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인텐 카페에서 허락받고 퍼 왔어요
출처
https://m.cafe.daum.net/10in10/1pRl/1371608?svc=cafeapp
2000년대 초중반에 교직에 입직한 현직교사입니다.
이제 약 2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중견교사로서 교직 환경 등 변화상을 간단하게 느끼는 대로 음슴체로 전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전 중소도시 시골과 도시학교에서 근무 경험있으며 개인별로, 지역별로, 교직입직 시기별로 느끼는 바 차이가 있음을 참고해서 이해하세요.)
◆우선 2004년 전후: 교직입직 당시
☞ 이시기 큰 변화요인: 방과후학교 전면 시행
☞교직내외부환경:
교사의 사명감을 어느 정도 요구받기도 했지만, 교사들 스스로도 사명감이 없으면 부끄러운 분위기였음. 방과후학교가 2005년경 전면 시행되며 2시 전후 하교하던 아이들이 4~5까지 학교에 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사실상 지방 중소도시는 강사를 구할 수 없어 교사가 4~5시까지 애들 데리고 있는 경우가 제법 있었음.)행정업무를 위한 시간 등이 없어지며 엄청나게 지방 중소학교는 바빠졌음) 그때 당시 체벌은 이미 초등의 경우 2000년대 이후 거의 사라져있었음. 학교에서도 체벌은 거의 못봤음. 교권은 그때 당시도 약화 추세이긴했으며, 학부모 민원은 정도의 차이지 있었으나, 소송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환경임.
☞ 경제적환경:
초봉(시간외 포함) 2400~2700만 정도로 그 당시 주요대기업 3천~3300만 정도와 비교해 열등감 가질 정도는 아니었음(김대중정부때 공무원 보수 현실화 등을 추진해 나쁘지 않았음) 비슷한 레벨의 친구들이 대기업, 공기업에 다녔는데 연금, 방학 등 감안했을 때 오히려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상당수였음. 본인도 괜찮은 수준이라 생각하며 만족. 부부교사면 사회적으로 중상이상은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가득했음.
즉 교권은 약화 추세였으나, 교사들은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부끄러운 분위기였고 학급에서 크게 제약받지 않고 비교적 소신껏 학급경영을 할 수 있었음. 그래서 학생과 교사 사이에 장벽이 느껴지진 않았음. 또한 경제적으로는 시간대비 나쁘지 않다고 느꼈음. 교직이 안정적이고 보람있는 직업으로 느껴지는 환경이었다고 느낌.
◆2010년대 전후
☞ 이시기 큰 변화요인: 학생인권조례 및 아동학대법 및 아동복지법 등 강화, 공무원연금 개혁
☞ 교직내부환경:
학생인권조례 제정 및 아동학대법 시행(전면 체벌 금지). 사실 아동학대법은 가정에서의 폭력 등으로 가정내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 시행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이게 학교를 향하면서 학교 현장에 핵폭탄급 불행의 씨앗이 됨.
☞ 경제적환경: 2000년대중반 부동산 폭등 및 경기침체, 미국서브프라임 경제 위기 등으로 입직 후 5~6년째 동결 또는 1%내외의 급여 상승함. 국가경제가 어려우니 좀더 참으면 상식적으로 올려주겠지 생각함. 국가를 믿었음. 한편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연금이 반토막남. 말그대로 미래 노후가 박살남.
이 시기가 학교 붕괴의 출발점이 된 시기라고 보여짐. 하지만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지 않아 아직은 아동학대,아동복지법 등 법률정보가 교사,학부모에게도 제한적이었던 시기여서 소송 및 판결 사례도 별로 없었음. 한편 일방적 연금 개혁으로 교사의 미래 노후가 실질적으로 위협받기 시작함.
◆2018년대 전후
☞ 이시기 큰 변화요인:최저임금 인상,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소송 폭발적 증가 그러나 내부적으로만 알려짐.
☞ 교직내부환경: 아동학대 등 고소가 만연해지기 시작했으며 교사들이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음. 수많은 아동학대 사례를 뉴스가 아닌 주변 동료를 통해 직접 목격하기 시작함. 심리적 붕괴의 시작. 신규때부터 해마다 만들던 학급문집 등 굳이 만들 필요성을 상실함. 이때부터 심리적으로 이미 학생들과의 거리두기로 나를 지켜야만 한다는 걸 반복적으로 느꼈음. 비슷한 연배는 다 그렇게 느꼈음. 또한 아동학대 및 학폭 처리과정에서 관리자들이 책임은 지지 않고 교사 개인에게 전적으로 떠넘기며 교사들의 담임기피, 비선호업무 기피 등이 심각해짐. 개인적으로는 담임을 하면서도 반학생 이름이 잘 기억에 남지 않기 시작함. 정말 희한한게 그 이전까지는 모든 학생 이름을 기억함. 즉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연히 느끼게 됨. 사명감이란 낱말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됨. 또한 교사와 제자의 관계가 직업적인 만남 이상도 이하도 아닌 관계로 받아들여짐.
☞ 경제적환경: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며, 교사의 초임급여가 최저임금 수준이란 걸 알게됨. 충격이었으며 경제적인 면에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짐. 이때까지 급여가 십여 년 째 거의 오르지 않으며 경제적 압박감을 상당히 느끼기 시작하고 부부교사를 해도 이젠 중상으로 거의 살 수 없음을 느낌. 교사 혼자 벌면 기초생활수급, 둘이 벌어야 보통이라고 자조적으로 동료교사들이 얘기함. 그래서 상당수의 교사들이 투자 등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생존을 위해 교육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됨. 각자도생이 이때부터 완전 보편화됨.
