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소설 '가여운 것들 / Poor things'

... 조회수 : 1,436
작성일 : 2023-05-18 18:11:43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팬들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아는데요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으로 '가여운 것들'의 티저가 떴습니다

이 책은 이 영화의 원작소설입니다
저도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원작을 먼저 읽어보자 싶었는데, 마침 동네 도서관에 신착도서로 들어와서 예약도 안하고 1착으로 대출하는 영광을 ㅎㅎㅎ

아마도 제가 란티모스 영화를 다 본 것 같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이 감독 영화의 매력은 '날것스러움'이랄까요?
예를 들어 스테이크로 비유하자면 초기작 '송곳니'는 단촐하게 스테이크만 덜렁 올라간 접시에 레어? 아니 육회와 레어 사이쯤으로 피가 흥건한 날고기 느낌이 강했다면 가장 최근작인 '더 페이보릿'은 가니시와 미슐렝 3스타급 플레이팅이 훌륭한 스테이크 접시에 미디엄 레어로 아주 잘 구운 스테이크 같달까요?
칼로 삭 베면 핏물이 흥건히 배어 나오고 입에 넣으면 익힌 고기보다는 날고기 맛이 선명한 ㅎㅎㅎ
다른 작품의 날것스러움은 '송곳니'와 '더 페이보릿' 사이 그 어디쯤
아주 생경하지만 감추고 부정하고 싶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능 혹은 원초적인 그 무엇, 그리고 그 위에 쌓이는 교육된, 혹은 문명화된 의식으로 덮인 어쩌면 가식 혹은 위선일 수 있는 것들을 어쩌면 그리도 잘 표현하는지.

순전히 제 생각이니 태클 금지...

'미키 7'을 읽으면 첫 챕터부터 이건 봉준호 꺼네 딱 떠오르는데, '가여운 것들'은 갸우뚱 갸우뚱 하다가 마지막 챕터에 가서야 아 이거 란티모스 꺼 맞구나 싶었는데, 마지막 챕터 뒤에 따라붙은 걸 더 읽으면 마치 '파이 이야기' 때의 기시감이 들면서 혼돈이...

아무튼 소설 자체가 아주 매혹적입니다
과연 란티모스는 이 매혹적인 소설을 어떻게 요리해서 내놓을 건지...
엠마 스톤으로 여주인공을 낙점한 건 탁월한 선택 같습니다
다만 두 남주인공이 윌렘 데포와 마크 러팔로인 것은 란티모스의 소설과는 다른 창작 방향을 암시하는 것이겠다 싶습니다

이 영화 홍보에 얹어서 소설을 함께 홍보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의 재해석'이라고 카피를 뽑던데, 낚이지 마시길...
이 소설을 스필버그나 카메론 같은 거장 '할배'들이 픽했다면 완전히 다른 낭만적인 영화가 됐을 겁니다
그러나 란티모스는 과연 어떻게 만들었을지 기대가 증폭됩니다
막 도축한, 사후경직도 끝나지 않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걸 가져다 육회를 칠 건지, 아님 미디엄 레어 정도로 얌전히 구워서 내놓을 건지, 아님 번개라도 맞고 개과천선해서 웰던으로 구워낼지 소설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도 가능한 작품이라 정말 기대가 됩니다

티저는 미리 보지 않고 소설을 마치고 봤는데요
우와, 제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지는군요
당연히 멋있어서 기대됩니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는 별개로 소설도 흥미롭습니다
예상할 법한 스토리같은데 진행이 계속 예측과 달리 갑니다
제 상상력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익숙한 것 같으면서 색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책 본문에도 언급되지만,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서 갖가지 버무린 레퍼런스들이 많습니다

심심한 분들께 이 소설 권해봅니다



IP : 222.111.xxx.12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23.5.18 6:26 PM (124.49.xxx.142)

    저도 요르고스 왕팬인데 흥미진진해보이는 책 리뷰 잘읽었습니다.
    또다른 신작도 소설도 너무 기대됩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90092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영화 보신분들 질문요 ㅠ 1 ㅇㅇ 2023/08/01 626
1490091 근데 김정남은 정말 북한이 죽인거라고 믿으세요 ?.. 38 갑자기 2023/08/01 7,475
1490090 집주인이 바뀌었는데요ㅜㅜ 5 .. 2023/08/01 4,739
1490089 세월 2 나이 2023/08/01 2,138
1490088 아쿠아 강습 받을때 3 2023/08/01 1,070
1490087 지금 창밖을 보세요! 보름달에 반사된 새털구름 5 ... 2023/08/01 3,391
1490086 판다 중국에 대여료 준다고 욕하는 분들 있는데 76 ㆍㆍ 2023/08/01 7,743
1490085 '원만하게 해결?'...주호민, 법정서는 "강력히 처벌.. 10 뭘 어쨌다고.. 2023/08/01 4,372
1490084 설거지 후 싱크대배수구 뚜껑 열어놔도 될까요? 5 팡이제로 2023/08/01 2,356
1490083 아쿠아슈즈 필요하신 분 1+1 하네요 4 혹시 2023/08/01 2,733
1490082 서재방 한쪽에 홈짐을 만든다면.. 12 ..... 2023/08/01 1,230
1490081 베토벤바이러스나 하얀거탑 같은 드라마 보고 싶어요. 10 드라마 2023/08/01 1,668
1490080 예스24 베스트셀러 4위 ㅡ푸바오 1 베스트셀러 2023/08/01 1,719
1490079 환갑 나이 남자들 그렇기도 하나요? 39 ... 2023/08/01 17,676
1490078 윤서인이 역사책 쓴거 아세요? 4 .. 2023/08/01 1,772
1490077 10시에 강쥐 데리고 나갔는데 너무 더워요 16 2023/08/01 3,956
1490076 추미애, '제조물책임법'에 아파트를 포함시켜야 7 순살 자이 .. 2023/08/01 1,044
1490075 운동하는사람은 갤럭시워치 도움되나요? 이것도 당근으로 살만한가요.. 3 .. 2023/08/01 1,884
1490074 뿌링클 치킨 11 .. 2023/08/01 2,915
1490073 호주 날씨 적당한 차림 궁금합니다 ~ 10 브리즈번 2023/08/01 1,684
1490072 중국 교환학생4개월짐이랑 여행자보험 조언부탁드려요 3 ... 2023/08/01 956
1490071 자녀에게 꼭 해주는 인생 조언이 53 ㅇㅇ 2023/08/01 11,641
1490070 4세 아들도 1인분? 27 sar 2023/08/01 4,223
1490069 40인데 마음이 너무 불안해요 13 하하 2023/08/01 6,329
1490068 안락사 vs 곡기를 끊는다 ? 30 2023/08/01 8,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