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재능을 가진 사람이 쓰는 재능에 관한 생각

참고 조회수 : 1,307
작성일 : 2023-12-16 15:33:10

그전부터 한번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여유로운 주말에 컴 앞에 앉을 여유가 생겼네요

 

저는 천재, 선천적 재능 이런 이야기 들을때마다 저는 예전 TV 드라마인 대장금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음식에서 다른 사람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맛을 맞추는 어렸을때 장금이에게 아마 수랏간 어른이 너는 어떻게 아느냐 물으니 

"감 맛이 나서 감 맛이 난다고 대답했는데 어떻게 그걸 아냐고 물으시면.. (제가 드릴 답이 없네요)"

이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별거 아니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하나 가지고 태어나서 그걸로 밥 먹고 살아온 저로써는 재능에 대해 이것보다 더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것 같아요. 

재능이 있는 사람은, 진짜 남들에게 어려워 보이는 일이 그냥 되고, 본인도 그 이유도 모르고 설명할 수도 없어요.... 그냥 되니까... 

저도 제가 뛰어난 부분에 대해서.. 제게는 그게 너무 당연하게 가능하니까.. 20대, 30대 초반까지는 왜 저 사람은 저게 안되지? 약간 그런 느낌이었고 답답해 했어요. (그걸 항상 예의바르게 숨기거나 하지 못했으니 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욕도 많이 먹었을 것 같구요) 

 

여기는 자식 키우는 분들이 많으실거고, 사실 재능이라는 것이 나의 재능보다는 어떻게 자식의 재능을 키워줄까 이실텐데 제가 주변분들에게 드리는 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이 재능이 뭔지 알아내고 그것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너무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 재능이 있다면,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 그게 눈에 안 띄기가 더 어렵습니다 

낭중지추라는 옛말처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남의 눈에 띄게 될 수 밖에 없어요.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기본 교육 인프라가 깔려진 나라에서는요. 학교든 어디서든 뭔가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게 학교 생활 중에 안 드러나기가 어려울 거에요. 

 

-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아주 문제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한 재능이 없어요 (이건 저희 딸 포함입니다) 괜챦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육자들이 하는 제일 의미 없는 말 중에 하나가 공부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잘하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찾아서 키워줘라 일거에요. 대부분의 부모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아이가 특별히 잘하거나 관심있어 하는게 없어서 문제이니까요. 저희 딸도 딱히 별 재능 없습니다. 특별히 뭘 더 관심있어 하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합니다. 그러나 매우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제가 보기엔 사회성과 자존감이 (엄마인 저보다도) 훨씬 나아서인듯 합니다. 행복은 마음의 건강에 제일 크게 좌우 되는 것 같아요. 

 

- 재능이 있다고 다 성공하는 것 아니고, 오히려 더 안풀리는 경우도 있어요. 재능에 대한 환상은 안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성공은 오히려 사회성과 관련된 역량과 더 좌우된다고 생각됩니다 (남들과 소통 교류하고 남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더 민감하게 느끼는 것) 

사회에서 성공하는데는 재능 보다도 사회성이 더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전에는 천재들이 왜 그 시대 인정 못받고 불우한 삶은 살았는지 이해 안되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됩니다. 천재들 대부분 자기를 인정해주지 못하는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좌절했을 거고, 그건 천재들이 상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재를 평가할 만한 역량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구요. 저도 제 분야에서도 정말 답답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그러면서도 보통 재능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왜 그러는지도 몰라요 (욕먹기 딱 좋은 상황이죠) 

 

세상에 자녀 키우기 만큼 어려운 일이 없는 듯 한데요.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IP : 1.234.xxx.5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23.12.16 3:45 PM (1.235.xxx.154)

    예전엔 그걸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진 사회가 되었다고 봅니다

  • 2. 맞아요
    '23.12.16 3:56 PM (39.122.xxx.3)

    그림에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났는데 형제중 저만 그렇고 오히려 다른형제는 그림을 너무너무 못그려요
    아주어릴때 제 그림을 보고 칭찬들으면 기분은 좋았지만 이게 왜?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나에겐 아무렇지 않은 별다른 노력없이 하는건데 놀라며 비슷하게 흉내 못내는것에 저걸 왜 못하나 이해가 안갔어요 조금 커서 운동이나 음악적 재능 공부재능 그외 다른 재능 가진 여러부류의 친구들을 보며 깨달았죠
    가지고 태어난것이 얼마나 큰자산인지

  • 3.
    '23.12.16 3:58 PM (118.235.xxx.101)

    저는 삼단방귀 재능이 있습니다. 부럽쥬?

  • 4. wii
    '23.12.16 4:03 PM (14.56.xxx.71) - 삭제된댓글

    어린 아이 중에 업으로 삼는 제가 봐도 놀라운 걸 가진 아이도 봤는데, 본인은 이 정도가 뭐? ?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고요. 지망생들 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고 어 이건 가짜가 아닌데? 하고 느껴질 정도의 것인데도 본인은 그 쪽에 관심없다고 하고요. 창작의 경우는 재능만 가지고는 얼마나 길게 갈 수 있을지, 쉽지 않은 길인 걸 아니까 적극 권하지 않았는데, 눈이 번쩍 하는 경우도 있어요. 당사자는 대수롭지 않아 하고요.

