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1 담임 선생님 상담하고 나서

초딩 조회수 : 2,969
작성일 : 2023-05-06 12:26:17
첫 아이에 외동이라 아무 것도 모른 채 초등학교 보낸 엄마입니다. 
코로나 시절이라 유치원에서도 아이들끼리 엄마들끼리 활발히 교류하고 지내지 못했고
제가 일로 바쁘기도 했고요. 

아이가 들어간 학교는 인원수가 정말 적은 단출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이 많은 지역이지만, 저희가 배정된 곳은 유난히 적은 곳이라 
1학년이 두 반이고 한 반에 12명 정도니까요. 
이래저래 섞이며 다양성을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저학년 때 작은 학교는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차피 2-3년 후에는 이사도 갈 계획이고요. 

그렇다 보니 선생님들, 보안관 선생님들 여유로우세요.
우리도 직장 생활에 격무가 덜하면 맘이 느긋하잖아요. 
돌봄 첫 주에 보안관 선생님은 저를 보자마자 누구 어머니인지 아셨고
교장 선생님은 아침마다 교문에서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부르며 좋은 말씀으로 맞이해 주세요. 
공간도 여유롭다 보니 이런저런 이름 붙은 교실이 많습니다. 
운동장 놀이터도 좋고, 교실도 저희 때랑 다르게 시설이 정말 좋더군요.
교실 안에 작은 놀이 공간가 놀잇감도 있고요. 

교장 선생님이 독서와 인성 교육에 진심이시라 입학식과 학부모 교육에서도 강조하셨고 
담임 선생님도 유일한 숙제가 매일 도서관에서 자기가 고른 책을 읽고 
한 줄 감상을 쓰는 것인데요. 아, 줄넘기 숙제도 있긴 합니다. 

4월 초에 첫 상담을 갔어요. 두근두근 ㅎㅎ
아마도 50대 초반의 베테랑+카리스마 선생님이시고 
인원이 적으니 거의 40분 정도 면담을 나누었어요. 

요지는

-많이 걱정하시지만 작은 학교가 특별히 튀거나 친구와 트러블이 있지 않다면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한 번이라도 자신도 관심을 갖게 된다. 
-저학년 때는 학교와 친구에 정 붙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공부? 결국 올라갈수록 자기 머리대로 간다. 다만 뭐든 너무 성취도가 안 나오면 흥미를 잃고 
자존감과 연관되니까 학년이 바뀌는 시점에 부모님이 주의 깊게 살펴봐주시는 건 필요하다 
3학년 후반부터 어려워진다. 관심과 격려는 필요하되 누구나 공부를 잘 할 수는 없다. 
-요즘 다들 사교육을 많이 시키시고, 자신도 워킹맘이다 보니 학원에 의존했다 
다만 저학년 때는 운동(+집단 운동), 예체능(=자유와 창의 감각),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와 교육관이 유사해서인지 많이 공감하고 왔습니다. 
아이도 잘 적응하고 있고요. 다만 인원이 적다 보니 돌봄교실에서 제일 늦게 남아 있는 날이 있어서 
조금 마음이 쓰이긴 합니다 ^^

그래도 바쁜 부모로서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IP : 59.5.xxx.1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ker
    '23.5.6 12:27 PM (180.69.xxx.74)

    초등 작은 학교 좋죠
    샘도 여유있고 아이들도 편 안나누고 같이 어울리고요

  • 2. '''''
    '23.5.6 12:30 PM (123.215.xxx.241)

    제가 바라는 초등학교와 선생님이라 이상적인 학교로 느껴지네요.
    학급당 학생수가 적으면 아무래도 관심과 돌봄을 더 받게 되어 초등 저학년에게는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 3. 작은
    '23.5.6 12:33 PM (59.14.xxx.96)

    작은학교가 학생 1인당 예산지원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에요. 학생수가 적으니 교사의 보살핌도 더 많이 받고요. 저는 강추.

  • 4. 원글
    '23.5.6 12:35 PM (59.5.xxx.18)

    아무래도 예산지원도 넉넉해 보이긴 해요. 이번 어린이 날에도 학급 선물과 돌봄교실 선물을 잔뜩 받아왔고, 작년에 새로 개비한 급식실 환경도 좋고요. 체육관도 쾌적하고 좋더라고요 ^^ 참고로 정말 전형적인 서민 동네입니다. 일반유치원 때 한 반에 20명이 훌쩍 넘었는데, 지금은 친구들 한 명 한 명 관심도 많은 거 같고요. 무탈하게 잘 다니며 초등 때를 즐거운 시절로 기억하면 좋겠어요.

  • 5. ...
    '23.5.6 12:51 PM (211.243.xxx.59)

    아이에게 행복한 학교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 6. 그냥
    '23.5.6 12:56 PM (180.134.xxx.34)

    인성교육에 독서도 중요하겠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잘 어울리는
    사교성 증진시키는 놀이활동과
    체력키워주는 체육활동입니다
    어린나이에는 그렇죠
    너무 책 책 책하는거
    별루 같아요

  • 7. 원글
    '23.5.6 1:04 PM (59.5.xxx.18)

    그냥님 말씀이 맞지요.
    인성 교육이라는 게 당연히 타인과의 관계 맺는 법과 관련된 것이고,
    제가 쓴 대로 담임 선생님도 학교와 친구에 정 붙이는 것 / 운동(+집단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요.

