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50대 중반, 평생 안해보던 짓?을 하고 있어요

나도몰라 조회수 : 6,303
작성일 : 2023-10-24 20:46:00

 

원래 혼자 있는거 좋아하고 사람들 몰려다니고 모여서 먹고 떠들고 하는거 딱 질색인 아줌마예요 

친구도 얇고 넓게 사귀기 보다는 베프 몇명으로 10-20년 가는 스타일인데 친구들도 딱 저 같아요 ㅎㅎ

연락도 어쩌다 한번씩 하고 만남도 몇달에 한번 만나고 ㅎㅎ전화나 카톡으로 쉴새없이 떠들고 만나고 이런 거 없지만 또 만나면 어제 만난듯 무지 편하게 떠들고 웃고, 책도 서로 빌려 읽고, 어렵거나 힘든 일 있으면 한밤중에도 달려와 도와주고 기쁜 일 있으면 두팔벌려 안아주며 축하해주는 친구들이예요 

그러다보니 다른 친구들을 더 사귈 필요성도 못 느끼고 그 친구들과의 시간 외에는 저 혼자서 돌아다니고 운동하고 방에 콕박혀 책보고 음악듣고.. 그것만 해도 시간가는 줄 모르는 그런 아줌마였는데...

 

그러다 작년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지금의 동네로 이사왔어요 

지금껏 그랬듯 혼자 잘 놀며 지내다 동네 가게를 드나들면서 몇몇 가게 주인분들과 친해지기 시작했어요 

다들 자신들이 하는 일과 음식에 자부심도 있고, 친절하고, 1인 운영 시스템인데 저에게 딸뻘인 젊은 여성분들이 어찌나 존경스럽게 열심히 일하시는지 참 좋게 보여서 한두마디 칭찬을 건네는 걸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오가다 손님 뜸하면 들어가 수다떨고, 맛있는 과일이 생기면 달랑 몇개라도 주고받고, 겸둥이 아이에게 이모라 불리우는 이웃사촌이 되어버렸네요^^

다른 가게 여사장님도 단골이 되니 식성을 파악해서 긴 설명 필요없이 다 알아서 해주시고, 주말에 여행가는 길에 먹는다고 샌드위치 싸달라고 하면 가면서 드시라고 커피에 직접 구운 쿠키도 같이 넣어주시고 잘 다녀오시라 하고, 저도 맛난 거 생기면 나눠 주고, 비오는 날이면 재즈 틀어놓은 그 가게에 가서 커피 마시며 수다 떨고..

평생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놀고 말수도 없는 제가 한번 가게 들어가면 안 나오고 하니 남편도 제가 달라졌다고, 그런데 보기 좋다고 하네요 

 

오늘도 갑자기 떡집 사장님이 전화 주셔서는 잠깐 가게로 오실 수 있냐고 해서 쓰레빠 끌고 나갔는데 (가게가 바로 아파트 앞) 갔더니 비주얼 예술인 떡케잌을 예쁘게 포장해서 주시더라고요 

다른 이유 없고 그냥 해드리고 싶어서, 고객님만 보면 말씀도 예쁘게 하시고 사람 기분좋게 해주셔서 좋다고, 저를 위해 만들었다며...

세상에 저를 위해 케잌을 사온 사람들은 많이 봤어도 저를 위해 '직접 만들어주신' 사람은 처음, 것도 전문가의 손길로 정성스레 만든 케잌을 받고 감동을.. ㅠㅠ

혼자도 얼마든지 좋다고 지냈는데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안부 물어주고, 맛있는 거 생기면 나누고 싶은, 그야말로 '이웃사촌들'이 생기니 이것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네요 ^^

남의 동네 같았던 이곳이 점점 내 동네가 되어가고 있어요 

 

 

IP : 192.109.xxx.3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나
    '23.10.24 8:50 PM (58.120.xxx.31)

    제가 맘이 다 훈훈해지네요~~
    좋아보여요. 다른 방식의 삶이 쉽지않을텐데
    귀한 인연 이어나가시길...응원해요♡

  • 2. 감사합니다
    '23.10.24 9:01 PM (192.109.xxx.26)

