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유동규, 그리고 유동규를 의인시하는 보수 진영
2023.12.07.
어제, 오늘 뉴스를 보면서 구역질이 났다. 나를 이렇게 만든 건 유동규다.
유동규는 그제 밤에 고속화도로에서 카고 트럭과 추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보수 진영에서는 마치 유동규를 해하려는 시도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자들이 대다수였고, 유동규 역시 자신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이재명과 민주당측에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하고 있다.
언론들도 유동규를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인이라고만 소개한다. 유동규는 대장동 개발 비리의 핵심 인물이며 무기 혹은 10년 이상의 징역을 살아야 할 중대 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인데 말이다. 언제가부터 유동규는 중대 범법자가 아니라 양심적 내부고발자로, 그리고 의인으로 대접받고 유동규 역시 그렇게 행세한다. 최근에는 후원계좌까지 공개하며 응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동규는 사고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마치 사고의 배후가 있는 것처럼 언론과 인터뷰했다.
<유동규 사고 당시 영상 공개...정유라 “나도 죽이려는 건 아닌지”>
https://v.daum.net/v/20231207082202923
유동규는 “대리 기사가 운전하던 제 차가 훨씬 앞에 있었다. 뒤따라오는 차는 앞차를 볼 수 있음에도 (제 차를) 따라붙어서 밀어 버렸다”며 “선행 차량이 우선인데,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트럭 기사는) 오히려 속도를 내 받아 버린다”고 분개했다.
그리고 “당시 (가해 차량인) 트럭 운전사가 사고 뒤에도 트럭에서 내리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경찰이 대리 기사의 과실이 크다고 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유재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병상 사진을 공개하며 “저는 절대 자살하지 않는다. 사고를 계기로 더 강하고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이어 “책임감을 가지고 살겠다. 사실을 사실로 말하는 제 의무를 다하겠다”고 하면서 마치 자신이 중대 비리를 고발하는 양심적인 고발자처럼 행세하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밝히는 의인으로 포장한다.
그러면 사고의 진실은 무엇일까? 유동규의 저 말이 사실과 부합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유동규의 말은 사실과 다른 생구라다. 유동규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유동규의 승용차를 대리 운전한 대리 기사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했다. 자신은 3차로만 주행했고 2차로 진입을 시도한 적이 없으며 깜빡이를 켠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사고 차량들 뒤를 가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담긴 사고 당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채널A뉴스다.
<[영상 단독]유동규 탄 차량, 차선 바꾸다 ‘빙글’ | 뉴스A>
https://www.youtube.com/watch?v=u3Am2u4a5As
분명히 카고 트럭이 먼저 우측 깜빡이를 키고 2차로를 진입했고, 그 뒤에 유동규의 승용차가 좌측 깜빡이를 키고 2차로 진입을 시도한다. 두 차량이 부딪힌 시점은 카고 트럭은 2차로 진입을 거의 끝냈고, 유동규의 차량은 2차로를 막 진입해 약 1/5 지점까지 들어온 때였다. 그래서 경찰도 사고 유발 책임이 유동규 차량에게 더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동규는 자신의 차량이 카고 트럭보다 앞서 있었고 카고 트럭이 자신의 승용차를 추돌했다며 카고 트럭이 더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사고의 배후가 있는 것처럼 떠벌이고 있다.
저런 유형의 사고는 대부분 사고의 책임이 앞 차에 있다는 것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다 안다. 필자 역시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그런 사고를 낼 뻔한 경험이 있다. 사각 지대로 뒷 차가 바로 옆에서 옆 차로를 진입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옆 차로로 차선 변경을 하려다 식겁을 한 적이 한 두 번 있다. 내 차가 앞 서 있는 상황이니까 바로 뒤의 옆 차선의 차량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유동규는 자신의 차량이 앞서 있었다는 사실만을 강조해 사고의 책임을 카고 트럭에게 돌리는 것이다. 유동규의 주장은 사실을 호도하고 단순 사고를 자신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증거로 억지로 만들려는 수작일 뿐이다.
참 역겹기 그지 없다.
유동규가 얼마나 역겨운 인간인지는 아래에 링크하는 정영학 녹취록 몇 쪽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영학 녹취록>
https://newstapa.org/article/Afjoa
필자는 뉴스타파가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 1,325쪽을 모두 읽어 보았다.
한편의 범죄 장편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영화 '아수라'보다 더 재미있어 지루한 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12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었던 것 같다. 정영학 녹취록을 그냥 영화 대본으로 삼아 영화 한 편 만들어도 대박칠 듯하다.
