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아백혈병이요.. 성인이 되면 별 탈 없이 잘 살 수 있죠?

문득 조회수 : 2,557
작성일 : 2023-12-05 00:01:06

 

제가 80년대생인데 지지리도 가난한 동네에 살다보니까 이웃들도 다들 가난했어요.

 

동네에 꽤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그 애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얘기를 엄마한테 들었어요

그때 제가 초등 저학년이었던거 같아요..

우리는 이렇게 어린데 백혈병이라니.. 

너무 무서웠어요.

 

그 친구가 걱정돼서 혼자 친구네 집을 몇번 찾아갔는데

문이 잠겨있고 아무도 없어서 발걸음을 돌렸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 그 애는 계속 동네에서 보이지 않았고 학교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얼마 안 지나 저희 집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그 친구와의 인연도 끝...

 

한참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땐가..

어릴때 동네에 함께 살던 다른 친구에게 듣기론

그 친구가 또 무슨 병에 걸려서 당분간 학교를 쉰다, 라고 했어요. 

백혈병이 청소년기에도 재발할 수 있는건지...

 

마지막 소식은 그 아이가 건강을 회복하고 대학에 합격해서 다닌다는 얘기였어요.

참고로 저는 서울로 대학을 갔고 졸업하고 막 회사에 입사 했을때였는데

 

그 무렵 그 아이가 제 고향 지역에 있는 국립대에 당당히 합격해서 

늦깍이 신입생이 되었다..는 소식을 엄마한테 전해 들은게 마지막이예요. 

 

그 때 어떻게든 수소문 해서 연락을 해 볼 걸 그랬어요....

제 딴에는 신입 사원으로 하루하루 객지생활 하는게 너무 버거워서

마음으로는 그 친구가 이제 건강한가보다, 너무 잘됐다며 정말 기뻤는데

행동을 하지 못했어요...

 

그 후로 엄마한테 가끔 그 친구에 대해 들은 소식 없냐고 물어봤는데 엄마도 모른다고 했어요.

(제가 어릴때 살던 동네는 진작 다 재개발 되었고 주민들도 뿔뿔이 흩어졌지요..)

 

얼굴이 하얗고 마음이 여리고 소심해서 특출나게 눈에 띄는건 아니었지만

늘 조용히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웃고

저와 같이 공기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했던 그 친구가 가끔 생각이 나요. 

 

지금은 아프지 않겠죠?

어릴때 백혈병 앓았다가도 성인돼서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 많죠?

 

굳건한 몸으로 절대 지지 말고 어디서든 꿋꿋하게 잘 살고 있으면 좋겠어요..

 

 

 

IP : 118.235.xxx.2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완치
    '23.12.5 12:04 AM (106.101.xxx.38)

    옆에 의시가있어 물으니 완치래요

  • 2.
    '23.12.5 12:16 AM (39.7.xxx.243) - 삭제된댓글

    혈액암 완치 많아요

  • 3. 문득
    '23.12.5 12:24 AM (121.173.xxx.162)

    20대 중반의 나이에 공부해서 대학까지 입학했으니 완치라고 봐도 되겠죠?!
    너무 장하고 또 그립고.. 그렇네요 ㅎ

    가끔 유년시절 생각할때가 있는데..
    정말 소심하고 유약한 아이였던 제가
    유일하게 맘 열고 잘 지냈던 친구라서..

    부모의 방임과 폭력이 흔했던 동네라 애들이 좀 거칠고 폭력적이기까지 해서 저도 친구가 많지 않았는데.. 제가 참 많이 좋아했거든요, 그 친구를..

    잘 지내주기만 한다면 너무 고마울거 같아요 :)

  • 4. 애들은
    '23.12.5 8:20 AM (112.166.xxx.103)

    거의 완치하죠.

    완치하거나 처음 발병때 죽거나.

    살았으면 완치한거일 거에요

  • 5. 님 걱정
    '23.12.5 8:49 AM (106.101.xxx.197)

    너무 이쁩니다
    건강하게 가정이루고 사회생활 하고 있을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6592 오페라덕후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좋은 공연 잘봤습니다 1 …. 2025/09/18 443
1756591 (조언절실) 이단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허망해요 22 종교란 뭘까.. 2025/09/18 4,151
1756590 고양이 이런 행동 무슨 뜻인가요? 13 .... 2025/09/18 1,439
1756589 지방 입주 아파트 마이너스 4000 6 .. 2025/09/18 2,673
1756588 어제 아파트 매매역사 쓰신 분 4 시리즈 2025/09/18 1,647
1756587 과일아줌마 가을 추천_태추감 나오네요 11 과일아줌마 2025/09/18 1,666
1756586 운동합시다~82님들 5 갱년기 2025/09/18 1,676
1756585 돈버는 총량이 정해져있는건지 참 웃겨요 1 ㅇㅇ 2025/09/18 1,214
1756584 백지연 홈쇼핑에 나오네요 12 Gs sho.. 2025/09/18 3,727
1756583 날씨가 션해서 엄청 걸었네요 6 ........ 2025/09/18 1,376
1756582 인격장애자의 특징은 주변에서 정신과를 권해도 안 간다는 점 같아.. 3 .. 2025/09/18 1,198
1756581 방금 고구마라테 첨 해봤는데요 ㅎㅎ 3 2025/09/18 1,405
1756580 집값 2~3억 해야 애낳아요 39 .. 2025/09/18 2,689
1756579 월세집 베란다 빨래건조대 수리? 3 2025/09/18 506
1756578 초등 아이들 사교육 하고 있는데요 7 ㆍㆍ 2025/09/18 1,141
1756577 거짓말 조금 보태서... 추워요... 24 루시아 2025/09/18 3,584
1756576 생선에도 미원 뿌려요? 18 ㅇㅇ 2025/09/18 2,215
1756575 암막 우양산 두껍고 자동인 브랜드 추천 부탁드려요 2 .. 2025/09/18 326
1756574 오후4시만 되면 너무 힘들어요 8 50대 2025/09/18 2,415
1756573 조력 죽음 스위스말고 캐나다도 좋은 선택지네요 16 조력 죽음 2025/09/18 3,895
1756572 조국혁신당, 이해민, 공정성이란.. 1 ../.. 2025/09/18 303
1756571 한화오션 팔까요? 말까요? 3 포도 2025/09/18 1,628
1756570 손현보 대안학교.. 시유지 무상임대 특혜 의혹보도 이달의 기자상.. 5 ... 2025/09/18 843
1756569 일산 가구단지는 이제 없나요? 2 ........ 2025/09/18 592
1756568 10시 [ 정준희의 논 ] 술파티 회유ㆍ양평고속도로 ㆍ조희대 .. 같이봅시다 .. 2025/09/18 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