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가 사용하던 방에 손대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도 한바탕 정리한거 같은데, 그때 뭘 한건지 정리해야할 물건이 한 트럭입니다
사실은 작은아이가 대학 입학하자마자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3~4년정도 전쟁같은 날을 함께 보냈었습니다
저에게 쏟아붓는 비난과 원망을 어떻게 해야할지 저는 아는 게 전혀 없었거든요
아이가 저에게 엄마는 그냥 가만히 듣고 '미안하다, 너가 참 힘들었겠구나' 이렇게만 얘얘기해주면된다고 가르쳐주더군요
아이의 비난에 억울함이 컸지만 꾹 참고 가르쳐준대로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럴때마다 뭐가 미안한지 설명을 해보라네요?
응? 시키는대로 대답한것 뿐인데?? 했더니 잘 생각해 보랍니다
뭐가 미안한지 잘 생각해보고 대답하래요
처음엔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다보니 정말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 마음을 아이가 원했던거구나..
진심으로 미안하다 다시 얘기해주고 안아주니 차츰 좋아지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사고처럼 갑자기 들이닥친 급성우울은 그렇게 쉽게 좋아지진 않더라구요
아이도 음악을 하겠다, 미술을 하겠다, 별별 희한한거를 해보겠다..하고 저는 장단 맞춰주다보니 집에 박스도 풀지 않은 장비들도 하나가득이예요
우울하니 마음도 수시로 바뀌는지 평소 호기심 많던 아이는 학교는 때려치고 평범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거 같았습니다
그러다 자기도 지쳤는지 어느 날 방에 쳐박혀 꿈쩍도 안하기 시작했어요
엄마에게 퍼붓던 원망은 걷혀 진거 같았고, 하고 싶은걸 엄마가 못하게 했다고 생각하며 하고픈걸 다 해봤는데 엄마가 말린 이유가 이해가 돼버리고 학교는 그만 둬 버렸고..
거의 일년을 방안에서만 지내다 드디어 독립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워낙 주관이 뚜렷하고 단호한 아이라 말릴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해요
학교는 다행히 재입학이 가능해서 다시 다니게 됐고 지금은 완벽하게 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졸업하면 자기가 엄마 먹여 살릴거니까 그동안만 돈 많이 벌고 있으래요ㅎ
농담도 잘하고 애교도 많고 말도 예쁘게 잘해요
작은아이 방에 손대려니 역사를 얘기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될거 같아 얘기해봤습니다
공부하겠다고 사놓은 책 당근에 내놨더니 순식간에 가져 갔어요
우리애는 어느 하 세월에 공부할지 모르니 정리해 버렸습니다
방에 있던 자잘한 소품들도 다 정리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밖에 볼일이 있어 외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모두가 무탈하게 이 계절을 넘길수 있길 바래봅니다
오늘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