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부모님보다 시부모님 더 좋으신분 계실까요

늦은밤 조회수 : 3,592
작성일 : 2023-12-08 01:43:50

친정부모님 보다 시부모님이 더 좋은분 계실까요?

친정에 관해서 말하자면 너무 길고,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보였을지 모르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 싸움을 너무 많이 봐서 정서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아요. 항상 돈 문제로 싸우고, 욕하고... 저는 반면에 순했고 걱정 하나 

끼치지 않는 철이 빨리 든 자녀였죠.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요.

내가 만일에 장애를 입으면, 아빠는 나를 부끄러워할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냥 자라면서 저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따뜻하지 않았던 아빠, 고생스러운 엄마...

 

결혼 전에는, 그냥 다 이렇게 사는구나 싶었어요.

다 이렇게 싸우고 욕하고, 아빠라는 존재는 다 비슷하겠지..라고요.

저는 엄마랑 꽤 많이 친했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가까웠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엄마랑 정말 말이 안통한다고 느껴요.

저는 성장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변화되고 발전하는데

엄마는 노화될 수록 특정한 지점에서 변화되지 않고 보수화되고...

노화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보니 대화를 하다보면서

일상적인 대화임에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부정적인 언행이나 남 험담을 안좋아하는데

엄마는 누구의 근황을 말할 때 험담한다거나 제가 좋은 일에 대해서 말하면

부정적으로 반응한다거나...이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대화를 더 줄여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어요.

 

암튼 결혼 이라는 걸 하고보니, 시부모님이 너무너무 좋으세요.

물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려 하겠지만,

정말 사이도 너무 좋으시고, 저희 부모님이랑 연세도 비슷한데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배우시는 것에 열려 있으세요.

작은 것 하나에도 감동하시고 고마워하시고요.

그러다보니 시댁에 가면 제가 쫑알 쫑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게되더라구요.

진심으로요.

 

저 밑 게시판 글을 읽다가

좋은 부모여야지 자식과 관계가 좋은 것인가에 대한 글을 봤는데,

제가 요즘 그런 생각을 해보았거든요.

저희 부모님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제가 좋아하고 사랑해서가 아니라

저를 낳아서 길러주셨으니 도리를 다하고 싶은 것 같고, 

시부모님께 잘하고 싶은 것은, 저에게 너무 잘해주시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주시니깐

시댁에 다녀오면 따뜻한 에너지를 안고 오는 것 같아서 잘하게 되는것 같아요.

 

강아지도 제 주인이 잘해줘야지 좋아하는 것 처럼

사람도 자기를 정말 좋아해주고 따뜻하게 해줘야지 잘 맞아야지

진심을 다하게 되는거구나 싶어져요.

 

한편으로는 내 부모가 치고박고 싸우면서 나 키워줬는데

그래도 부모님께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되는거 아닌가 싶은데도

제 마음이 저희 부모님께 크게 동하지가 않아요.ㅜㅜ

 

오늘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문득 시아버님의 인자하고 따뜻한 얼굴이

떠올라서, 엥? 왜 갑자기 생각났지...하면서 생각을 파고 들다보니

이런 생각들이 들었네요.......

 

부모복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시부모님 좋은 분 만났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요?...

 

저처럼 시부모님 더 좋아하는분 계시려나요...

늦은밤에 끄적여봅니당..

IP : 39.113.xxx.10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12.8 2:07 AM (216.147.xxx.101)

    복이 많으셔서 결혼을 잘하셨네요. 피로 맺어진 관계라도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마음이 차가워질 수 있으며 어떤때는 거리를 둬야 더 좋을때도 있는 것 같아요. 혈연은 안끊어진다고 생각하니까 편해서 막대하고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는 조심스러우니까 관리하는 측면이 있는데 사실 따져보면 다 관리하고 살아야죠. 시부모님이 현명하실 분들 같아요.

  • 2. ㅠㅠ
    '23.12.8 2:42 AM (220.117.xxx.61)

    저도 그래요
    여긴 조용해서 살것같아요

  • 3. ..
    '23.12.8 3:18 AM (106.101.xxx.227) - 삭제된댓글

    저도 그래요.

