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키운지 12년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서 진짜 나이는 모르지만
최소 12살이라고 쳐도 나이에 비해 건강한 믹스견이에요.
깨발랄하고 사람 좋아하고
산책다니기 무서울 정도로 낯선 사람(여자만)을 좋아했어요.
누가 자기좀 안좋아해주나~~~ 그런 눈빛으로 두리번 두리번 다니고
누구 한명이라도 지나가다 "아유 귀엽다" 그 말만 나오면 꼬리가 떨어질듯이 흔들고
끙끙
그러면 그 사람이 그냥 가기 미안해서 조금 다가오면 뒤집어서 배까고 흔들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부담스러운 강아지 ㅋㅋ
반대로 집에서는 겁이 얼마나 많은지
전 주인이 밥그릇으로 때렸나 싶을 정도로 밥그릇을 무서워해서
아직까지도 사료는 바닥에 부어줘야 살곰살곰 한알씩 물어 눈치 보면서 옮겨다놓고 먹고요.
물도 눈치보면서 할짝할짝 먹다말고 주위 두리번 거리고 또 할짝할짝
남편만 집에 있으면 진짜 발소리도 안내고 걸으려고 해요
저희 남편을 너무 무서워해요. 남자라서 그런지.
암튼 남자는 다 싫어해요.
남편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 짝사랑이에요.
남편이 너무 지나치게 만지고 안고 하니 더 싫어해요. 남편은 목소리가 크고 행동도 크니까
겁많은 강아지 입장에서는 너무 부담스럽죠
지금은 늙어서 강아지가 둔해요.
얘가 자고 있을때 남편이 등을 한 5분쯤 쓰다듬었대요.
그냥 푹 자더래요. 토닥토닥하면서 쓰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깨서
자기 쓰다듬은 손이 남편 손인거 확인하더니 우사인볼트처럼 뛰쳐나갔다고 ㅋㅋ
제 옆에는 아주 껌딱지처럼 붙어있고요.
제 옆구리에 붙어서 고개를 뒤로 뒤집고 자기좀 만지라고.
쓰다듬다가 귀찮아서 손 내려놓으면 다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자기좀 만지라고
올해는 제가 군고구마에 맛들여 에어프라이어에 매일같이 고구마를 굽는데
그게 맛있나봐요.
에어프라이어를 보고 낑낑대서 "오늘은 고구마 없어!!!"
라고 했더니
세탁실에 있는 고구마박스 옆에 가서 낑낑 ㅋㅋㅋ
와.. 그거 아나봐요. 이 고구마가 저기 가서 저렇게 익어서 나온다는걸.
영특하죠? 생고구마 냄새는 아예 다를텐데, 제가 거기서 고구마꺼내서 씻어서 넣는걸 아니까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