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내가 끓인 시래기 된장국
냉장고 털이를 목적으로, 다시팩+무+연식을 알 수 없는 냉동 소고기 한 줌 +새우 몇 마리
표고버섯 꼬다리를 끓여 된장 풀고, 고춧가루와 마늘 약간(마늘계의 에르메스 의성 육쪽 마늘)
숙성된 시래기의 신맛을 우려하여 끓는 물에 살짝 샤워
국물에 넣어 폭폭 푹푹 뭉근하게 끓인다.
어제도 맛있었는데
그새 숙성된 건지 오늘은 참을 수 없게 깊고 또 깊은 맛이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스뎅 냄비를 바라보니
시래기 된장 수증기가 뺨에 닿는다.
필시 제 얼굴에 반한 나르시스처럼
잠복해 있던 자신의 요리 실력에 흠칫 놀란 아주머니는 된장 내음에 흠뻑 취한다.
그녀는 다행히 아름다움의 절정에 도취된 나르시스처럼 냄비로 다이빙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참지 못하고 적포도주를 디캔팅하며 시래기를 리드미컬하게 씹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