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41년생이신데, 김장은 꼭 하셔서.
엄마 김장하지 말라고, 내가 해 드린다고 했던 딸입니다.
오늘 알타리 한 통 갖다 드렸는데 엄마가,
고맙다. 잘 먹을게. 하시는데 너무 너무 미안해 하시는 표정인 거예요.
엄마, 내가 평생 엄마 김치 얻어 먹었는데 이제 내가 하는 게 맞아.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고마워 하는 건 당연한데,
미안해 하지는 마셔. 미안할 일 아냐.
엄마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시더라구요.
다음 주에 배추 김장할 거고 갖다 드리려고 김치통 받아왔어요.
배추 씻는 거라도 내가 가서 할게. 그러시길래,
나 혼자 하는 게 편해요.
혼자는 쉬엄 쉬엄이 되는데,
엄마랑 하면 막 해야 하니까.
걱정 마세요, 쉬엄 쉬엄 할 거예요.
그랬어요.
착하고 보드라운 딸은 아니었는데,
엄마 연로하시고 생활 챙기는 형제가 없어,
울 엄마 가엾어하는 딸이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