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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부터 정리 들어갑니다. 65일째

65일 조회수 : 2,185
작성일 : 2023-08-08 17:18:37

큰 것들은 다 치우고 자잘한것들만 남으니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집안 풍경입니다

 아이둘이 각자 따로 생활하게 되니 집에 있던 그릇과 냄비등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처치 곤란이었던 물건들이 사용처를 찾아 떠나게 되니 후련합니다

백화점 주방용품 코너를 돌며 신혼집 살림 마련하듯 이쁜거 골라가며 사준것들은 눈치 빠른 작은 애가 들고 가버렸고 그런것에 좀 덜 민감한 큰애 집에는 보잘것 없는 것만 남겨져 있는데, 이제는 백화점 돌아댕길 에너지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집에서 예쁜것들로 골라서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 왜 안보내냐는 말이 없는거 보면 아직 집에서 컵라면도 안끓여 먹는거 같습니다

오늘은 큰 아이에게 보낼 주방용품 꺼내 한쪽 구석에 뒀습니다

다이소 가서 뽁뽁이 사다 포장해서 보내주면 부엌도 한결 가벼워질거 같습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 제사를 올해부터 저희 집에서 할 예정이라 제사용품이 많아도 어쩔수 없이 보관해야 합니다

큰 냄비나 그릇들도 일년에 딱한번 쓰기 위한것이지만 필요한것이니 보관해 둬야 합니다

 

결혼하니 저도 시어머니가 장난아니게 파워 있고 말씀도 거침없으셨는데 저는 상처 받을때도 있고 때론 강력하게 반항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부모님께 해야할 일은 하고 마찰이 생길땐 맘에 담아두지 않고 바로 반박했습니다

시부모님과 며느리간 생각 차이를 이렇게 좁혀가며 살아온것이지요

작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어머님 혼자 남으셨는데 다른 자식들에게 재산 다 넘겨주고 개털(?)된 지금에야 저를 자꾸 찾으십니다

맛있는 음식 해놨으니 먹으러 오라구요

전 또 손맛좋은 어머님 음식에 혹해서 달려갑니다

 

다른 아들, 며느리 섭섭한 말씀 자꾸 꺼내시는데 이제 그만 잊으시라고 합니다

혼자 계셔서 섭섭한 일만 자꾸 떠오르는 거 같은데 과거일 생각하면 저도 어머님께 할 얘기 넘친다구요

과거 일로 오늘까지 힘들게 살지 마시라고 당부드립니다

저까지 발길 끊을까봐 안절부절 하시는 모습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자식 위해 한평생 일만 하셨는데 자식들은 그 고생은 몰라주고 재산을 더줬니 덜줬니로 섭섭해합니다

더이상 불평하는 소리가 들리면 나중에 유류분 청구소송해서 제가 찾아올수도 있다고 경고 했지만 재산때문에 사람속이 옹졸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고 있노라면 역시나 마음이 모든걸 좌우한다는 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친정에도 그런 형제가 있습니다

저런 고생을 자식 아니었으면 할 엄두도 못냈을텐데 힘들게 고생하시며 교육시켜준 아버지께 감사한 마음보다 재산이 한푼이라도 누구에게 더 갔다며 불만인 형제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부모였다면 공평하지 못하다는 불만은 없었을까요?

저는 제가 알아서 잘 살아온 사람이라 양가에서 물려받은게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또 잘 사니까 당연히 안받아도 되는거라고 지들끼리 단정짓고 지들끼리 다툽니다

 

제사얘기 하려다 글이 산으로 갔네요

재산땜에 아무도 제사를 안지내겠다 할거 같아 제가 자진해서 지내겠다고 했고 그래서 제사용품이 집에 자리잡고 있는것입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감사할일이 없으면 정리할 물건 찾듯이 감사할 일을 찾아서 매사에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인생이 술술 풀립니다

잘 풀려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다보면 잘 풀립니다

그건 제가 보증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IP : 14.49.xxx.10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습니다.
    '23.8.8 5:23 PM (218.39.xxx.130)

