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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랑 하나 ..

아부지 조회수 : 2,504
작성일 : 2023-05-10 21:36:17
82에 매번 푸념하거나 문의 할 때에만 간간히 글을 올렸는데..
이건 어디가서 떠벌리기도 민망한 자랑이라 친정같은 82에 올려요ㅋㅋㅋ
저희 아버지는 농경시대를 보낸 대부분의 옛날 사람들 처럼 가방끈은 짧은데 특유의 부지런함이 있어요. 제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게으른 어른이 있다는 걸. 저희 부모님만 보면 늘 부지런하셔서 모든 어른이 부지런한 줄 알았어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는 99프로 순도의 노꼰대이셔요. 아주아주 가끔 저희 딸들이 저에 대한 불만을 외할아버지께 털어놓으면 그래도 엄마는 너희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엄마말 잘 들어 이러시고.. (평상시에는 손녀 사랑이 그냥 미치셨음ㅋㅋㅋ 식당 메뉴는 손녀들 외에 주문할 수 없는 룰을 만드신 우리 아부지..)
저희 어머니는 진즉 돌아가셔서 이번 어버이날도 여느 때와 같이 저희 가족이 아부지 모시고 아부지댁 근처에 유명 카페를 갔는데.. 아부지가 경비 일 하시는 건물에 있는 카페가 그 지역의 체인점 카페 중 하나였는데.. 그 날 방문했던 카페도 그 체인점 중 하나였어요. 우연히도 그 카페 사장님을 거기서 만났는데 아버지를 알아보시고는 저희 테이블에 차를 서비스로 제공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다 먹고 일어나는데 우연히 그 카페 사모님과 만나 인사하는데.. 사모님이 인자한 미소를 띄수며 저에게 아버지께 늘 도움 많이 받고 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시더라구요.
그 후 그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제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될 것 같더라구요. 요즘 이래저래 자녀들때문에 힘들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시는구나하는 생각에 바닥까지 쳐박아졌던 자존감이 하늘로 조금씩 솟아 오르는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아부지 같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싶어지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매번 한잔 해야 글이 길어지는 걸 오늘이 되어서야 깨달았네요.
다음에도 자랑 글 올리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오겠죠?
IP : 211.36.xxx.24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5.10 9:40 PM (116.32.xxx.73)

    맞아요 부지런하다는 거 굉장한 거였어요
    원글님
    여러모로 멋진 아버님 두셨네요

  • 2. 부러워요
    '23.5.10 9:42 PM (42.19.xxx.211)

    행복해 보이십니다!

  • 3. 쓸개코
    '23.5.10 9:48 PM (218.148.xxx.236)

    이런 자랑글 계속 올려주세요. 정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 4. ㅇㅇ
    '23.5.10 9:48 PM (123.111.xxx.211)

    아버님도 부지런하시고 카페 부부도 참 좋으신 분들이네요

  • 5. ..
    '23.5.10 9:49 PM (211.243.xxx.94)

    더더 얘기해 주세요.
    저희 엄마도 너무 부지런하신 분이었는데 가끔 엄마는 이 때 이랬겠다(돌아가셨어요)하면서 삶에 적용해요.
    좋은 추억 만드셨네요.

  • 6. ...
    '23.5.10 10:05 PM (1.241.xxx.172)

    우왕 부러워요~~~

  • 7. ...
    '23.5.10 10:12 PM (121.151.xxx.18)

    아버지가 밉고 싫은저는
    원글님이 참 부럽습니다
    아버님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 8. 멋지세요
    '23.5.10 11:57 PM (116.41.xxx.141)

    근실한 아버님도
    그 값어치를 알아본 따님도 ~~

  • 9. ..
    '23.5.11 6:55 AM (211.206.xxx.191)

    존경할 수 있는 아.버.지
    원글님 행복하신 분.

  • 10. 인생은
    '23.5.11 12:31 PM (220.74.xxx.49)

    인생은 정말 모르는 것 같아요. 우연히 들은 말 한마디가 몇 일을 행복하게 살아갈 힘이 되어주니.. 저도 더욱 멋진 어른이 되어가 길.. 따뜻한 미소와 말 한마디 할 줄 아는 어른이 되어 보길 노력해야겠어요. 따수한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요즘 같은 날씨처럼 화창한 날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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