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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고기가 더 맛있나요?

조회수 : 986
작성일 : 2023-11-16 12:38:17

한국의 음식 문화는 탄수화물 기반인 데 반해서, 서양 음식 문화는 단백질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뭐니 뭐니 해도 쌀밥이 있어야 하고, 간식은 빵, 떡, 고구마인데, 캐나다인 남편을 보면 식단에 고기는 필수이자 주인공이다. 그리고 간식은 견과류나 치즈, 햄 등을 선호한다.

캐나다인 남편은 고기를 그렇게 쟁인다. 그것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양의 고기를 산다. 돼지고기는 한 마리 분량, 소고기는 주로 반 마리 분량으로 구매한다. 그래서 집에 냉동고가 두 개다. 일 년치 고기가 늘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런데 남편이 넣어두는 냉동 고기가 너무나 맛있어서 놀랐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남편이 사는 고기는 동물복지 환경에서 키운 것들이다. 소고기는 목초사육이고, 돼지고기 역시 넓은 목장에서 키운 것이다. 닭도 들판에서 뛰노는 닭을 산다. 즉, 건강한 동물이다.

보통 가을이 저물어 갈 때면 도육을 하는데, 아무래도 겨울에는 풀어놓고 키울 환경이 되지 않으니 그전에 정리를 할 수밖에 없다. 겨울 난방비나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좁은 곳에 가둬놓고 키워야 하고, 목초사육을 할 수 없으니 사료 값도 많이 들 것이다. 그래서 그전에 대대적으로 정리를 하는 것이다. 

 

한국에 살 때에 나는, 처음에 고기를 아무 생각 없이 사 먹다가 언젠가부터 동물 복지에 눈을 뜨면서 고기를 가리기 시작했다. 기름지고 비싼 한우보다는 차라리 저렴한 뉴질랜드산 목초 고기를 먹었고, 농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분에게 구매를 한 적도 있다.

소를 키우면 소의 트림이 유해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이유로 육식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나는 한편으로 사실 세상은 식물과 동물이 어울려 살기로 되어 있으니, 정상적인 방법으로 키우면 그게 가장 친환경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많은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서 좁은 공간에 가둬두고 옥수수 사료를 먹이는 것이 아니라, 방목하여 목초사육을 하면 소들이 풀을 뜯어먹으면서 흙에 대고 트림을 한다. 그리고 그것이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자연의 사이클인 것이다.

고기는 몸에 해롭다고 하지만, 이렇게 키운 소고기에는 오메가3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양보다 질을 선택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저렴한 것을 많이 먹는 대신,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동물복지 육류를 소비함으로써 건강한 농부를 살리고, 나 역시 건강한 몸이 되는 선택을 하고 싶었다.

남편은 나랑 접근 방식이 다르긴 했지만, 결국 이 방식도 내가 원하는 방식과 통했다. 목초 먹여 키운 소고기를 농장에서 직접 사다 먹으니 고기 맛도 정말 다르다. 한우 같은 마블링은 없고, 지방질이 적은 대신 깊은 풍미가 있다. 심지어 다짐육에서도 깊고 구수한 맛이 난다. 

가격은 물론 목돈이 들지만, 이만큼 구입해서 일 년 내내 먹으니, 육식을 기반으로 하는 양식 문화에서는 이것이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손질 후 바로 개별 포장하여 급랭하였기 때문에, 맛도 일 년이 다 되어가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 

 

IP : 125.183.xxx.16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11.16 12:43 PM (223.33.xxx.124)

    아니면 GMO옥수수 먹은 고기를 먹게 될 가능성이 높죠

  • 2. ..
    '23.11.16 12:51 PM (118.130.xxx.67)

    참 뭔가 아이러니하네요
    동물복지란 말
    동물을 스트레스없이 친환경적으로 키우는게 결국은 도축해서 사람들한테 더 맛있는 고기를 주기 위해서라는 거잖아요
    에휴....

  • 3. ..
    '23.11.16 1:03 PM (119.201.xxx.65)

    닭도 계단식 닭장 스트레스 받아
    닭이 자해를 한대요
    그래서 부리 손톱 다자른다고
    돼지고 돼지우리 돼지 스트레스로 꼬리를 다뜯는다도 그래서 꼬리 미리자르고

  • 4. 아니라고봄
    '23.11.16 1:29 PM (211.250.xxx.112)

    풀먹여 키우면 노린내나고 질겨요. 가둬 키워야 마블링 예술이고 맛있죠. 대신 풀먹여 키우면 오메가3 풍부하고요. 등급 높은 고기는 적당히 결마다 기름이 껴야하죠. 호주산도 도축전 3개월은 곡물사료 먹여 키우잖아요

  • 5. ..
    '23.11.16 2:05 PM (211.206.xxx.191)

    토종닭 느낌이겠네요.
    인간이 잡식성인데 환경 운동도 좋지만 다른 쪽으로 노력도 하고
    고기도 먹어야죠.

  • 6. 지나가다가
    '23.11.16 2:06 PM (180.70.xxx.227)

    소같은 동물은 풀이 주식이지 옥수수 같은 탄수화물이 주식이
    아닙니다...가두어서 배합사료(탄수화물) 줘서 기름끼게 만드는건
    기름끼 잔뜩 낀 비만소 만드는거지 건강한 소가 아닙니다.
    소의 체온은 사람보다 높아서 사람이 먹은 소 기름은 혈액에
    들어 가면 혈관에 축척 됩니다.돼지 체온은 사람하고 같아서
    잘 배출 된답니다.고기 사이에 기름이 많이 끼면 당연히 부드
    럽게 씹히지요...뉴질랜드 방목 젓소에서 생산한 우유가 엄청
    비싼거 아시는지요? 좋은 성분이 아주 많아 암환자들이 많이
    사다가 먹는데 가격이 많이 비싸다네요.

    한우중에도 아주 비싼소가 있는데 봄,여름,가을에 방목하면서
    풀 먹이면서 겨울되면 건초에 풀죽 먹인다는데 가격이 엄청
    비싸다네요,마블링? 기름덩어리 소고기와 차원이 다르답니다.
    동네 정육점은 한우 암소를 통으로 도축해서 사옵니다. 거세
    숫소,박스 고기와 다릅니다. 1등급인데 마블링 잘 안보입니다.
    등심구이 맛이 기가 막힙니다...양지는 오래 끓여야 합니다.
    씹히는 맛 국물 엄청 납니다.인근 투뿔 한우(거세한우) 마블링
    대단한데 느끼해서 별로 입니다.

    동물 복지란게 맛과는 별로일겁니다...사람도 그렇지만 동물들도
    스르레스 받으면 코티솔이 많이 생기지요,이거 많이 축적된 동물
    고기 먹으면 좋을까요?

  • 7. ㅇㅇ
    '23.11.16 3:21 PM (121.134.xxx.208)

    동물복지 고기나 계란을 사는 이유
    우리가 육식도 하는 포유류이길래
    어쩔수 없이 가축을 기르고 도축을 하더라도
    그 가축들이 사는 동안 비참한 환경에서 지옥같은 삶을 경험하게 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겁니다.

    마치 인디언들이 야생동물을 잡아먹더라도
    그 잡아서 도축전 의식을 통해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인간이 진화하는 것은 건물을 올리고 도시화하고 첨단화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간의 진화의 한편은 인간의 도덕률의 확장입니다.
    불가피한 가축사육과 도축이라면
    살아있는 동안은 그 가축의 온전한 삶을 누리게 하고
    도축환경도 비윤리적인 부분을 계속적으로 제거해 나가는 거죠.
    유럽에서는 도축시 그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을 법제화해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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