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윗 분 나이든 부모님때문에 힘들다는 글이요
병원 다녀오는 길이에요.
정신과 약 받으러 갈 시기 지났는데 가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고 있었는데
윗 분 글 읽고 댓글 쓰고 점점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어요.
제 시가는 경상도 분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결혼한 지 한 10년 지났을 즈음이에요.
시가 친척한테 성추행 당한 적이 있어요.
정확히는 형님네 남편이죠.
제가 시누들이 좀 많아요.
시누들 가족 행사로 집에 모인 자리에서 점잖던 분이 저를 부르더니 할 얘기가 있다고 앉으라 하더니 제 허벅지를 주물렀어요.
취하셔서 그랬다지만 당시 있었던 사람들은 왜 그래 하며 놀라고
형님도 당신 미쳤어? 하며 뭐라 했어요.
전 어색해지는 게 싫어서 웃으며 있었는데
그 후 한 일 년 넘게 그 분은 가족행사 참여 안 했어요.
물론 시누는 정말 미안하다고 제게 사과했구요.
아무렇지 않은 척 살려고 했어요.
몇 년 후 저희 가족 여행가서 머무는데 또 그 시누부부도 저희 따라 근처 오셔서 여행 즐기셨는데 저 사실 그때 안 편했거든요. 맛있는 거 사 준다 뭐 준다 자꾸 오라가라 부르시는데 그때는 거절 못하고 남편 따라서 그냥 갔었는데 마음은 불편해도 그냥 덮고 지나가야지 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살다보니 그게 그렇지 않았나봐요.
사회적으로 미투사간이 이슈가 된 시기가 있었어요.
그 이후로 잊고 살려고 했던 그 일이 나중에 그 상황을 자꾸 복기하며 내 남편은 그때 뭐했나 하며 남편 원망하게 되고.
코로나 있고 아이 입학하고 학교 선생님 문제로 아이와 제가 힘들었는데
제가 점점 아이들에게 모진 말하는 엄마가 되고 있더리구요.
지방 출장이 잦은 남편은 제가 아이들 챙기느라 말소리 높이면 그게 싫은지 방문을 닫았어요.
그럼 저는 그게 회피하려는 것처럼 느껴져 그게 더 화가 나서
남편에게 미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제 시모도 성추행 현장 봤으면서도 항상 의지하고 편애했던 아주버님과 시누였는데 그 분들이
뭔가 보내거나 챙겨주시면 전 받고 싶지도 않고 좋은 것도 아니고 해서 도로 보내고 싶은 마음인데
형님네한테 잘해라. 잘 받았다고 전화 했냐? 나중에 또 전화해서 확인전화까지.
정말 사람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구요. 치매도 있으셔서 사실 억지쓰시거나 그럴 때 어려운데 감사인사까지 강요하시니.
한참 그렇게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때 그러니 나중에는 그 말하는 시모도 너무 싫고.
부부관계도 문제가 되고 나중에 우울증에 무기력까지 오니
애들한테 영향이 가더라구요.
어찌어찌해서 애들 학교 보내고 나면 스위치 딱 끄듯 침대에서 그대로 누워 밥도 안 먹고 잠만 잤어요.
그러다 아이들 올 시간 한 두시간 전부터 가슴이 벌렁거렸어요. 극도로 긴장된 마음.
아이들 오면 아. 엄마가 오늘 나갔다 와서 바빠서 집을 못 치웠어. 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그제야 밀린 집안 일을 하고.
점점 초췌하고 표정은 어두운 제 모습을 거울로 보니 정말 너무 싫어 거울도 안 보고 살았어요.
아이들 보내고 식탁 치우는데 물컵이 엎질러졌는데 그냥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도 넘어진 컵을 보고도 멍하니 보며 치우고 싶지 않고 그대로 흐르는 채 두고 침대로 들어가 누웠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들때문에라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정신과 찾아갔어요.
심리상담 선생님 얘기 중에 하신 말씀 중 가장 위로가 되는 말이
가족이라도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인연을 끊어도 좋다고 하셨어요. 남보다도 공감 못해주고 남보다도 못한 관계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여튼 계속 머릿속에 원망, 분노, 저에 대한 화 등등 여러 감정들 때문에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아이들도 겨우 겨우 학교 보내고 삶이 피폐해졌어요.
결국 남편한테도 내가 정신과 다닌다 했더니 본인도 충격 받았고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 그 친척도 싫고 원하지 않는 거 받으면서 지금도 괴로운데 그런 내게 그런 이들에게 감사하라고 하는 시모 말이 더 상처받고 싫다고. 악을 쓰며 말했어요.
저도 예전에는 착한 며느리병 걸려 할 말 못하고 참고 살았는데
그거 다 병되더라구요.
전 제 부모한테 마음 아프실까봐 말 못했지만
부모면 내 편이 돼줘야지요. 울 부모님은 그러실 분이에요
그런데 오늘같은 날은 누구에게 말할 사람이 없네요.
동네 친한 언니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너무 친한 내 자매들에게도.
오늘 커뮤 올라온 글을 읽는데 괜찮아졌다고 했던 게 아니었나봐요.
화가 너무 나고 과거에 대한 기억과 감정들이 분노로 몰아치는 게
안 되겠어서 미루던 병원을 갔어요.
