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고 왕따 마무리

ㅁㅁ 조회수 : 1,858
작성일 : 2023-06-27 23:51:37
초고 여자아이 ..친했던 애들이에요. 나름.
ㄱ이 갑자기 우리 아이가 친구들 욕을 하고 다닌다며 ㄴㄷㄹㅁㅂ에게
이야기를 지어내서 말하기 시작했고(무슨 'ㅈㄴ 역겨워',라고 했다.등),
ㄱ은 찾아오지 말라고 했더니 안오는데 이번엔 ㄴㄷㄹㅁㅂ을 보내더라고요.
애들은 둘,셋씩 짝지어서 쉬는시간 점심시간에 오고, 전화해서
'니가 화장실에 우리 욕 쓰는거 ㄱ이 봤대' 이러는 거에요.
우리 애가 안했어, 너희랑 할말 없어. 해도 계속 더 수상하다며...

그래서 제가 학교 담임에게 알리고, 
제가 절대 아이들 만나러 나가지 말라고 했어요. 하교 할때도 친구랑 하게 하고.
제 판단으로는 ㄱ이 말을 다 지어내서 나머지 애들을 격동시키고
애들은 휘둘리는 분위기였어요. 

오늘도 여럿이 자꾸 전화해서 내려오라고 전화를 안끊길래 
스피커폰으로 같이 듣고 있던 제가
"얘들아 내가 얘 못내려가게 했어. 1:다로 얘기하는건 불공평해.
집으로 와. 너희들끼리 한명씩 얘기하게 해줄게" 라고 했고,
애들이 망설이더니
ㄱㄴㄷ이 왔어요.
애들이 왔길래,
ㄱ이 주동자니깐, 제가 ㄴ,ㄷ,ㄱ 순으로 면담을 배정하고
방에 들어가서 1:1로 말하게 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거실에서 대기.
1:1 대화하는 아이들 뒷말방지용으로 서로 녹음하라고 그랬어요.
(혹시 학폭 등으로 일이 커지면 증거도 될 수 있고 애들 워워 효과도 있고)

거실에서 냉수 한잔씩 주고 덥지? 그랬어요. 
다소 사무적인 그러나 담담하게. 
그러면서 한마디씩 말을 아이들에게 시켰어요.
ㄴ,ㄷ은 정말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더라고요.
(화장실에 우리 애가 애들 욕을 유성펜으로 썼는지)
그래서, 차분하고 조용히 말을 걸었죠.

나: ㄴ아 넌 누구에게 들었니?
ㄴ: ㄱ이요.
나: ㄱ아 넌 누구에게 들었니?
ㄱ: 우리 반 친구가 **이가 화장실 벽에 욕 쓰는거 봤대요(백퍼 뻥이죠)
나: 그래? 걔가 누구야?
ㄱ: 그건 알려드릴 수 없어요. 약속을 해서.
나: 그래? 그걸로 이 사태가 시작되어서 누군지 아주 중요하거든. 그럼 할수없네. 
   너희 엄마와 선생님께 도움을 청할게(ㄱ 동공지진). 그 아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그냥 본것만 사실대로 말하는거라 그 애는 죄가 없으니 겁먹지 않아도 돼. 
   거짓말 한 사람이 있으면 걘 떨리겠지만.
ㄱ: (당황)아, 걔도 **이라고 단정지은건 아니고, 머리스타일이랑 마스크가 **이 같았다고..
나: 아, 그래? 그럼 걔도 확실한건 아니구나. 
    그런데 그걸 ㄱ이는 우리**이 그랬다고 다른 애들에게 다 말했네.
ㄴ: (ㄱ을 쿡 치며) 야, 니가 **이가 확실하다고 그랬다고 그랬잖아. 
------애들 설왕설래--------------

그 외에도 제가 한마디씩 던져서 확인을 하니 ㄱ의 거짓말이 점점 드러다더군요.
ㄴ 현타 온 듯. 나중에 ㄷ에게 ㄱ의 오리발 말해줌.

애들은 한명씩 들어갔다 나오고, ㄱ이 마지막으로 들어갔을 때
남은 ㄴ,ㄷ은 자기들이 오해한것 같다며, 
우리 아이에게 사과했다고 자기들끼리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ㄱ이 말한거 분명히 너도 들었지? 근데 ㄱ이 안했다고 하더라.'.
이런 얘기 나누며 팀 분열...

