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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독립한 아이가 초대해서 다녀왔어요.

천천히 조회수 : 6,889
작성일 : 2023-05-06 08:35:59
독립한지 3개월만에 엄마 아빠 식사대접한다고 해서 다녀왔어요.
이사하는날 도와주고는 따로 오라는 말도 안하고 불편해하는거 같아서 들여다보지 않았어요.

가는 길에 작은 케이크하나 사서 갔는데
깨끗하게 정리된 방에 클래식음악을 틀어놓고 음식을 하고 있더라구요.
돼지고기 숙주볶음과 새우를 얹은 부추부침을 하고 있는데 앞치마를 입은 모습이 어색해요.
딸아이 하나라서 집에서 음식이나 집안일을 시키지도 않았거든요.

좁은 원룸이여서 음식을 하니 답답하고 더운데 안쓰럽기도 합니다.
책상겸 식탁에서 오랜만에 세식구 모여 밥을 먹고
짧게 있다 나왔어요.
아직 학생이여서 직장을 찾은다음 독립하길 원했는데 아이가 너무 원해서 가까운곳으로 독립시켰는데
 함께 밥먹고 부부만 나오니 마음이 이상했어요.
.
아마 내 마음속에 아이는 나와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아이인데 이젠 나와 같은 어른의 모습을 보는게 어색했던거 같아요.
속으로 가만히 중얼거려요.
잘가라, 나의 기억속의 아기야.
그리고 고맙다. 예쁘게 지내줘서, 어버이날을 기념한다고 식사차려줘서...
그리고 너를 진짜 어른으로 대접하고 앞으로 잘 지내보자.

저도 질척이지않고 쿨하게 아이에게서 독립하고 싶어요.
엄마도 독립하는데는 훈련이 필요한거 같네요.

IP : 218.235.xxx.50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3.5.6 8:39 AM (222.234.xxx.40)

    글도 눈에 보이듯 잘 쓰시고 .. 아 눈물이 핑 도네요

    언제가는 부모와 떨어질것을 알지만 그 시기가 너무 빨라서 더더 아쉽고 어색하고 그럴것 같습니다.

    귀하디 귀한 예쁜 외동딸의 의견대로 독립하라 하신 원글님도 대단하시고
    따님도 참 당차고 야무지네요..

    아주 먼 거리는 아니지요 ?

  • 2. 멋진
    '23.5.6 8:39 AM (121.173.xxx.162)

    멋진 따님이네요
    엄마아빠 초대해서 식사대접이라니.. 나이는 어려도 진짜 어른 대접 해줘야겠어요. 엄마아빠가 잘 키우셨으니 그리 멋진 성인이 되었겠지요..

  • 3. 111
    '23.5.6 8:40 AM (121.165.xxx.181)

    너무 기특한 따님이네요.
    잘 키우신 것 같아요.

  • 4. ㅇㅇ
    '23.5.6 8:40 AM (222.234.xxx.40)

    아 가까운 곳.이라 하셨네요.

  • 5.
    '23.5.6 8:42 AM (67.160.xxx.53)

    에이 너무 그렇게 애써서 정떼려고 하실 것 없어요. 집 나갔어도, 원글님의 작고 소중한 딸이랍니다. 언제든지 얼마든지 엄마 품 찾을 일 아직도 많아요. 안녕 굿바이 그렇게 거리감 느끼지 마시고, 제 몫을 하도록 잘 성장하고 있고 잘 키웠구나, 그렇게도 생각해보심이 어떨지. 부부만의 오붓한 시간도 앞으로 고민 해 보시고요 ㅎ

  • 6. 잘 키우셨네요
    '23.5.6 8:47 AM (223.62.xxx.247)

    무남독녀 외동딸인가요?

  • 7. 아 저는
    '23.5.6 8:48 AM (39.112.xxx.205)

    어찌 키우면 저리 이쁘게 되는지
    부럽습니다
    자기만 아는 군대 다녀온 대딩 아들 하나인 엄마가..

  • 8. ...^^
    '23.5.6 8:48 AM (220.94.xxx.30)

    원글,댓글 너무나 따뜻하네요
    뭉클허니 눈물나려해요 ㅜㅜ

  • 9. ㅇㅇ
    '23.5.6 8:58 AM (211.36.xxx.43)

    따님을 잘키우셨고 원글님은 잘크는중이시네요.

  • 10. ....
    '23.5.6 8:59 AM (211.221.xxx.167)

    이 글을 읽는데 왜 제가 눈물이 나려고 할까요?
    이제 성인이 다되어가는 아이 키우는데
    원글님 마음가짐을 본받아야겠어요.
    딸이 차려준 식탁에서 세식구가 밥먹는 그림이 상상이 되네요.
    이쁘고 따듯한 그림 같아요.

  • 11. ..
    '23.5.6 9:11 AM (123.214.xxx.120)

    아쉬운 그맘이 전해져서 저도 괜히 눈물 핑 돌았어요.
    그래도 그리 반듯한 따님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우시지요.