    잘 풀려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다보면 잘 풀립니다 2222222222

  • 2. 정리왕
    '23.8.8 5:39 PM (221.155.xxx.95)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3.
    '23.8.8 5:48 PM (14.44.xxx.94) - 삭제된댓글

    자수성가한 분들은 다 위대해보여요
    요즘 자식들은 부모에게 뜯어먹을 게 없으면
    연락을 끊더라구요
    감사하다 보면 잘 풀린다 좋은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 4. 저도
    '23.8.8 5:57 PM (222.99.xxx.166) - 삭제된댓글

    감사해요.
    저는 정리 2일차네요
    매일하지도 자주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하려고 해요
    오늘은 화장대옆 작은책장 꽉 들어찬 책과 잡동사니들을 치워버렸어요 이 더위에 책과 쓰레기 버리러 다섯번쯤 들락날락했네요
    비우고 공간이 생기니 좋네요
    할게 너무 많은데 조금씩 해나갈게요

  • 5. sarah
    '23.8.8 6:07 PM (221.138.xxx.204)

    정리글이 아니라 철학자 글같아요
    매일 꼭 찾아서 읽어보게 되네요
    존경합니다

  • 6.
    '23.8.8 6:18 PM (211.216.xxx.107)

    멋지십니다
    잘 풀려서 감사하는 게 아니라 감사하다보면 잘 풀립니다
    새길 구절이네요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

  • 7. 응원해 주셔서
    '23.8.8 6:18 PM (14.49.xxx.105)

    감사합니다^^

    "마음은 공짜"
    돈 한푼 안드는 무한한 내 마음을 모든 생물들에게 퍼 줄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있고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늘에서 재물을 내려 주려해도 마음이 작으면 그 정도밖에 못 채워 줍니다
    많이 받고 싶으면 마음을 마구 넓히면 됩니다
    마음은 지구, 우주보다 몇배 몇천배,아니 무한대로 넓습니다
    까짓거, 땡전 한푼 안드는 데 마구 마구 키워 보세요
    저도 키우는 중입니다^^

    정리도 할수록 마음이 투명해지고 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투명하게 넓게, 그런 마음 가질수 있도록 모두 화이팅 합시다!

  • 8. ..
    '23.8.8 6:22 PM (39.115.xxx.102)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꾸준한 글 감사합니다!

  • 9. ...
    '23.8.8 6:46 PM (211.196.xxx.204) - 삭제된댓글

    원글님 따라 행동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아름 다운 가계 1차로 왕창 넘기고~내일 2차로 왕창 ~
    또, 넘기는 날짜 잡았습니다.. 시원하고 게운합니다....
    집안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 10. ..
    '23.8.8 7:15 PM (122.36.xxx.160)

    미니멀이라는것은 물건만 정리하는게 아니라 욕심ㆍ원망ㆍ잡념까지 함께 버리는 행위네요.
    철학이 있는 비움에 동기 부여 받습니다.~^^

  • 11. ㆍㆍ
    '23.8.8 7:30 PM (118.235.xxx.78)

    올려주신글 잘읽고 배워갑니다

  • 12. 아 윗님
    '23.8.8 7:31 PM (222.99.xxx.166) - 삭제된댓글

    저 오늘 정리하면서 옛날 퇴사할때 사직서를 발견했어요 출력을 두장했던것같은데 한장이 수첩에 끼워져있었어요
    그 당시 맘에 상처가 많았는데 그걸보니 감회가ㅠ
    쫙쫙 찢어서 버리고 나니 후련하더만요.

  • 13. . .
    '23.8.8 7:42 PM (211.221.xxx.212)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4.
    '23.8.8 8:19 PM (112.171.xxx.71)

    정말 멋지세요!!

  • 15. 하늘
    '23.8.8 8:50 PM (121.129.xxx.114)

    회원된지 수년인데 댓글쓰려 일부러 로그인하려니 비번이 틀려 겨우 겨우 했네요.
    글 잘보고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물건비우기가 아니고 마음비우기 인거 같습니다.
    20 여년을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엄두를 못냈는데 오늘 쓰신 글을보고 큰 깨달음이 오네요.
    감사합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꼭 시작해야겠습니다.

