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인 저는 평소에 영화나 책,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잘 흘리지 않아요.. 그 유명한 T발 C에요
관객을 울리기 위한 영화를 보러가서도 나빼고 다 우는 상황을 신기하게 쳐다보며 우는 남편을 놀렸죠..
혹시 울게 되더라도 옆사람 눈치보며 조용히 눈물 한방울 흘리는 정도?
그런데 서울의 봄을 보다가 마지막 하나회 단체사진에서 툭하고 울음이 터져서는 멈추지 않는 거에요.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못 멈추고 직원분이 치우러 들어와서야 간신히 입을 틀어막고 남편 뒤에 바짝 붙어서 다른 사람들 눈에 안띄게 엘리베이터를 탔어요(마지막 타임이라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사람이 거의 없었음)
지하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또 터져서는 집에 오는 차에서 20여분 내내 통곡하다시피 울었어요.
연애포함 23년을 지켜본 남편은 제 낯선 모습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어요(그렇게 우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을 거예요)
저도 제가 낯설어 내내 내가 왜 이렇게 우는 걸까 왜 울음이 멈추지 않는걸까 생각했는데 모르겠네요...막 화가 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런짓을 저지르고도 대통령을 하고, 국회의원을 2~3번씩 하고, 정부 요직을 차지하다 현충원에 묻힌 사실이 서글퍼서 였을까요? 지금도 똑같이 반복되는 현실이 막막해서 였을까요? 지난주 일인데 아직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서울의 봄은 제 평생 가장 많이 울었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