    저도 저랑 뭔가 자라온 환경이나 나이나 그런 것들이 비슷해야 말도 통하고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접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는 사람들이고, 같은 여자라는 것 빼고 공통점도 없고, 나이는 제 큰아이와 한두살 차이라 세대가 다른데 말도 잘 통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예의바르고… 사람들이 참 괜찮더라고요
    새삼스레 제가 그동안 너무 좁은 세상에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웃사촌은 저희 부모님 세대에서나 쓰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한번 잘 지내보려고요^^

  • 3.
    '23.10.24 9:08 PM (122.36.xxx.160)

    드라마의 소박한 이웃들의 행복한 풍경이 연상되네요.

  • 4. 봄봄봄
    '23.10.25 8:23 AM (39.117.xxx.116)

    제 얼굴이 지금 빙그레가 됐어요, 하핳
    좋은데요?

  • 5.
    '23.10.25 8:50 AM (220.85.xxx.140)

    저는 infp 라서
    사람들과 일정부분 이상 가까워지면 도망가는 슬픈 습성이 있네요
    가까워지고 싶지만 멀어지고도 싶은 괴상한 성격
    가까워지는 사람들과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원글님 부럽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16113 잘때 방안이 건조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 6 david 2023/11/25 5,525
1516112 두달전쯤 집안치우기 100명 오픈채팅방 하셨던 뽀득님~~ 4 쵸코 2023/11/25 3,321
1516111 모바일 영화표가 왔는데 누가 보냈는지 알수 있나요? 3 황당 2023/11/25 1,290
1516110 생닭을 냉동후 며칠뒤 꺼내어 실온에 두었는데 색깔이 붉은기가 도.. 3 질문 2023/11/25 1,759
1516109 카이스트 궁금합니다. 6 엄마 2023/11/25 2,276
1516108 갈비뼈 골절 겪어보신 분께 여쭤볼게요 6 .. 2023/11/25 1,656
1516107 어제부터 갑자기 오른쪽 겨드랑이 안쪽 1 ㅇㅇ 2023/11/25 1,920
1516106 아이브 장원영,안유진 키가 얼마나 될까요? 12 장원영 2023/11/25 5,331
1516105 치매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10가지 6 2023/11/25 6,315
1516104 여자 조카 이야기. 신기해요 6 ㅇㅇㅇ 2023/11/25 6,437
1516103 갑자기 악뮤가 부럽네요 6 ㅇㅇ 2023/11/25 5,044
1516102 꼬꼬무] 12.12 이후 전두환에 맞선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나 4 장항준 장성.. 2023/11/25 2,358
1516101 요양원가신 친정어머니께서 정말 잘 지내세요. 39 ㅇㅇ 2023/11/25 21,410
1516100 사촌언니가 만나는사람을 인사시켜 준다고합니다. 9 겨울 2023/11/25 4,450
1516099 청소기가 많이 고소음이면 어떻게 해요..ㅠㅠㅠ 7 .... 2023/11/25 1,379
1516098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연말, 겨울 느낌나는 영화 추천 부탁드립니.. 9 2023/11/25 2,888
1516097 대중적 볼펜 추천해주세요 14 한마디로 싼.. 2023/11/25 1,569
1516096 젊고 예쁜 여자회원 29 2023/11/25 8,924
1516095 김장할때 겉잎은 안쓰지 않나요? 20 ... 2023/11/25 4,067
1516094 시모상때 남편이 우리 가족에게 실수한거 아닌가요? 54 ㅇㅇ 2023/11/25 8,489
1516093 헉 지금 남편이 회 떠온다는데 클났음 89 ooo 2023/11/25 32,132
1516092 쿠첸 전기압력밥솥 이거 정상 맞나요? 따릉이타고 2023/11/25 2,247
1516091 여행가는데요..진짜진짜 따뜻한 바지 좀 알려주세요~ 12 ... 2023/11/25 4,351
1516090 대가족, 겨울여행(1박) 리솜 덕산과 제천 어디가 나을까요 2 ㅇㅇ 2023/11/25 2,313
1516089 해마다 다이어리 쓰세요? 8 ㅈㄱ 2023/11/25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