정신과 쌤은 보통 약만 처방해 주시는데 오늘은 제가 그런 얘기하는 게 당황스러우신지 처음 병원 내원했을 때 임상심리상담 쌤 계신 곳 소개해 줄테니 거리 가라며
시간이 다 됐다는 애기만 두 세번하시고 상담을 따로 받으라 하는데 오늘따라 참 섭섭하네요.
남편은 비가 오니 병원 앞으로 마중왔는데 제가 목소리가 가라 앉으니 무슨 일 있냐며 약은 먹었어 하는데 갑자기 그것도 너무 화가 나서
이게 약만 먹으면 다 되는 일이야? 하고 울면서 소리쳤어요.
남편은 제가 아직도 그 일때문에 힘든지 몰라요.
병원 다니고서 남편은 그 전에도 제게 잘했지만 더 정성 쏟는 게 느껴지고 애들한테도 더 잘해요.
저희 부부관계도 참 좋은데 오늘은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당신네 식구들로 인해 지금도 힘들다고.
남편만 집에 보내고 전 차 안에 앉아 울다가 어디 얘기를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오늘따라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슬프네요.
그리고 심리상담센터 가장 빠른 날로 예약했어요.
가면 좀 마음이 편안해지길 바라요.
ps. 이제 집에 들어가 볼래요.
댓글 주신 분들 진심 감사해요.
가슴은 뜨겁지만 힘내려구요.
1. 상담 잘 받으시고
'23.6.26 8:24 PM (123.199.xxx.114)시댁과 연을 끊으세요
거기로 부터 자꾸 옛기억을 소환당하는데
괴로우실꺼에요
남편과 아이들
아무 죄가 없어요.
누구라도 그상황에서 저라도 가만히 당했을꺼에요.
그래도 과거로 끌려가지마세요.
비가 오니 더 힘드실거라 생각합니다.
약 잘 챙겨드세요.
힘든시기를 잘 지헤롭게 헤쳐나가시길 바랍니다.2. 댓글 감사합니다.
'23.6.26 8:25 PM (223.38.xxx.95)자꾸 눈물이 나고 가슴이 뜨거운데 여기라도 쓰지 않으면 못 견딜 더 같았어요.
3. 성폭행
'23.6.26 8:26 PM (118.235.xxx.37)성추행은 한 사람의 영혼을 죽이는 범죄입니다.
이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은 본인이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원글님 상담 잘 받으시고 자녀분들한테는
분노가 전이되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4. 남편에게
'23.6.26 8:26 PM (123.199.xxx.114)그때 그일로 힘들다고 여전히 힘들고
시댁과 연관되어서 형님네와 자연히 그남편이 생각나지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이야기는 하세요.
남자들은 꼭집어서 이야기 해도 몰라요.
말을 안하시면 아예 몰라요.5. zzz
'23.6.26 8:28 PM (119.70.xxx.175)미친 년놈들..이라는 말 밖에 더 할 말이 없네요.
어떻게 그런 자리에서 그런 짓을??????
옆에서 다 봐놓고도..
여행 갔는데 따라오는 건 또 뭔지.......................6. ㅁㅁ
'23.6.26 8:31 PM (183.96.xxx.173) - 삭제된댓글쩝
그자리서 싸대기 올려주고 나오지
늘 남탓들 함7. ㅇㅇ
'23.6.26 9:29 PM (198.16.xxx.123) - 삭제된댓글남편한테 말하세요. 그때 기억 안 잊혀지고, 괴롭고, 앞으로 그 사람이랑 엮이고 싶지 않다고.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영원히 안 봐야 내가 살 거 같고 우리 가정도 평화로울 거 같다고.8. 시누이가미친년
'23.6.26 9:31 PM (108.41.xxx.17)이 상황에서는 처남댁 성추행한 남편이랑 하하호호 잘 살고 있는 시누이도 미친년이고,
그런 딸내외를 싸도는 시부모가 그 다음 미친 사람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자기 아내 하나 못 지켜 준 남편이 제일 원망스러울거 같습니다.
그 남편이 이 모든 상황에서,
형식적인 사과 몇 번 하고 나서,
내가 도대체 얼마나 오래 미안해 해야 하는 거냐고.
고만 좀 하라고 하는 소리 나오면 가만 두지 마세요.9. 아~
'23.6.26 10:01 PM (223.39.xxx.91)원글님~토닥토닥 위로합니다~부디 힘내세요
그동안ᆢ맘고생 얼마나 했을까요 수고많았네요
지금이라도 우선 나만ᆢ생각하기~~
잘 이겨내기바래요 건강잘챙기구요10. ㅡ은
'23.6.26 10:54 PM (223.33.xxx.93) - 삭제된댓글사과는 받으셨고
연은 끊으세요
더 말은 하지 마세요
안 보면ㅇ그만이예요11. 로긴합니다
'23.6.26 10:57 PM (218.235.xxx.72) - 삭제된댓글이 글을 남편에게 보여주세요.
말로 하면 내 감정이 격해져서 제대로 표현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 날 수 있어요.
본인의 상처를 그래도 차분하게 써 내려간 이 글을 꼭 보여주세요.
그리고
시누이년, 시어머니년, 시아버지놈, 최대악질 그 잡놈, 영원히 보지마세요
그리고 최악의 남편새끼는 지 가정, 아이들 지키려면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지,
그 시누남편 잡놈한테 이제라도 엎드려 용서 빌게끔 할수있는지 두고보세요.
그 사건으로 인하여 한 가정ㅇㄱ 파멸 직전임을 시누년 자식들한테도 다 터뜨려 시누남편놈 가정 풍비박산 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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