제가 ㄴ,ㄷ에게
**이랑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니?-- 네.. 
마음이 좀 어때? --저는 이 일을 중학교까지 가져가고 싶지 않아서 오늘 온거라 맘편해요.
잘됐네. 그럼 이 일 이제 여기서 끝난거야? --네....
그럼 더 이상 얘기 안하는 거다.-- 네.
니네 보니깐 우리**를 괴롭게 할 의도는 없었던 것 같아.(애들 끄덕끄덕)
그런데 여럿이 그렇게 한 명을 상대하면 폭력이 될 수 있어. 그러니 앞으로 하진 마.
그리고 마음 안맞으면 그냥 친구하지 않아도 돼.

그러고 난 다음엔 ㄴ,ㄷ이 갈 시간이라며 가길래 시원한 음료수 하나씩 쥐어줬고
용기내서 집에 올라와서 고맙다고 했어요. 
그 아이들은 갔고.

ㄱ만 남았길래, ㄱ이 말 지어내는걸 알기에(학교 선생님들 사이에 유명하다고 담임이 말해줌)
고만 얘기하라고.. 애 방 노크해서 ㄱ을 보냈어요. 
엮여서 거짓말 들어봤자 좋을게 없어서.
걔가 간다길래..그래..하고 쌩하니 빈손으로 보냈어요.

이렇게 일단락은 된 것 같고.
(오늘 안온 ㄹ과 ㅁ은 학교샘에게 주의 듣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네요)
그래도, ㄱ이 이번 일이 첨이 아니고 바로 전에도 다른 애와 그랬다고 하고,
앞으로 우리 애와 종지부를 찍기 위해 
ㄱ의 어머니에게도 이 사실을 알게 해달라고
학교샘께 부탁했네요. 
아마 짧게라도 그 분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다짐을 받으렵니다.

아이가 어리고 약한 편인데, 이번에 제가 코치해주는대로 잘따랐고,
아이들이 나오라고 할 때 끌려가지 않고, 말하자고 건드려도 거부의사 표시하고,
그러니까 애들이 조금 수그러들고 하는거 보면서, 
자신감도 얻은 것 같아요.
아이가 얼굴이 환해져서 너무 편안해 하며 잠들었어요.

저도 며칠 잠 못잤는데 오늘은 편하게 잡니다.



IP : 116.32.xxx.3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모모
    '23.6.28 12:06 AM (222.239.xxx.56)

    와~어머님이 너무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 잘하셨네요
    저도 만약을위해서 공식처럼외우고
    있어야겠어요
    글지우지 말아주세요^^

  • 2. 아이고 ㅠㅠ
    '23.6.28 12:07 AM (221.140.xxx.34)

    현명하게 대처하셨내요... 감
    잘 마무리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 3. 그아이
    '23.6.28 12:40 AM (175.193.xxx.206)

    ㄱ 그아이 진짜 나르성향이네요. 부디 이번일로 반성하고 잘 크길 바래요
    현명한 어머니심.

  • 4. ....
    '23.6.28 9:39 AM (223.38.xxx.184)

    참 지혜롭게 잘 하셨어요.. 어디서 팁을 얻으신건가요? 저런 류는 직접 저렇게 부딪히는 게 제일 빠르더라구요

  • 5.
    '23.6.28 9:52 AM (223.38.xxx.6)

    잘하셨어요 잘됐네요정말!

  • 6. 모모
    '23.6.28 10:01 AM (223.62.xxx.7)

    아이에겐 친구들과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라고
    코치하셨나요?

  • 7. ...
    '23.6.28 10:09 AM (59.9.xxx.138) - 삭제된댓글

    와 어머니 진짜 현명하세요 정말 넘넘 최고입니다 ㅜㅜ

  • 8. ㅁㅁㅁ
    '23.6.28 12:27 PM (116.32.xxx.35)

    어디서 팁을 얻었다기 보다, 고민을 좀 했죠.
    아이가 직접 할 수 있는 부분과 부모가 개입해줘야 할 부분을 분별하려고 했고,
    학교에도 알려서 담임샘과 개입 선을 의논했어요.
    제일 처음에는 그냥 지켜만 봐주시라, 도움 청하면 도와주셔라, 무슨 일 있으면 전화달라고 말씀드림.

