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지만 교우관계도 좋고 선생님들도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약간 느리고, 매사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얼마 전 어떤 일 때문에 다른 집에서 문구를 빌렸습니다. 문제는 일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한달이 넘도록 갖다주지 않고 자기방에 그냥 놔두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거 갖다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빌린 집은 같은 단지에 있어서 걸어서 몇 분도 안 걸립니다.
저는 당연히 몇 차례 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저녁에 이 문제로 약간 언쟁이 있었습니다.
제가 왜 갖다주지 않느냐고 하니까 자기 일인데 왜 상관하냐고 대꾸합니다.
저로서는 갖다주면 해결될 일을 왜 여러 번 이야기해야하고,
게다가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게 하냐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간단한 일조차도 미루고 하지 않으려는 걸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솔직히 옆에서 지켜보면 속이 터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아주 간단한 일도
자꾸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가 문구를 갖다주지 않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결국 잔소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아니면 한 번만 이야기하고 입을 다물어야 할지.
제 걱정은 1) 만약 제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몇 달 동안 반환하지 않고 자기 방에
굴러다닐 것이고, 2)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처럼 들릴 거라는 겁니다. 사실 저도
여러번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좋은 의견이 있으면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