탐욕, 협잡, 음모, 이간질, 협박, 공갈, 불법, 비리, 부패 등 인간의 부정적 요소는 다 보여준다. 영화 '아수라'가 선인은 없고 악인만 나온 것처럼 정영학 녹취록에는 인간의 선함은 없고 악함만 난무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이 어떤 것인지는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는 유동규의 다음의 한마디가 다 설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천억짜리, 4천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야, 이거는 문제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
유동규는 대장동 개발 비리를 가능하게 만든 주범이다. 유동규가 사적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지 않았다면 김만배 일당이 8천억에 가까운 천문학적 도둑질을 해먹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짓을 했으면 구속되어 자유로운 몸이 되기 어려운데도 검찰이 구속 연장을 하지 않고 활보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구속에서 풀려났으면 자기 죄를 반성하고 자숙해야 함에도 저렇게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떠들고 다니는 유동규를 보면 인간의 후안무치의 끝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유동규의 지금 보이는 행동과 모습은 박근혜 탄핵 당시 고영태 일당들이 한 것과 똑같다.
최서원 팔아 온갖 협잡질로 자신들의 사적 이익 챙기려다 잘 안 되자 최서원 햡박하고 급기야 박근혜도 제거해야 한다고 했던 고영태 일당들이 언론에 버젓이 나와 인터뷰 하고 의인 행세하며, 민주당은 이들을 영웅시 했던 것의 데자뷰를 보는 것 같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관련하여 남욱 등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아쳐먹고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는 김만배 일당에게 천문학적 수익을 안겨주도록 판을 짰고 자신도 그 수익의 1/4 정도를 보장받았던 유동규, 이 유동규를 의인시 하고 영웅 대접해 주며 인터뷰하는 보수진영의 유명 유튜버이자 윤석열 만들기의 막후 실력자 유재일.
유재일을 보면, 고영태 일당들과 하하호호거리며 사진 찍어대고 이들을 영웅으로 대접했던 손혜원, 안민석 등 민주당 인사들과 오버 랩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진보나 보수나, 좌나 우나, 하는 짓거리는 어찌나 똑같은지 헛웃음만 나온다.
싸우면서 닮아 가고, 적대적 공존관계를 유지하고, 진영주의에 쩔어 있고, 내로남불은 기본이며, 상대를 죽이려고 없는 것도 만들어 내고, 아무리 악한 짓을 해도 우리에게 유리하면 의인으로 만들어 주고, 상대의 잘못과 허물을 내 잘못과 허물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하는 것까지 어쩌면 이렇게도 판박이처럼 닮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PS.
필자는 이재명을 옹호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건 뿐아니라 백현동, 정자동 개발 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최소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으로 벌써 정치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법적인 책임에 대해서는 지금 공방 중이니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동규라는 작자를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앉혀 전적으로 대장동 개발 건을 맡겼다는 사실, 그리고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재명은 스스로 정치계를 떠나야 한다고 본다.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을 자신의 정치적 치적으로 홍보하려만 했지. 거대한 비리의 복마전이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Fact이다. 연루되어 있다면 더 이야기할 것도 없다. 최소한, 유동규를 중용한 것, 대장동 개발 사업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에 대해서는 이재명이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은 그대로 묻되, 유동규의 극악무도한 짓에 대해서도 저런 식으로 검찰이 봐주어서는 안 된다. 유동규는 대장동 일당들로부터 수 억의 뇌물을 실제 받았고, 대장동 개발 이익이 발생하자 25%에 상당하는 금액 약 700억원의 지급을 요구했으며, 지급방식에 대해서도 김만배와 논의했다. 이런 명백한 범죄 사실이 있는데 검찰이 기소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세상을 활보하게 내버려두는 것이 정상인가?
참고로 예전에 필자가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는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고 쓴 글을 그대로 아래에 복사해 올린다.
----------------------------------------------------
1. 천화동인1호는 이재명측 지분인가?
정영학 녹취록만 본다면 유동규의 것이지 이재명의 것이 아니다.
녹취록에는 초지일관 유동규의 것으로 나오지, 이재명의 것이거나 이재명측(정진상, 김용)의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다.
유동규는 김만배에게 자기 지분대로 돈을 내놓으라고 독촉하고, 김만배와 유동규는 그 지급방식에 대해 협의한다.
1) 유동규에게 직접 증여, 2) 유동규가 회사를 설립하면 화천대유가 그 회사에 투자하여 간접 지급하는 방식, 3) 남욱이 천화동인1호를 (서로 짜고치고) 소송을 통해 남욱의 것으로 만들고 남욱이 유동규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소송으로 남욱이 천화동인1호의 지분을 가져가면 남욱이 유동규에게 과연 줄 지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도 나온다. 심지어 남욱은 천화동인1호가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김만배가 욕을 하기도 한다.