    도리를 하자 vs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

    이런 얘기하면 친정이 돈이 없고 시댁이 부자일 거라고
    꼬인 댓글 달릴 것 같아서 첨언하는데 그런 건 아닙니다.

  • 4. ...
    '23.12.8 3:20 AM (222.239.xxx.66) - 삭제된댓글

    엄마는 따뜻했는데 아빠는 아니었어요.
    자식에게도그랬지만 특히 엄마한테 폭언도 지적도 밥먹듯하고..매우 나쁜아빠였어요
    자식은 아빠(이성부모)를 욕하면서도 또비슷한사람에게 끌린다던데
    저는 전혀 아닐수있었던 이유가 그래도 엄마의 온전한사랑덕분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다정한남편과 잘통했고 시부모 역시 참 내가 상상속에서 늘 그렸던
    식탁에서 가족끼리 화기애애한 얘기, 재밌는 농담하고 그런분위기...바로 결혼 결심했죠.
    지금은 엄마가 돌아가셔서 친정에 아빠만 있어요. 그러니 더..자연히 시부모가 더 편해요.
    말을 가려해야하는 조심스러움이 훨씬 덜하거든요. 시부모랑 있을때가.
    아빠는 근데 이젠 제가 결혼해서 늘 남편과 같이오니까...참 잘대해주시고
    (옛날에도 가족과 가족밖의사람들과 있을때가 완전달랐음)
    손주도 보니까 더 좋아하시고 상처주는말도 전혀 안하고.. 너무도 얌전해지셨어요.
    친구도 아무도 없어서...하루종일 혼자 티비보면서 보내시는데
    들여다보는사람 저밖에없으니(오빠 거의안옴)..나라도 챙겨야지 불쌍한맘도들고..
    참 저도 여러생각이 들어요. 아빠생각하면

  • 5. ...
    '23.12.8 3:37 AM (222.239.xxx.66)

    엄마는 따뜻했는데 아빠는 아니었어요.
    자식에게도그랬지만 특히 엄마한테 폭언도 지적도 밥먹듯하고..매우 나쁜아빠였어요
    자식은 아빠(이성부모)를 욕하면서도 또비슷한사람에게 끌린다던데
    저는 전혀 아닐수있었던 이유가 그래도 엄마의 온전한사랑덕분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다정한남편과 잘통했고 시부모님 역시 참 내가 상상속에서 늘 그렸던
    식탁에서 가족끼리 화기애애한 얘기, 재밌는 농담하고 그런분위기...바로 결혼 결심했죠.
    지금은 엄마가 돌아가셔서 친정에 아빠만 있어요. 그러니 더..자연히 시부모님이 더 편해요.
    말을 가려해야하는 조심스러움이 훨씬 덜하거든요. 시부모님과 있을때가.
    아빠는 근데 이젠 제가 결혼해서 늘 남편과 같이오니까...참 잘대해주시고
    (옛날에도 가족과 가족밖의사람들과 있을때가 완전달랐음)
    손주도 보니까 더 좋아하시고 상처주는말도 전혀 안하고.. 너무도 얌전해지셨어요.
    친구도 아무도 없어서...하루종일 혼자 티비보면서 보내시는데
    들여다보는사람 저밖에없으니(오빠 거의안옴)..나라도 챙겨야지 불쌍한맘도들고..
    참 저도 여러생각이 들어요. 아빠생각하면

  • 6. 보고또보고드라마
    '23.12.8 4:41 AM (108.41.xxx.17)

    예전 드라마인데 하나는 공주처럼 키우고 다른 하나는 그 공주딸 뒷바라지하는 무수리보다 못 하게 키우던 그런 엄마, 공주처럼 키운 딸은 문과 대학원까지 보내고 무수리처럼 키운 딸은 간호대 보내서 돈 벌게 하고,
    그 두 딸이 한 집안 형제와 결혼해서 팔자도 비슷해지나 했더니 결국 작은 딸은 시부모가 딸처럼 품기로 하고 진짜 결혼 전에 받지 못 했던 사랑을 다 받는 뭐 그런 사연.
    큰 딸은 여전히 친정 엄마의 기쁨.

