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부터 한번 이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자만의 여유로운 주말에 컴 앞에 앉을 여유가 생겼네요
저는 천재, 선천적 재능 이런 이야기 들을때마다 저는 예전 TV 드라마인 대장금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음식에서 다른 사람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맛을 맞추는 어렸을때 장금이에게 아마 수랏간 어른이 너는 어떻게 아느냐 물으니
"감 맛이 나서 감 맛이 난다고 대답했는데 어떻게 그걸 아냐고 물으시면.. (제가 드릴 답이 없네요)"
이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별거 아니지만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하나 가지고 태어나서 그걸로 밥 먹고 살아온 저로써는 재능에 대해 이것보다 더 정확한 설명이 없는 것 같아요.
재능이 있는 사람은, 진짜 남들에게 어려워 보이는 일이 그냥 되고, 본인도 그 이유도 모르고 설명할 수도 없어요.... 그냥 되니까...
저도 제가 뛰어난 부분에 대해서.. 제게는 그게 너무 당연하게 가능하니까.. 20대, 30대 초반까지는 왜 저 사람은 저게 안되지? 약간 그런 느낌이었고 답답해 했어요. (그걸 항상 예의바르게 숨기거나 하지 못했으니 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욕도 많이 먹었을 것 같구요)
여기는 자식 키우는 분들이 많으실거고, 사실 재능이라는 것이 나의 재능보다는 어떻게 자식의 재능을 키워줄까 이실텐데 제가 주변분들에게 드리는 대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이 재능이 뭔지 알아내고 그것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너무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 재능이 있다면,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 그게 눈에 안 띄기가 더 어렵습니다
낭중지추라는 옛말처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남의 눈에 띄게 될 수 밖에 없어요.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기본 교육 인프라가 깔려진 나라에서는요. 학교든 어디서든 뭔가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그게 학교 생활 중에 안 드러나기가 어려울 거에요.
-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아주 문제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한 재능이 없어요 (이건 저희 딸 포함입니다) 괜챦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육자들이 하는 제일 의미 없는 말 중에 하나가 공부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잘하고 관심있어 하는 것을 찾아서 키워줘라 일거에요. 대부분의 부모는 그렇게 하고 싶어도 아이가 특별히 잘하거나 관심있어 하는게 없어서 문제이니까요. 저희 딸도 딱히 별 재능 없습니다. 특별히 뭘 더 관심있어 하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합니다. 그러나 매우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제가 보기엔 사회성과 자존감이 (엄마인 저보다도) 훨씬 나아서인듯 합니다. 행복은 마음의 건강에 제일 크게 좌우 되는 것 같아요.
- 재능이 있다고 다 성공하는 것 아니고, 오히려 더 안풀리는 경우도 있어요. 재능에 대한 환상은 안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성공은 오히려 사회성과 관련된 역량과 더 좌우된다고 생각됩니다 (남들과 소통 교류하고 남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더 민감하게 느끼는 것)
사회에서 성공하는데는 재능 보다도 사회성이 더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전에는 천재들이 왜 그 시대 인정 못받고 불우한 삶은 살았는지 이해 안되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됩니다. 천재들 대부분 자기를 인정해주지 못하는 사회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좌절했을 거고, 그건 천재들이 상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재를 평가할 만한 역량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구요. 저도 제 분야에서도 정말 답답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그러면서도 보통 재능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왜 그러는지도 몰라요 (욕먹기 딱 좋은 상황이죠)
세상에 자녀 키우기 만큼 어려운 일이 없는 듯 한데요.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