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내 성격, 내 노력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큰 변화는 없을 것을 알기에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아들들이 군에 가있으니 자주 생각나는 일이 있고 과거로 갔다가 현재로 복귀할 수 있다면 과거로 가고 싶은 순간이 있어요.
저 아래에 오늘 훈련소 입소한 아들 이야기를 읽으니
그 순간이 또 생각나네요.
1988년 대학 2학년 여름방학을 맞아 써클에서 지방으로 출사를 갔어요. 지방에서 시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어느날 버스 안은 우리 말고는 손님도 별로 없이 텅텅비어 가고 있었죠. 더위에 지쳐 의자에 쭉 뻗은 모냥새로 반은 넋을 잊고 앉아가던 중 기사님이 정거장에 차를 멈췄어요. 마침 걸어가던 군인 두 명이 기사님에게 뭐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기사님은 얘기를 듣더니 군인들을 태우지 않고 그냥 출발해버렸어요. 출발을 하고 나서야 아까 군인이 한 말을 알아먹었어요.
경상도 사투리로 차비가 없습니더라고 한 거였어요.
아...
짠하고 또 짠했던 그 군인들이 가끔씩 생각나요
버스 타고 가는 우리도 더워서 늘어져 있었는데 그 군인들은 얼마큼을 더 걸어가야 했을까...
왜 그때 우리는 기사아저씨한테 아무 말도 못했나..
지금 돌아가서 기사님~ 제가 차비 대신 내드릴게요
군인들 태우고 갑시다라고 소리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