  • 5. 나이가 들면서
    '23.12.16 4:13 PM (1.234.xxx.55)

    나이가 들면서 왜 재능이 다가 아니라고 하는지 알것 같고,
    왜 천재들이 대부분 불행했는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 천재들은 살면서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당연한 것도 이해 못하는 사람들,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

    저도 젊었을때는 인정하기 싫었지만..
    공감 능력, 사회성 이런게 훨씬 더 중요한것 같아요
    사회생활에서 실력도 없이 아부만 잘한다 처세술 뛰어나다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보통 사회적으로 성공하죠) 아부하고 처세술도 실력인거고.. 그게 다 타인을 잘 파악해서 가능한 일이더라구요 (가스라이팅도 나쁜 쪽으로의 사회성이겠죠.. 남을 이해해야 이용해먹으니)

  • 6.
    '23.12.16 5:17 PM (211.192.xxx.227)

    무슨 재능인지 궁금하네요
    억지로 찾아줘야 하는 건 재능이라 부를 순 없죠 ^^; 아마도 그나마 수월히 안질리고 할 수 있는 적성찾기 정도랄까...

  • 7. 디도리
    '23.12.16 8:54 PM (110.13.xxx.150)

    뭔말인줄 완전알죠
    남들이 답답
    이걸왜못해
    근데 사회넝없어서 천재성 발휘못하고 끝

  • 8. ...
    '24.5.2 2:34 PM (115.138.xxx.60)

    재능은 찾아준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죠.
    저는 아이 키우면서 제일 집중하는 게 뭐든 너 하고 싶은 걸 해라.. 강요하지 않기.
    그리고 전 열심히 벌어요. 잘 벌고 이미 벌었고.. 아이가 돈에 매이지 않고 뭔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하게 하고 싶네요. 전 제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가지지 않아서 취미로 진짜 열심히 하거든요. 뭔가 자기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해보고 싶은 걸 찾고 그걸 평생 한다는 거 너무 행복하잖아요. 아이가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이 그걸 못 찾고 찾았지만 생계 때문에 못하고. 아이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6614 열심히 일하는 자식들 보면 어떤 생각드세요? 45 ... 2023/12/18 5,326
1536613 아랫집 골초 아저씨.. 1 ㅇㅇ 2023/12/18 1,300
1536612 한국일보)신혼집으로 ‘아파트 마련해 달라’는 아들… ".. 21 .. 2023/12/18 4,733
1536611 46 웬수 2023/12/18 7,126
1536610 여론조사 서울 25개구 전체결과, 국힘내부조사와 똑 같네 7 파랑파랑 2023/12/18 2,516
1536609 나라꼴이 점점.. 8 도대체 2023/12/18 2,139
1536608 부모님 아프기 시작 하면 집으로 모실건가요? 29 ... 2023/12/18 6,039
1536607 실내온도가 14도 되었어요 7 시골집 2023/12/18 3,362
1536606 김장김치가 너무 싱거워요 ㅠ 6 김장김치 2023/12/18 2,939
1536605 친구부모님과 딸의 만남 7 해도될지 2023/12/18 2,702
1536604 에르메스 까레 실크스카프 선물로 괜찮나요? 5 실크스카프 2023/12/18 2,181
1536603 티쳐스 보셨나요? 의대 보내고 싶은 부모 28 ... 2023/12/18 21,644
1536602 브레빌870 커피머신 미국에서 갔고왔는데 7 2023/12/18 2,229
1536601 다들 명치가 아프신가요? 6 건강염려증 2023/12/18 1,672
1536600 천만뷰 앵무새 5 ..... 2023/12/18 2,422
1536599 캐롯퍼마일자동차보험 가입해보신분 11 캐롯퍼마일자.. 2023/12/18 1,537
1536598 감기 옮긴 남편때문에 화나요. 9 감기 2023/12/18 4,007
1536597 지금 축구한다고 14 축구 2023/12/18 2,696
1536596 이케아에서 판다는 과자인데요.. 6 2023/12/18 6,858
1536595 오랜만에 집에 혼자 있어보니 16 이럴수가 2023/12/18 6,112
1536594 소년시대 깻잎얘기요 7 ㅎㅎ 2023/12/18 6,745
1536593 남편과 대화하는거 즐거우신 분 계실까요? 31 .. 2023/12/18 6,340
1536592 재벌 3세 미쳤네요 23 2023/12/18 28,002
1536591 돈 떼먹고 오리발 내민 인간을 고양이 카페에서 봤어요 3 ... 2023/12/18 3,068
1536590 82쿡 절약팁 좋아요 13 ㅇㅇ 2023/12/18 6,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