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적인 관계에서 특히.
누군가를 처음 만나고 호감을 느끼고 가까워져 친해지고
때론 절친이 되어서 아주 밀접하게 움직이다가
그 시간이 지속되면서
또는 거리가 아주 가까워지면서
내면의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성질들이 드러나기 시작
내 것도 드러나고 상대의 어떠함도 포착됨
뭔가 거슬림.
딱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는 인간 다양성의 하나인데
먼 관계에서는 뭐야...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들이
이 밀착력 높은 관계에서는 더 끈적하고 더 아픔
가까이서 찌르니까..
(사실 이 찔림은 내 자신의 어떠함에서 비롯된다는 함정 무시)
상대에게 가졌던 기대나, 환상 같은 것이 무너지고
때로는 그간 쌓아온 신뢰나 추억 같은 것들이 같이 허물어지면서
맨 처음 느꼈던 호감과 매력은 희미해지고
나의 매너, 나이스함도 옅어지면서
관계 안에서 서로 거칠거칠해짐
관계도 결국 질서에서 무질서로 감.
엔트로피 열역학 법칙처럼.
물론 이때 자각이 일어나면서 자신을 성찰하면
더 성장하는 관계로 갈 수 있으나
요새 세태는 관계의 유효기한이니, 시절 인연이니 하며
엔트로피의 복잡함과 무질서함을 최종 결말로 보고 그냥 거기서 손절.
제 경험입니다.
친구 한 20년 만나니 실망스러운 부분이
그에게도, 나에게도 보이고 슬퍼지는 요즘.
내가 좀 더 성숙한 인간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