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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90일째

90일 조회수 : 1,998
작성일 : 2023-09-02 18:02:50

집이 크진 않지만 살면서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 크고작은 사건사고들로 그날그날 닥치는대로 살다보니 치우지 못하고, 때론 찾지 못해 중복 된 물건들도 많은 채 오랜 세월 살게 되었고,, 집에 있으면 뭔가 해야할 일이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책을 읽으려면 카페로 도서관으로 피하고 싶어지고 여행을 계획하게 되고..번뇌의 근원인 집과 맞닥드려 해결할 생각을 못하고 피하려 하기만 했다는 걸 깨달은 게 90일 전 일이었습니다

道가 과거나 미래로 가는 마음을 현재에 두는 것이라는 뜻에는 마음 속 번뇌도 피하지 말고 바로 마주하라는 것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불현듯, 미루면서 번뇌를 짊어지지말고 바로 당장 해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유전자에 깊이 새겨진 게으름을 단숨에 깨트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 날이 그날이었습니다

 

조계종 육조 혜능 스님이 출가하기전 생계를 위해 나무 팔러 시장에 갔다가 어느 스님이 금강경을 외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그러다 應無所住而生基心(응무소주이생기심)이라는 글귀에 이끌려 스님을 뵙게 되고...훗날 육조 스님이 됩니다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라는 뜻인데 無爲法(무위법)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도와줬으니 고마워하겠지? 하는 생각 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베푸는 것과 같이 우리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것에 적용이 됩니다

양궁 선수들에게 코치가 비법을 가르칠때 활과 그것이 하나 되게 하라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그것이란 응무수주이생기심, 머무는 마음없이 온전히 마음을 내는것을 말합니다

그 마음이 본래의 나, 부처의 자리, 하나님 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예술적 작품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나온 작품들이고 그런 작품들은 시대 인종 성별 빈부 사상 차이없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고 합니다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은 머리가 특별히 좋은게 아니라 공부만 생각하고 공부만 하기때문입니다

공부 못하는 사람들은 머리가 특별히 나쁜게 아니라 공부하면서 딴생각하고 딴짓 하기 때문입니다

공부 잘하는게 좋은것이고 못하는게 나쁜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차이입니다

본래의 나, 부처의 자리, 하나님..그 자리에서 머무는 것, 그것이 몰입입니다

몰입 강의로 유명한 황농문 박사님은 IQ와 상관없이 누구나 몰입만 할수 있으면 훌륭한 박사도 될수 있다고 합니다

 

집이 지저분해도 청소 할 마음이 안나면 그냥 편히 지내면 됩니다

청소해야 된다는 부담은 있고 하기는 싫을때가 문제입니다

이럴때 응무소주이생기심,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움직이는 겁니다

법륜스님이 무기력하고 게을러서 걱정이라는 상담자에게 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가만히 누워 있을거 같냐고 물어봅니다

무기력 , 게으름..이런 감정도 그냥 생각일 뿐입니다

생각을 하지말고 그냥 본래 내 자리에 내맡기면 됩니다

 

글로 표현할수 없는 내용을 짧게 올리려니 아쉽습니다

 

저녁에 강아지 데리고 길냥이 밥주러 다녀오면서 산책 하고 늦은 저녁 해 먹다보면 댓글은 다음날에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T님, 불편한 몸도 내 몸이니 힘들어도 나랑 함께해야지 어쩌겠니, 하면서 사이좋게 가시다보면 어느 새 좋아지고 있을지도 몰라요

동물해방 책은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IP : 14.49.xxx.105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철학
    '23.9.2 6:12 PM (183.102.xxx.207)

    님의 글은 점점 철학책의 한 페이지를 읽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 2.
    '23.9.2 6:19 PM (223.62.xxx.115)

    공감하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3. 감사합니다
    '23.9.2 6:26 PM (222.99.xxx.166)

    예의 그 게으름에 우울감에 또 손 놓고 있었지만
    하루에 쓰레기라도 꼭 버리고는 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4. ....
    '23.9.2 6:34 PM (121.190.xxx.131)

    응무소주 이생기심은.저도 알고 있는 말이고 뜻도 대강은.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청소에도 이렇게 적용할수 있다니 대단하십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그냥 그일을 할때는 그일만 한다는 거네요.
    공부하면서 놀러갈 생각,
    청소하면서 귀찮다는 생각,
    운동하면서 이걸 해서 뭐 살빠지겟나 하는 생각 없이요.
    감사합니다

  • 5.
    '23.9.2 6:36 PM (175.209.xxx.172)

    월글님이 득도하고 계시는것 같아요.
    지금 집이 너저분한데 밥 먹고 저도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 6. ..
    '23.9.2 6:56 PM (223.39.xxx.92)

    언니!!!!! (그냥 이렇게 불러보고 싶었음)
    팬입니다 ㅎㅎㅎ
    좋은글 잘 읽고 있어요

  • 7.
    '23.9.2 7:03 PM (211.234.xxx.39) - 삭제된댓글

    길냥이밥 까지
    너무 멋진분이에요ㅡ

  • 8. ..
    '23.9.2 7:57 PM (118.235.xxx.77)

    저도 마음 먹은 건 실천력이 꽤 있는 편인데
    정리정돈은 원글님 글 보고 이틀 하고 중단 상태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글 읽을 때마다 자극은 또 부지런히 받고
    돌아서면 역시나 다른 데 정신이..
    응무소주이생기심! 덕분에 다시 새기고 갑니다.
    계속 보고 싶은 글!

  • 9. 멘토님
    '23.9.2 8:03 PM (1.235.xxx.144)

    응무소주 이생기심

    불안장애에..늘 게으로고 미루는 제게 딱 필요한 말입니다.

    직진녀 할게요.ㅋ

    고마와요. 기억할게요.

  • 10. 응원해 주셔서
    '23.9.2 10:22 PM (14.49.xxx.105)

    감사합니다^^

    저도 90일째이긴 하지만 초반엔 왕창 해 치우기도 하고 지치면 건너 뛰기도 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정리할게 거의 없어지니 청소하며 사소한거 하나씩 버리는 정도입니다
    물건을 좀 더 신중하게 들이게 되고 될수 있으면 들이지 않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어 갑니다

    저의 변화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행복한 하루 마무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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