    아이에게는 그 아이들은 이제 친구가 아니고 특히 주동자 ㄱ은 말도 엮지 말라고,
    되도록 공격적이지 않은 태도로 만남을 거절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뒤에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퍼다나르며 의혹을 점점 키우고
    ㄱ이 부채질을 계속 해서 아이들이 하교 후에 계속 연락하여 나오라는 상황인데
    일대 다로 다굴이? 당할까봐 접촉 못하게 했어요.
    그리고 반으로 찾아올 때 누가 도와줄 수 있는지 물어보니 몇몇 아이들이
    우리 아이 도와주고 같이 걔네들을 쫓아주고 했다더라고요.

    아이에게 전화로 자꾸 나오라고 그럴 때는
    '나는 할 말 없고, 니들 말 들을테니 우리집 와서 일대일로 얘기하자' 했어요.
    아이가 직접 말한거구요.

    단독 대화할 때는 아이가 알아서 하게 냅두었어요.
    많이 들으라고 했고, 다 듣고 간단히 '내가 한 거 아니야' 라고만 말하라고 했어요.

    아이가 성정이 여린편이라 없는 사과도 몰아부치면 하기도 하길래,
    비실비실 웃지 말고, 쏘아보진 말아도 기 싸움에 눌리지 말라고 했고,
    '미안해'라고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니가 단단하다는 걸 보여주라고.
    그러면서 아이와 대화하면서 아이 마음에 공감해주고 힘들었겠다. 그런데 잘 대처했다
    예전보다 훨씬 많이 커서 자랑스럽다..계속 격려해주고
    통화할 때도 옆에서 계속 잘한다고 오케이 싸인 보내주고 그랬어요.
    아이가 떨려서 눈물이 맺히고 숨이 가빠왔는데도, 잘 얘기 하더라고요.
    대견했어요.

    일이 일단락 되고, 아이와는 이번에 배운거 잊지 말자고.
    친구가 좋다고 다 내주면 나중에 너를 우습게 보니깐
    너 자신을 꼭 지키고 의사표현은 확실하게 하는거
    계속 연습해 가자고 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79929 고1. 통사통과 문의드려요 4 고1 2023/06/28 713
1479928 대형학원은 시대인재 대성인데 10 ... 2023/06/28 2,157
1479927 휘슬러 고쳐쓸까요 풍년 압력솥 살까요? 20 밥솥고민 2023/06/28 3,025
1479926 비 끝난줄 알았는데 7 ㅇㅇ 2023/06/28 3,762
1479925 가짜뉴스 누굴 말하니 3 뻔뻔 2023/06/28 631
1479924 아침운동 한시간했더니 하루종일 잠오네요 5 2023/06/28 1,842
1479923 토스 질문))걷기 보상이 바뀐거 같아요 ... 2023/06/28 1,474
1479922 1954년생 칠순 2 나마야 2023/06/28 2,255
1479921 Intj Intp 다 못됐음 59 ㅁㅁㅁ 2023/06/28 7,985
1479920 초등 남매 데리고 다낭 6 다낭 2023/06/28 1,401
1479919 고1 시험볼때 긴장이 너무 된다고 하는데 어떤걸 해줘야 좋을까요.. 11 road 2023/06/28 1,077
1479918 여자 istj 10 Mbti 2023/06/28 3,534
1479917 내 새끼가 하는 거면 다 괜찮은건가? 1 어우우 2023/06/28 1,318
1479916 도서관이 2km 거리면 걸으시겠어요? 26 2023/06/28 2,889
1479915 막내가 전화와서 우네요(내용펑) 83 ... 2023/06/28 26,155
1479914 부산촌놈에서 에스더라는분 정말 상냥하네요 15 dd 2023/06/28 3,929
1479913 고등아이 변비약 먹일까요? 11 변비약 2023/06/28 775
1479912 Intj들 모여보세요 56 ㅇㅇ 2023/06/28 4,973
1479911 첫 새치염색.... 또르르 3 .. 2023/06/28 1,530
1479910 할머니들 뽀글뽀글 파마머리 궁금해요 13 .. 2023/06/28 3,631
1479909 남의집 밥상 구경 어디서 하세요? 5 ... 2023/06/28 2,017
1479908 깻잎 벌레 먹었어도 먹어도 되나요? 4 아아아아 2023/06/28 1,186
1479907 방울 토마토 꼭지 상했어도 먹어도 될까요? 2 .... 2023/06/28 568
1479906 김건희 또 무혐의 ‘도이치모터스 내부정보 이용’ 11 ... 2023/06/28 1,252
1479905 뜨거운게 먹고 싶어요 6 2023/06/28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