이런 사항들은 천화동인1호가 이재명(이재명측)의 것이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세금, 공통비용을 공제하고 유동규의 몫이 되는 돈이 428억이라는 걸 정영학이 계산해 주는 내용도 있다. 그래서 검찰이 이재명측의 돈이 428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영학은 이 돈은 유동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영학 녹취록으로 볼 때, 이재명측의 것이라는 근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으며, 만약 천화동인1호가 이재명측의 것이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고 유동규의 것이라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유동규의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근거도 있다.
유동규는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 당시 남욱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절대 2층(성남시청 성남시장실)이 알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유동규는 개발이익 배당금이 나올 쯤인 2020년(2019년?)에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스스로 내놓는다. 그리고 이재명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캠프 참여했다가 대장동 개발이익 챙긴 것을 이재명이나 이재명측에 알려지는 것을 김만배가 우려해 유동규의 대선 캠프 참여를 만류한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유동규는 자기 몫으로 챙긴 걸 이재명이 모르게 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남욱이 정용학에게 유동규와 관련해 말한 아래의 내용도 이재명 모르게(혹은 이재명을 속이고) 유동규가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을 사적으로 취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아니 진짜로 일은 막 그 본인(유동규)이 그, 진짜 너무 편한 사람들끼리 얘기하는 것처럼 얘기해요. 둘이 앉아갖고. 저는 대화를, 저는 대화를 거의 안 하니까요. 예예만 하니까. 그런데 본인 사업이야, 이게 지금. 대장동은 본인 사업이 됐어, 본인 사업.“
“우리 둘이 바운더리 딱 쳐놓고 아주 세밀하게, 그 저기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쌓으면서 완벽하게 일을 진행하자. 죽을 때까지 너하고 나 이제 한 몸 아니냐. 나도 너도 못 빠져나가고, 너도 나 죽으면 같이 죽는 거 아니냐. ~형이 다 알아서 할 건데, 너 원하는 대로 해줄 거고, 궁금한 거 있으면 나한테 언제든지 얘기하면 내가 방향 잡아서 해줄 거고, 일 문제는 걱정하지 마,”
녹취록 P230~231에는 트윗에 유동규 관련 글이 올라오자(유동규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잘못하고 있다는 비난성 글로 추정) 유동규가 이재명 앞에서 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동규가 이재명 앞에서 그 글을 올린 사람을 잡아 고소한다고 지랄거리자, 이재명이 웃으면서 그냥 냅두라고 해서 넘어갔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대해 정영학은 “다행이네. 정말 다행이네요”라고 말한다.
이는 유동규가 자신이 대장동 일당들과 작당하는 것을 이재명이 알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하고 발각될까봐 걱정했는데 유동규의 쇼에 이재명이 속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서 정영학은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용과 정진상도 유동규나 김만배로부터 부정기적으로 돈은 받았겠지만 큰 돈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이고, 대장동 개발 이익의 지분을 약속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측이 2025년에 개발이익 지분을 넘겨 받기로 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녹취록을 보면 내용이 다르다.
김만배가 유동규의 몫을 지급하는 방식을 논의할 때 유동규가 회사를 설립하면 10년이 지난 2025년에 김만배나 화천대유가 투자하는 것으로 하는 걸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주려는 것이었지 이재명측에 준다는 내용이 아니다.
2. 이재명은 책임이 없는가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이익 일정분을 약속받고 그들과 짜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로부터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녹취록에는 김만배가 이재명의 선거자금 11~20억을 지원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사건 소송에서 김만배가 손을 쓴 정황들도 나오고.(김만배는 은수미의 소송 건에도 개입한다.)
이렇게 사법 처리를 받아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재명이 이 사건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오히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더 크다.
이 사건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대장동 일당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측 인물은 유동규, 유한기, 정민용이다. 정민용은 남욱이 꽂아 넣은 인물이고 남욱이 100억을 주기로 했으니 이재명이 직접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유동규와 유한기를 임명한 것은 이재명이고, 유동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요리하도록 한 것도 이재명이고, 유동규의 안을 결재한 것도 이재명이다. 유한기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고, 대장동 개발 이후 남욱, 정재창과 함께 남양주 양정지구 개발로 큰 돈을 벌 계획을 모의한다.
설사 이재명이 비리에 관계없다 하더라도 유동규에게 놀아난 것은 지휘감독을 잘못한 이재명의 책임이다. 1조원 가까운 비리를 방치한 것에 이재명의 책임이 가장 크다.
더구나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자신의 정치적 치적으로 삼고 이를 경기도지사 선거에 이용하고 당선되었다. 그리고 대장동-제1공단 복합개발 실적을 과대 포장해 선전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기도 했고, 권순일 대법관을 매수해 무죄 선고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무죄 받게 하는데 김만배가 손을 썼다는 정황이 농후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될 사안이 발견되면 감방에도 가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