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구네 밥 글 보고 저도 추억 소환해요
지방의 그냥 평범한 집이었는데 중학교 가니 여러 동네서 온 친구들이 많았어요.
반장하는 친구랑 친해서 놀러갔더니
60평 아파트에 부엌에 식모 방이 있더라고요.
아버지가 변호사였는데
그 귀한 바나나가 박스로 있고 일하는 언니가 라면을 끓여주는데
반찬이 한가득~
근데 이상하게 라면에 계란 후라이를 넣어주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또 시내에서 제일 큰 금방하는 친구네 갔더니
된장찌개를 식모언니가 끓여주는데 소고기가 한가득이어서
너무 놀랬어요.
아니 왜 소고기가 이런 하찮은 된장찌개에 그득 있지?
울 엄마가 큰 맘먹고 어쩌다 끓여주는 소고기국도 아닌데?했던...
그 친구 어머니가 주말마다 놀러가면
시내에서 유명한 경양식집 데려가서 함박스텍 사주고
모밀 국수 사주고
장국에 적셔 먹어라 하시며...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마워요.
태어나 맛난거 첨으로 다 먹어봤어요.
다 너무 비싼거였거든요.
제가 그때 공부 잘해서
친구랑 잘 지내라며 ㅎㅎ
또 고등때는 할머니댁이 복숭아 과수원이라
손 큰 엄마가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김치통에 아침마다 시원하게 한가득 담아 주시면 친구들이
머리 처박고 숟가락으로 퍼먹었어요.
애들이 저하면 이게 떠오른대요
너무 맛있었다고...
울 엄만 저 어릴때부터
그렇게 거지들에게 밥상 차려주고
오빠 친구들은 또 얼마나 와서 밥을 먹어댔는지...
어휴 제가 제발 친구들 데려오지 말라고 난리치고
문 쾅 닫고 들어가고...
지금 생각하면 나가서 오빠들 좀 챙겨줄걸...
밥통 거들내던 그 오빠들
의사, 한의사 될 오빠 들이었는데...
그래도 울 여보가 최고지만요.ㅎㅎ
1. 00
'23.5.13 10:36 PM (106.101.xxx.123) - 삭제된댓글딸 친구 데리고 아웃백에서 스테이크 사줬는데
돈가스랑 3분 스프밖에 못먹어봤다고해서 좀 놀랐어요
그래서 딸하고 외식할때마다 같이데려갔어요
초밥집도 샤브샤브도 다 처음 먹어봤다고
10년지나도 저만보면 그날 얘기하면서 고마워해요
3년전부터 어버이날마다 케이크하고 용돈보내줘서 넘 이뻐요2. 반대경우
'23.5.13 11:14 PM (116.32.xxx.155)성격 파탄에 가까운 엄마였는데, 음식은 쉽게 뚝딱 잘했어요.
저는 기억이 딱히 없는데...
엄마가 유방암 수술하러 간 병원에 친구 동생이 근무하더라고요.
거의 20년 만에 봤는데, 저희 집에서 자주 뭐 잘 얻어먹었다고.
엄마 주치의랑도 친해서 마음이 한결 편했네요.3. ..
'23.5.13 11:16 PM (49.109.xxx.97)마지막이 재미있네요.
의사 한의사 될 오빠들 좀 챙겨주지 그랬어요..4. ᆢ
'23.5.14 1:58 AM (118.32.xxx.104)저도 친구네..
좀 힘든 집이었는데 놀러갔는데 김치에 멸치만 넣고 익힌걸 줘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잊지못해요
지금도 가끔 해먹어요5. ..
'23.5.14 6:22 AM (95.222.xxx.69)뭔가 다른 집에서 먹는 밥은 익숙한게 아니라 더 맛있게 느껴지고 기억이 오래 남나봐요.
전 초등 저학년때 같이 등교하던 동네 친구네 집 밥이 생각나요.
그 친구가 준비를 좀 늦게 해서 제가 그 집에 들르면 밥을 막 먹으려던 적이 몇 번 있어서 친구어머님이 저도 먹으라고해서 몇 번 먹었었거든요. 전 아침도 먹었는데 왜 또 먹은건지 ㅋㅋㅋ
아무튼 저희 집은 가스압력밥솥으로 콩이랑 이것저것 넣은 밥을 먹었었는데 그 친구집은 전기밥솥으로 지은 하얗고 포슬포슬한 밥이었는데 반찬은 기억도 안날 정도로 별 거 없었는데 가스압력솥밥만 먹은 저한테는 갖지은 끈기없은 흰 쌀밥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지금도 기억나요.
지금은 정작 찰기있는 밥을 좋아하지만요 ㅎ6. ㅇㅇ
'23.5.14 6:28 AM (223.38.xxx.103)국민학교 때 사택에 사는 친구 집 갔더니 커다란 냉장고에 바나나랑 오렌지주스랑 호사스러운 게 가득하더군요.
거기 사택 식당에 데려가서 햄버거를 시켜줬는데 패티랑 고기 맛이 엄청나서 평생 기억해요 ㅎㅎㅎ 다시는 못 먹을 맛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