  • 16. 동참 43일째
    '23.8.9 1:24 AM (121.167.xxx.7) - 삭제된댓글

    집중적으론 못했지만 하루 일상을 꽉 채워 살아 뿌듯합니다.
    양말 건조대? 빨래 널 때 쓰는 걸 버리려고요. 천년 만년 쓸 줄 알았는데 고장이 났습니다.
    에어컨 쓰느라 전기 요금이 누진 구간으로 들어서서 요즘 건조기를 덜 쓰고 있어요. 빨래가 바짝 마르니 그것도 기분이 좋습니다.
    용도가 다해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감상은..속이 시원하다는 겁니다.
    나가는 물건도 있고 들어오는 물건도 있습니다.
    작년에 선풍기 두 대가 수명을 다해서 없어졌어요. 올해 버티다가 서큘레이터를 하나 샀어요. 가격을 후순위에 두고 기능과 디자인을 우선 보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했던 건데 물건이 마음에 듭니다. 요긴하게 잘 쓸 것 같고 자리도 덜 차지해서 좋습니다.

    전 시가가 멀어서 주무시고 가는 손님이 많았어요. 친정 엄마가 시가에 식구 많다고 살림살이를 많이 장만해주셔서 지금도 20명 손님은 가능할만한 살림이 있어요.
    어머니가 편찮으시고는 더 이상 오지 못하시지만..
    집을 싹 정리하면 집으로 초대하고픈 사람도 많습니다.
    요리에 취미가 없어서 솜씨도 별로지만요. 다른 사람을 정성껏 대접해서 잠깐의 휴식을, 기쁨을 주는 일은 참 보람이 있어요. 아이들에게도 자꾸 타인을 만나는 경험도 되고요. 사람때문에 상처 받기도 하지만, 사람 덕분에 살아나기도 하니까요.

    원글님 글 고맙습니다. 어째 때문에 오늘을 힘들게 살지 말고, 앞날의 걱정도 오늘로 끌고 와 불행하게 살지 말아야겠습니다. 항상 기쁘게^^

  • 17. 동참 43일째
    '23.8.9 1:27 AM (121.167.xxx.7)

    집중적으론 못했지만 하루 일상을 꽉 채워 살아 뿌듯합니다.
    양말 건조대? 빨래 널 때 쓰는 걸 버리려고요. 천년 만년 쓸 줄 알았는데 고장이 났습니다.
    에어컨 쓰느라 전기 요금이 누진 구간으로 들어서서 요즘 건조기를 덜 쓰고 있어요. 빨래가 바짝 마르니 그것도 기분이 좋습니다.
    용도가 다해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감상은..속이 시원하다는 겁니다.
    나가는 물건도 있고 들어오는 물건도 있습니다.
    작년에 선풍기 두 대가 수명을 다해서 없어졌어요. 올해 버티다가 서큘레이터를 하나 샀어요. 가격을 후순위에 두고 기능과 디자인을 우선 보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했던 건데 물건이 마음에 듭니다. 요긴하게 잘 쓸 것 같고 자리도 덜 차지해서 좋습니다.

    전 시가가 멀어서 주무시고 가는 손님이 많았어요. 친정 엄마가 시가에 식구 많다고 살림살이를 많이 장만해주셔서 지금도 20명 손님은 가능할만한 살림이 있어요.
    어머니가 편찮으시고는 더 이상 오지 못하시지만..
    집을 싹 정리하면 집으로 초대하고픈 사람도 많습니다.
    요리에 취미가 없어서 솜씨도 별로지만요. 다른 사람을 정성껏 대접해서 잠깐의 휴식을, 기쁨을 주는 일은 참 보람이 있어요. 아이들에게도 자꾸 타인을 만나는 경험도 되고요. 사람때문에 상처 받기도 하지만, 사람 덕분에 살아나기도 하니까요.

    원글님 글 고맙습니다. 어제 때문에 오늘을 힘들게 살지 말고, 앞날의 걱정을 오늘로 끌고 와 불행하게 살지 말아야겠습니다. 항상 기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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