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김밥이 소울푸드가 된 이유

저요 조회수 : 2,926
작성일 : 2023-05-16 14:31:30
김밥, 내마음의 소울 푸드

고3때 짝꿍의 어머니는 늘 김밥을 싸서 주곤 했다. 2교시 쯤 김밥을 먹고, 4교시 점심 때 공부를 할수 있게 도와주려는 짝꿍 어머니의 배려였다.

짝꿍의 김밥이 나는 늘 부러웠다. 김밥의 맛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싸줄수 있는 어머니의 시간적 여유, 가정 생활 등.

내가 유치원때부터 아버지가 주는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어머니는 식당일을 나가게 되었다.

중학교를 토요일 오전에 마치고 빨리 집에 오는 날이면 혼자 라면을 끓여 먹으며 유선 방송을 보았다. 정서적 허기짐을 채울수 있는 먹부림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학창시절 전업주부 엄마를 둔 친구들이 너무 나도 부러웠다.

고등학교 때 돈을 주고 먹는 배달 도시락이 생겨서 엄마 도시락을 대체 할수 있게 되었어도...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어도...

마음이 빈곤할 때면 고3 때 짝꿍 어머니가 매일 싸 주었던 김밥이 생각이 났다.

나는 마음이 불안할때면 늘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다.집 김밥 만큼 마음이 편하고 포근해지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 오히려 내가 엄마를 돌보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친정집에 갈때마다 엄마는 계속 음식을 해준다고 한다. 나는 이제 엄마 도움이 필요 없는데..

엄마가 나를 위해 굳이 음식을 해준다면 나는 김밥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때 결핍되었던 기분을 나도 채울 수 있게 되었다.
IP : 223.38.xxx.3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난 그반대로..
    '23.5.16 2:38 PM (211.234.xxx.20) - 삭제된댓글

    집에서 늘 돈없다 동동거리며
    아빠만 바라보는 엄마..

    내가 원하던 최소한의 학원조차 못보내주던
    집에만 있던 엄마보다는

    멋지고 이쁘게 단장하고
    친구손을 잡고가던 옆집 ^^이 엄마가 부러웠는데....

  • 2. ㅇㅈㅇ
    '23.5.16 2:48 PM (222.234.xxx.40)

    원글님 토닥토닥.. .

    그래서 김밥이 소울푸드가 되었군요..

    일하러 가시느라 어쩔 수 없던 어머니 .. .

    저도 늘 엄마가 일하셔서 집에 들어오면 허전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음식을 사놓고 해놓고 다니셔서
    잘 못느꼈었는데 제 친구들도 엄마가 다 일 다니신다고 했었는데.. .

    매일 김밥 싸오는 친구와 나의 현실이 나도 모르게 비교되고 부러워졌었나 보네요

    청소년기에 엄마의 역할이 정서적안정감이 다시금 중요함을 느끼네요

    연로하신 어머니와 원글님 건강하시고 맛있는것 많이 해드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3. 그냥
    '23.5.16 3:59 PM (211.245.xxx.178)

    있는 그대로의 부모님을 인정하면 안될까요?
    아버지의 벌이가 부족한데 그냥 집에만 있었어도 김밥은 매일 못 싸주셨을거예요...
    엄니도 힘든 식당일 하면서 자식 키우고 집안건사 했는데도 여전히 자식은 결핍을 느끼니..
    진짜 부모는 힘든거 맞는거같아요..

  • 4. 분홍신
    '23.5.16 4:06 PM (116.34.xxx.41)

    어찌 원글님께서 바쁜 부모님을 이해 하지 못하겠어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내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웠다는 감정을 표현하고 우리는 같이 공감하는거죠
    부모님을 원망하고 미워하는게 아니구요

  • 5. ...
    '23.5.16 5:12 PM (116.32.xxx.108)

    그렇게 바쁘게 동동거리며 일하며 키웠는데 결국 자식은.. 엄마가 집에 없어서 허기져서 외로웠다고...
    역시 무자식 상팔자.. 아.. 너무 애한테 애걸복걸 하며 내 인생 던질 필요 없다는 걸 다시 느끼네요.

  • 6. 언니가 없니
    '23.5.16 5:39 P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집에 먹을거 없으면 언니를 부르면 되는데
    동생은 언니가 해주니까 마음이 푸근하고
    언니는 뭘할까 머리쓰느라 딴 생각 안들고.
    외로움을 혼자 견디면 더 힘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90405 새만금 잼버리 개영식서 84명 탈진·부상 20 ... 2023/08/03 4,418
1490404 돌발행동은 교정이 안되나요? 13 ㅇㅇ 2023/08/03 1,514
1490403 윤석열 왜저래요 술마신건가요 43 ㄱㄴ 2023/08/03 15,899
1490402 벌거벗은 세계사 샤넬을 보고 ㅈㄹ가 생각났어요.... 4 2023/08/03 4,918
1490401 지금 맥주 2캔 깠어요 12 2023/08/03 2,356
1490400 과외 월 300, 사무직 월 650 중 어떤걸 선택하시겠어요 32 선택장애 2023/08/03 6,355
1490399 잼버리 넘 걱정스럽네요 18 왜하는건지.. 2023/08/03 4,578
1490398 주호민 말고 서이초는 업뎃이 없습니까 8 ㅇㅇ 2023/08/03 1,345
1490397 손석구 섹시해요 22 ... 2023/08/03 4,334
1490396 장애아 부모의 입장 9 ㅇㅇ 2023/08/02 4,032
1490395 82 주호민 관련 진짜 놀란 댓글이 23 00 2023/08/02 6,374
1490394 진짜 밉상이네 등을 랩처럼 한번에한게 아니고 21 ㅇㅇ 2023/08/02 3,813
1490393 6세 만5세 시력이 0.6이면 안좋은거맞죠? 4 .. 2023/08/02 1,385
1490392 누가 봐도 자폐인데 완전통합 원하는 부모들 많음.. 21 2023/08/02 6,135
1490391 넷플릭스 사인필드 5 사인필드 2023/08/02 2,353
1490390 공황장애인데 약먹는거 참으면 안돼죠? 1 aa 2023/08/02 1,498
1490389 목에 가장 좋은 건 천일염이었어요. 5 2023/08/02 3,530
1490388 자동차 물피도주 처리과정 문의드려요. 1 2023/08/02 968
1490387 남편이 7시에 저녁먹고 12시에 자는데요 4 ........ 2023/08/02 3,659
1490386 대만 여행 재미있네요 9 ㅁㅁ 2023/08/02 4,891
1490385 한강공원 사망 의대생` 고 손정민씨…`재수사` 길 열렸다 47 ... 2023/08/02 23,397
1490384 발을 씻자 제품 같은 몸에 쓰는것도 있나요? 2 .. 2023/08/02 1,846
1490383 폼클렌징 바디워시 대용으로 3 .... 2023/08/02 1,829
1490382 나는솔로 첫선택 방식이 5 ... 2023/08/02 3,292
1490381 손석구 눈빛이나 표정이 누구랑 닮았다 생각했는데 21 아하 2023/08/02 6,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