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무념으로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어요.
갑자기 웡웡거리면서 새까만 큰 벌레가 저를 향해 돌진합니다.
꺅! 소파에서 튕겨올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벌벌떨리는 손으로 서랍에 있던 에프킬러를 꺼냈어요.
저를 향해 돌진하는 까만 벌레를 향해서 에프킬러를 미친듯이 분사했어요.
핀트를 맞추기가 힘들었어요. 이 놈도 흥분을 했는지 더 웡웡거리며 제 머리위를 귀옆을 날라다닙니다. 주윤발처럼 360도 돌면서 뿌리고 여기다 소름은 덤입니다.
아마 저를 스쳤으면 졸도했을거에요.
전 강철부대 군인이 되어 몸을 최대한 낮추고 에프킬러를 총삼아 광기어린 분사를 이어갑니다. (실제는 꺅꺅거리며 눈감고 약울 허공에 뿌리는 상황, 약은 제가 다 맞은것 같아요)
온 응접실에 뿌리니 바닥이 미끌해지는게 순간 느껴지지만 멈출수가 없고
이 침입자는 약냄새에 더더욱 흥분해서 뱅글뱅글 돌면서 저를 향해 돌진합니다.
자 몇분이 흘렀는지 모르겠는데 더이상 소리가 안납니다. 어디서 죽은 걸까요?
하도 비명을 질렀더니 목이 아픕니다.
소리를 지르느라 입을 벌리고 뿌린덕에 제 입에 약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얼 혀가 싸르르 합니다.
창문을 열고 다시 소파에 앉았서 숨을 고릅니다.
이 침입자는 어디 구석에서 죽은 걸까요.
당분간 걸어 다닐때 슬리퍼를 꼭 신어야겠어요. 그 큰 벌레를 밣기라도하면 전 다시 기절합니다. 휴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