    제 글의 요지와 그냥님 말씀이 다른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

  • 8. 12명이면
    '23.5.6 2:29 PM (121.166.xxx.43)

    정말 계 타신거예요.
    선생님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줄서서 기다리고
    발표 순서 기다리는 시간이
    의외로 많답니다.

  • 9. 교육의 격차
    '23.5.6 3:35 PM (14.52.xxx.35)

    라는 이비에스에서 하는걸 봤는데
    신도시인데
    일반아파트는 과밀학급에다 학생수인데
    임대아파트는 아이들이 적어도 너무 적더군요.
    교장샘이 나와서 작은학교의 장점을 말해주고
    평등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데
    서울이나 신도시에 작은학교는
    임대아파트촌뿐인가요

  • 10. 작은학교 선생
    '23.5.6 6:36 PM (175.192.xxx.55)

    학급수가 작은학교는 교사들의 무덤입니다. 지난학교 70명이 하던일을 지금 13명이 하고있어요. 업무량이 많아 힘들어 죽겠어요. 아이들과 수업에 집중할시간이 없어요. 부모님들 착각하지마세요.

  • 11. 풀빵
    '23.5.6 10:41 PM (211.207.xxx.54)

    '23.5.6 3:35 PM (14.52.xxx.35)… 논리가 신박하네;; 오프
    라인에선 점잖은 척 위선 깔고 이런 이야기는 대 놓고 못하겠지…

  • 12.
    '23.5.7 3:37 AM (182.229.xxx.215) - 삭제된댓글

    학교가 작으면 선생님들 업무가 훨씬 더 많아요
    교실만 쪼금 여유있는 거죠
    어차피 학교당 해야할 일은 비슷하고
    교육청에서 보내는 공문은 똑같거든요
    학교 너무 작은거 교사들 기피해요

    지금은 1학년 첫학기니까 소수가 좋지만
    1년만 지나도 한 반 12명 너무 적어요 ㅜㅜ
    애들이 너무 적으면 체육대회나 학교행사 여는것부터 방과후 개설도 힘들고요
    남녀 나누면 6명씩인데 그 안에 나랑 잘 맞는 친구가 있을 확률.. 생각해보셔야 해요. 고학년 올라갈수록 가장 중요한 문제예요. 특히 전학가실거면 고학년에 애들 많고, 전학오는 애들 많은 학교로 보내셔야 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65429 호알못입니디. 중3 딸이랑 서울에서 호텔1박 하고 싶은데 어디가.. 16 ... 2023/05/07 3,260
1465428 눈가 극건성에 짓무름에 고통스럽네요. 5 갱년기 2023/05/07 3,010
1465427 오늘 일장기 들고 환영한것들 방사능오염수 3 속터져 2023/05/07 839
1465426 크리스피 도넛이 자꾸 땡겨요 10 ㅇㅇ 2023/05/07 2,311
1465425 윤씨 때문에 매일 절망스럽다 13 절망 2023/05/07 2,151
1465424 윤석열을 가장 잘 평가한 나라 9 ... 2023/05/07 3,771
1465423 성당에서 신부님이 화분을 주셨어요 1 성당에서 2023/05/07 1,826
1465422 알아서 일본 발 밑으로 기어들어가는 꼴을 봐야하다니... 7 ... 2023/05/07 771
1465421 50대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 6 정말 2023/05/07 3,594
1465420 최화정 아파트 성수동 윤유선 아파트아닌가요? 3 코스 2023/05/07 9,522
1465419 길에 크리스마스트리 안치운 식당 있는데 ㅇㅇ 2023/05/07 779
1465418 침대사이즈 고민입니다 6 00 2023/05/07 917
1465417 기시다 숙박 호텔에 장갑차 배치...삼엄한 경계 2 ... 2023/05/07 1,119
1465416 외국사람들에게 한국음식 못 먹여 안달났네요 14 .. 2023/05/07 5,378
1465415 예쁜 가디건 어디서 사야할까요? 2 프리지아 2023/05/07 1,949
1465414 방문리뷰쓰면 손님 누가썼는지 알수있나요? 3 리뷰 2023/05/07 1,710
1465413 8년 전세살다 나가는데, 주인이 집수리를 한다고 하는데.. 56 궁금 2023/05/07 20,355
1465412 40살에 아기 낳으면 인생이 너무 고달플까요 17 어렵다 2023/05/07 7,187
1465411 상위권 대학 교수인데 학부가 캠퍼스 26 2023/05/07 6,077
1465410 대학생 용돈 다 쓰고 가불해줄까요? 2 ... 2023/05/07 1,130
1465409 기시다 숙소 앞 장갑차 배치 5 미쳤나봐 2023/05/07 1,454
1465408 생각 많은 사람 특징 14 ..... 2023/05/07 6,020
1465407 사회 초년생 정장옷 2 2023/05/07 773
1465406 울 강이가 바람이 된지 5주기를 앞두고 12 2023/05/07 2,083
1465405 가장 기억에 남는 어버이날 2 잊을수없는 2023/05/07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