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혼 시작해서 3개월만에 다 정리했습니다.
처음엔 소송이 장난인 줄아냐..
그래 끝까지 해보자...
돈 몇천 쥐고 그 나이에 애키울수 있나 두고보자 등등 온갖 악담을 다 해대더니..
간통조사받으러 오라는 경찰우편물 받고나더니
제발 사랑하는 내 후배만은 건드리지말라고, 원하는 대로 해준다며 정리해주더군요.
재산나누고 한달에 몇십만원씩 양육비 준다고..
그러더니...
처음 한달 딱 그 돈 보내더니
그 다음달부터는 아이에게 이거쓰고 저거쓰고 그 돈 다 계산하고 보냅니다.
어이없어 싸우다 이젠 지쳤습니다.
저런 애비가 다 있나싶어 안 그래도 불쌍한 딸내미가 더 불쌍하고...
회사에서 감사받게되었다고, 나보고 회사에 알렸냐고 폭언을 퍼붇질 않나..
그나마 그 회사 규정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남편과 그 상대에게 조심하란 말로 끝났다고 합니다.
규정이상의 식사대접 받았다고 파면되는 사람도 있었다던데,
그에 비하면 그 둘의 죄값은 너무 가볍네요.
그러던 중
전남편과 그 사랑하는 후배가 소송 기간도중에 주고받은 편지?를 보게되었습니다.
왜 이런 걸 내가 보게 놔두는지..일부러 그러나 싶고..
그렇다면 왜 그런 생각을 할까? 참 특이한 정신세계다 싶고..
서로 자기야를 남발하면서 첫사랑하는 애들 마냥
하루 전화, 문자 못하니 너무 보고싶다 자기야,,,등등 참내.
나이 낼모레 50인 남자하고 40인 여자도 이렇게 귀엽게 편지쓸수있구나 싶고..
내용 중에 자기가 아주 대단한 여자와 살다 이혼하게 된 것도 아니고
아주 꽝인 년이랑 살다 이혼하는 건데 왜 주변에서 나에게 욕을 하고 수근대냐고...
(아마 회사내에서도 소문이 퍼져 그 과 과장님이 너에게 실망했다 등등 전화했었나 봅니다.)
그런 꽝인 년을 고른 자기(전남편을 이리 부르더니다..) 안목이 더 의심스럽다고..
그리고 또
아마도 전남편이 자기없는 동안(그때 출장을 일주 정도 댕겨왔습니다) 내가 무섭게 하면
여동생(저에게는 시누였지요)에게 연락해서 도와달라하라고..
기가막혔습니다.
안그래도 남편쪽 사람들이 왜 이리 조용한지(그 집 분위기로 보면 자기 아들 간통죄 고소당할 정도여도
오히려 저에게 소리지르고 쳐들어올 그럴 사람들인데..아직 아무 말이 없습니다.) 궁금했는데..
그동안 나만 그 여자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나 싶은게, 벌써 세번째 며느리 들어오나 생각도 드네요.
잊자 잊자 그런 놈 선택한 내 눈을 찌르자하며
아무 말없이 해달란 대로 다 끝내주고 난 기막힌 속을 달래고 있는데..
이런 글을 보니..
이 집 식구들의 수준 정말 상상이하인듯하고..
며칠 전 알게된 또 하나 사실..
딸아이가 장어요리가 tv서 나오니, 나 저 요리 엄마없을때
아빠회사 여선생님이랑 고모랑 먹으러 갔었다..맛있었어...
허 참...
이 대목에선 아이아빠와 그 고모라는 사람의 정신세계가 다시 궁금해졌습니다.
자기들끼리 만나는 것도 참 기가막히는데, 그런 자리를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그 요리가 목으로 넘어갔을까요?
나중에 나중에 아이가 자기 아빠가 그런 자리에 자기를 데리고 나갔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직 저는 아이에게 부모의 이혼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차마 입이 안떨어집니다.
그 고민을 여기 올렸더니 사실대로 차분히 설명해주어야 한다는 조언도 여러분들께서
해주셨는데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아빠는 나중에 크면 아이가 자기 이해할거라 아주 굳게 믿고 있드라고요.
뭐가 그리 당당한지..저도 궁금합니다.
이런 사람을 일주일마다 주말에 보고 있어야 하는게 너무 괴롭습니다.(면접교섭권인가 뭔가는 아주 자상한 애비처럼
요청하더군요. 매주 요청해놓고 한달에 한 두번만 오긴하지만 ..)
아이보는 앞에서 만이라도 표정관리 잘해서 아이가 불안해하지않고
보통의 가정집 분위기를 연출해줘야 하는데
표정관리가 안됩니다.
저도 모르게 굳어져버리고 예민해집니다.
그 느낌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다 내가 정말...
한바탕해주고 끝내지 못한 것도 홧병이 날 지경인데...
어제 책에서 우울증 판별법을 봤는데, 딱 제 조건입니다.
벌써 병에 걸려버린 건가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이러다 정말 미쳐버리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무섭고..
우리 아이가 등록금없어 대학 못가는 그런 처지가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니 무섭고...
이혼후에 이런 것때문에 힘들어질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이혼 선택은 정말 탁월한 선택, 가장 잘 선택한 일이라 생각하는 것은 바꾸지 않을 겁니다.
아이가 나중에 참지못하고 이혼해버린 엄마를 원망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저는 당당하게 말할수 있습니다.
그저 아이가 잘 자라고
이혼한 집 아이라 놀림받지않고
시집가서도 기죽지 안고 잘 자라기만..빌어볼 뿐입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이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