◆2020년대 이후
☞ 이시기 큰 변화요인: 각자도생 그리고 이탈 아울러 학교 내부의 심각한 문제가 곳곳에서 외부로 표면화 및 학교 붕괴
☞ 교직내부환경:
완전 붕괴단계로 접어듦. 매일 가야하는 직장인 학교에서 내가 언제 소송 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대부분의 교사에게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늘 가슴 한켠에 지니게 함. 이 자체만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이며 지금도 진행중임. 대부분의 교사는 비교적 매우 성실하고 모범적인 성향의 학생들었기에 평생 경찰, 소송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삶을 산 사람이 대부분임.
그래서 이런 상황이 도저히 적응이 안 됨. 내가 왜 소송 걱정을 하며 매일 살아야 되는지 도대체 이런 직장이 어디 있는지 분노가 극도로 쌓임. 학급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게 수업 빼고는 아예 없음. 담임이란 제도는 교사에게 오로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짐. 학급경영 또는 수업에서 가만히 있으면 신고는 당하지 않으니 다행이고, 열정을 갖고 여러 활동을 할 경우 민원 등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열심히 하라고 하지 못함. 심지어 관리자도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할 지경에 이름. 학교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으니까. 교직계 내부에서는 사회가 미쳐 돌아간다고 이미 공공연하게 돌고 있었으며 수많은 교사가 자살, 정신과 질환, 아동학대로 인한 송사 등 최악으로 치달음.
그런데 이걸 교육관련기관 어느 곳도 교사를 도와주지 않음. 상부기관은 학교폭력 및 학생지도 등 메뉴얼을 줘야함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메뉴얼을 주지 않다보니 늘 교사는 애매모호한 규정 속에 희생양이됨. 관리자는 원래부터 민원만 신경쓸 뿐 권한은 행사하면서 책임을 교사에게 전적으로 떠넘김. 오로지 개인의 능력 문제로 치부함. 교육청은 아동학대 보도가 나오면 전광석화의 속도로 교사를 징계하기만 함. 장학사는 같은 교사출신이면서 스스로 교육부의 손과 발이 되어 전혀 교사에게 도움을 주지 못함. 같은 교사의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교육부의 앞잡이가 되는 간첩이 되어버린 사람들임. 여기에 언론은 교사의 아동학대는 가십거리인양 크게 보도하며 조횟수 장사를 해댐. 언제나 그렇듯 교사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손쉽게 뉴스 한켠을 가장 많이 장식하는 직업이라고 자조하며 늘 한탄함. 언제든 언론의 먹잇감이 되니까.그저 학부모의 연락 한 통이면. 그리고 교사 목숨 끝.
◆현재 교직은
☞ 완전 붕괴된 걸로 느낌
☞ 지금까지 교직은 안정성, 보람 등으로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똑똑한 인재가 모여드는 집단 중에 하나였으나 교대 입결 추락중임. 곧 6학년 수학 심화 문제 못푸는 선생님들이 교실에 쏟아져 들어올 거라 생각됨. 악순환의 시작임.
☞ 저경력 교사들의 동요가 극심함. 매일 보는 뉴스, 현장 상황이 극도로 비관적임.
◆ 무엇이 문제
☞뿌리깊은 입시구조가 1번이지만 이건 논외로 하고
☞ 아동학대법(현재 이게 압도적임)
- 교직을 최악의 직장으로 만들어버림. 교직의 안전성을 완전히 무너뜨림과 동시에 학생과 선생님 사이 넘을 수 없는 거대한 허들을 만들어 버림. 학교가 거대한 법률 시장이 되어버림.
☞ 학교폭력
-전문성이 없는 교사에게 학교에서 일어난 갈등을 교육적인 관점이 아닌 법대로의 해결 방식을 도입하여 어른들의 싸움판으로 만듦. 사소한 갈등도 학교폭력 사안으로 올라가 어마어마한 업무 가중 및 학교 소송 남발, 업무 기피
☞ 교사에게 책임만 부여하고 권리를 주지 않는 교육청 및 관리자
-기승전결 학부모의 눈치만 봄. 정말 필요 없음. 교직계에선 교육청을 교육징계청이라고도 함. 정당한 교원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고 대응해주기 보다는 늘 징계만 하고 교원의 최대 적중의 하나임.
◆여기서 아동학대법의 무서움을 말하자면
☞아동학대 신고만 들어와도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직위해제됨.(유죄추정).그리고 만약 아동학대 관련 벌금형이 나오면 파면 등 교원 직위 박탈 아울러 관련 직종에 10년 정도 취업 금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접수가 들어오면 교장이 교사를 경찰에 신고(아동학대는 인지하는 순간 신고하도록 되어 있음)함.
-이게 정말 미친 법임. 직원을 관리자가 신고해서 경찰 수사 받게 함.
☞아동학대 관련 학부모의 신고에 무죄로 밝혀져도 학부모를 무고죄로 소송 할 수가 없음.
☞학부모는 잃을게 없고 교사는 잃을 것 뿐임.
◆현직 교사들은 지금 이걸 원한다.
☞ 교사들이 아동학대 등 소송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 (아동학대면책권이 아닌 생활지도권을 달라)
☞아이들을 책임질테니 그에 걸맞는 권한을 법적으로 달라.
☞현장에 정확한 메뉴얼을 달라.
☞제발 소속 교원을 교육청과 학교가 보호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라.
이게 제가 교직에 종사하면서 느낀 흐름입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썼으니 흐름 파악에만 참고하시고
지금 교사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학교의 실상을 아시고 지지와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이하게도 교직에서 이직을 고민하는 대부분의 선생님은 교직을 참 사랑하지만 현재의 불안전한 환경 때문에 이직을 고려하지
교사로서의 삶을 원하시는 분이 엄청 많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