건강이 최고죠

  • 4. 맞아요
    '23.12.18 4:48 PM (124.243.xxx.12)

    가지고 있을때는 소중함을 모르죠..
    저도 흔한 유행성 호흡기질환으로 호되게 고생하고
    아.. 건강도 그냥 주어지는게 아니구나
    건강관리의 소중함, 매일 주어진 일상을 가꾸는 소중함을 알게되었어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매일매일 꾸준히 정직하게 조금씩
    내게 주어진 시간을 잘 보내는것이 인생이구나.
    글쓴분도 시간을 잘 보내셔서 더 건강해지시길 바래요!

  • 5. ...
    '23.12.18 5:02 PM (211.254.xxx.116)

    차차 좋아지시길요 저도 올해 자녀가 아파서 멘붕이었어요
    즐거운 영상이라도 보며 웃는 하루되시길요

  • 6. 박완서
    '23.12.18 5:36 PM (115.138.xxx.29)

    일상의 기적

    박완서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

    언제까지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예전에 싱겁게 웃어 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아프기 전과 후’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리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랴!

    얼마 전에는 젊은 날에 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 없구나싶어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는 등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뒤라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동안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것이다.

  • 7. 토닥토닥
    '23.12.18 6:02 PM (59.6.xxx.156)

    지금은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차차 회복되시면서 마음도 단단해지실 거에요. 지금은 다 미루고 원글님 몸 살피시고요. 조금씩 몸 상태 살펴가며 일상 꾸려가시길요.

  • 8. .........
    '23.12.18 7:13 PM (112.147.xxx.179) - 삭제된댓글

    시간이 가니 점점 회복되더라구요. 지금 이순간을 행복하게 지내시면 됩니다

  • 9. 정말
    '23.12.18 9:06 PM (182.210.xxx.178)

    건강이 최고 맞아요.
    위 박완서님 글 잘 읽었어요. 참 표현력이 대단하신 분이에요.

  • 10. ...
    '23.12.19 2:31 AM (180.224.xxx.172)

    박완서 작가의 글 좋네요

  • 11. ...
    '23.12.19 1:33 PM (119.196.xxx.69)

    박완서 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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