  • 7. 부모라고
    '23.12.8 5:50 AM (223.62.xxx.101)

    생각말고 양가를 봤을때
    지성이나 인격면에서 시부모님쪽이 훨씬 좋으세요 ㅜㅜ
    우리부모 돈은 있을지 몰라도 그 외엔 배울게 없다 생각하면
    속이 상하고요

    나이들어서 주책이신가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그냥 어릴때부터 그랬으니까요

    주변을 봐도 친정에서 차별받고
    시집에서 대우받는 여자들 많고요
    저도 시부모님을 더 좋아하고 존경하는거 같아요

  • 8. 양쪽다
    '23.12.8 6:05 AM (121.188.xxx.243) - 삭제된댓글

    마음 기댈곳이 없어서 포기했는데
    의무만 남아서 힘드네요.
    한쪽이라도 마음편한 분들 부럽네요

  • 9. ㅇㅂㅇ
    '23.12.8 6:58 AM (182.215.xxx.32)

    부럽네요
    친정도 시가도
    남편도..
    마음둘곳이 없어요

  • 10. ㅡㅡㅡ
    '23.12.8 6:58 AM (14.33.xxx.161) - 삭제된댓글

    제가 그런 시부모님 계셨는데
    얼마전 모두 돌아가셨어요.
    지금 마음 의지할 곳이 사라져버렸어요.

  • 11. 그럴수있죠
    '23.12.8 3:38 PM (218.50.xxx.172)

    가족은 혈연으로 맺어진 인간관계이니까요.
    내가 원해서 맺어진게 아닌 혈연이니 강제적으로 관계가 유지되는관계지요.
    그러니 모든관계가 그렇듯 맞지않거나
    만나면 힘들고 에너지를 뺏기면 거리를 둘수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3564 고등학교 1학년을 두번 다닐수 있나요? 6 ??? 2023/12/08 1,351
1533563 루나 테라 권도형 미국 갔다니 다 다행이라고 8 법조카르텔 2023/12/08 2,553
1533562 제2의 서민 나오나요? 4 어쩔 2023/12/08 2,198
1533561 판도라의 상자 15 ... 2023/12/08 2,837
1533560 尹, 대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시식에…홍정욱 "창대한 이.. 9 zzz 2023/12/08 3,140
1533559 대상포진에 걸렸는데요 ㅜㅜ 4 sss 2023/12/08 1,563
1533558 손절하려 할 때마다 살갑게 구는 직원 4 ㅇㅇ 2023/12/08 1,855
1533557 수능만점이든, 표점 수석이든 정시는 재수의 영역인가요? 25 .... 2023/12/08 3,431
1533556 명동에서 지금 한시간동안 8 굿잡 2023/12/08 3,311
1533555 저는 불안하면 그 대상이 사람이네요. 3 ddd 2023/12/08 1,620
1533554 머리가 어느순간 햐애졌어요. 7 히유. 2023/12/08 2,304
1533553 대학생..다들 이런가요 12 ... 2023/12/08 4,509
1533552 10시에 학원 다녀오는 아이 3 2023/12/08 1,105
1533551 살빠지면 신장 사구체가 쪼그라진다는 말ᆢ들어보셨나요? 11 2023/12/08 4,207
1533550 유투브 댓글에 좋아요 누르는 채널 주인분들 5 궁금해요 2023/12/08 895
1533549 어제 김장했는데 간 조절 3 김장 2023/12/08 963
1533548 정부 초강경 가짜뉴스 대응 오염수 괴담 차단 15 이게나라냐 2023/12/08 1,244
1533547 검정색 롱어그를 샀는데요 8 ........ 2023/12/08 1,306
1533546 보온 잘 되는 텀블러 15 .. 2023/12/08 1,938
1533545 잘배운 사람들이 왜 저럴까요 13 ㅇㅇ 2023/12/08 3,011
1533544 김밥 마는 법 7 nora 2023/12/08 1,767
1533543 존경하는 사람이 엄마래요. 2 2023/12/08 1,629
1533542 주변에 로또 당첨된 분 있으신가요 23 ㅇㅇ 2023/12/08 4,141
1533541 입시 끝날 때까지 미역국 ㅠ 28 ㅇㅇ 2023/12/08 3,139
1533540 중학교입학전 반배정부탁 가능한가요 15 사랑이 2023/12/08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