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인 고1 아들이 있어요
공부는 아무리 시켜도 할 마음이 없다길래 요즘 좀 내려놓고 본인이 하고싶다는 쪽으로 알아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논술. 글쓰기에요.
오늘 선생님 한 분 컨택해서 아들래미가 수행으로 쓴 글 보내주고 첫 미팅을 갖는 날이었는데
첨삭 온 것 보니 인정사정없이 분석해 놨더라구요.
아들래미 글이야 뭐 손 댈 데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니 당연히 엄청나게 지적할 것은 많을텐데
F인 녀석이 이거 보고 기가 질리겠다 싶어서 매칭 안되겠구나 싶었거든요
예민하고 심약한 구석이 있으니까요
둘이 줌미팅하는 거 문에 귀 대고 들어봤는데
선생님 목소리나 톤도 빠르고 딱딱하기도 하고 아이스브레이킹이니 뭐니 없이 본론 직진해서 바로 핵심부터 논의하더라구요
대신 질문의 의도가 정확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도 뛰어나고 애가 능력만 되면 잘 배우겠구나 싶었어요
아들래미 글에 대한 평가도 하나하나 짚어가며 아주 박살이 났죠 ㅋㅋㅋ
끝나고 조심스레 어땠어, 물어보니 의외로
좋았어, 하면서
선생님이 T인 것 같은데 사회적 미소를 많이 짓지 않아도 돼서 편하던데, 하더라구요
안하겠다고 난리칠 줄 알았는데 의외의 반응이어서 저도 놀랐어요
아이는 남의 감정을 살피고 거기에서 피곤을 많이 느끼는 스타일이다보니
이렇게 딱 할 말만 정확하게 하고 자신의 생각을 확실하게 표현해주니 오히려 더 편했다고 하더라구요
수업을 하기로 했어요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예상치 못하게 재밌는 요소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