  • 12. 아이 모습이
    '23.5.6 9:19 AM (59.8.xxx.220)

    부모 모습이죠
    너무 잘 키우신거 같아 부럽습니다
    제 딸은 좋은집 얻어줘도 매일 배달음식에 청소도 안하고 ..
    같이 살면 더 스트레스라 안보이면 제가 행복합니다ㅜ

  • 13. ㅇㅇ
    '23.5.6 9:25 AM (58.77.xxx.81)

    울딸도 나중에 그럴듯 해요ㅜ 기분이 이상할듯…

  • 14. ㅡㅡ
    '23.5.6 9:28 AM (116.37.xxx.94)

    아.저만 눈물나는줄ㅎㅎ

  • 15. 역시
    '23.5.6 9:32 AM (49.1.xxx.81)

    예쁘신 엄마가 예쁜 딸을 키우는 거군요^^

  • 16. 33
    '23.5.6 9:33 AM (118.221.xxx.158)

    너무 부러워서 눈물나는글이에요.무남독녀 대딩딸있는데 개인적 문제로 휴학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있어요.저도 저렇게 독립시키는게 꿈이에요.

  • 17. 옴마나
    '23.5.6 9:39 AM (222.238.xxx.147) - 삭제된댓글

    제 글인줄.....
    딸아이 취업해서 다른지역에 원룸얻었는데
    우리부부 초대해서 집밥해줬어요
    삼년 전 일인데 이번에 그 아이 결혼했어요 ^^
    부모가 있어줘야할 자리는 항상 지키며
    살아가는 동안 응원하고 기도해줄거얘요

    부모 에게 밥해주는 아이 보면서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 18. 아직
    '23.5.6 9:40 AM (125.182.xxx.128)

    학생인데 거주비 생활비는 어찌하나요?
    요새 집값이 하도 비싸서 독립해도 걱정이네요.

  • 19. 천천히
    '23.5.6 9:43 AM (218.235.xxx.50)

    어렸을때는 겁이 너무 많고 소심해서 걱정이였는데
    크면서 아이가 강하다는걸 알았어요.

    코로나로 온 유럽이 공포에 질려있는데 교환학생 가고 싶다고 아빠를 설득해서
    자기몸보다 큰 이민가방과 어마어마하게 큰 배낭을 메고 혼자 알아본 프랑스 파리에 한국기숙사로 날아가서
    유럽 이곳저곳을 떠돌고 왔어요.
    완전히 달라져서요.

    원래 자기는 꼭 이래야한다,가 많은 사람이였는데
    혼자하는 여행은 꼭!.무조건! 이 없더래요.
    이래도, 이렇게 해서라도..가 많은 삶도 괜찮다는걸 알았다고 합니다.

    다녀와서는 갈등도 많았어요.
    아이가 갑자기 너무 많이 변하니 부부가 버거워서요.

    아이가 달라지면 부모도 변해야하는데 저는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해서
    늘 안절부절합니다.

    정답은 모르지만 아이를 더 믿어주고
    최고의 선택을 위해 불안해하지말고 최선의 선택에 믿음으로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내요.

    예쁘게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20. 천천히
    '23.5.6 9:49 AM (218.235.xxx.50)

    방을 구하겠다고 해서 보증금 상한선을 알려주었더니 혼자 알아보고
    결정은 같이 하고 지원해주고
    월세와 생활비는 졸업할때까지는 지원해줍니다. 넉넉하지는 않고요.
    아이가 주말아르바이트도 하고 인턴생활을 해서 모은돈도 있어요.
    주말에 아르바이트하는거 엄청 싫어하는 아이인데...
    그래도 좋다고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 21. 아유
    '23.5.6 10:11 AM (211.206.xxx.191)

    따님 너무 잘컸네요.
    세상에 어버이날이라고 초대해 식사 대접까지.
    어쩜 그리 마음이 이쁜가요.
    그래서 딸의 독립에 원글님 마음이 그랬나봐요.

    아들은 취업하자 마자
    대출 받아 이사 가기 하루 전날 근무하고 있는데
    "내일 이사 가요~~"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 이후 자식에 대한 기대0.
    아무리 독립이 육아의 최종 목표라지만 어쩜 그리 황당하게 독립하는지.
    아들 덕분에 제가 하루 만에 독립했어요.ㅎㅎㅎ

    독립한 지 몇 년 되었는데 한 번도 아들 집 안 가봤어요.
    한 달에 두 번 아들이 옵니다.

  • 22. 밥이
    '23.5.6 10:47 AM (39.7.xxx.205)

    저 울어요 ㅠㅠ

  • 23. 가장
    '23.5.6 10:52 AM (59.6.xxx.156)

    아름다운 독립인 것 같아요. 단단한 따님의 밝은 미래 응원할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4. N.Y.
    '23.5.6 11:13 AM (59.12.xxx.213)

    부모님도 따님도 멋져서 응원하려고 로그인했어요. 평범한 사람들의 작고 소중한 성장이야기 같아요..

  • 25. 아들둘…
    '23.5.6 11:15 AM (220.79.xxx.234) - 삭제된댓글

    너무 이쁘네요. 위에 아들 댓글을 보니… 전 맘 내려놔야겠오요.

  • 26. 아이를
    '23.5.6 11:32 AM (223.38.xxx.233)

    참 단단하고 야무지게 키우신거 같아서 부러워요.
    아직 저희집 아들들은 고1, 중2인데 전 그렇게 키울 자신이ㅜㅠ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아무래도 부모영향이 크잖아요.

  • 27. 저도
    '23.5.6 9:00 PM (74.75.xxx.126)

    눈물나네요. 중딩 아들 어린이날 스테이크 사달라고 해서 사줬더니 배부르다고 인형 끌어안고 자는 걸 보면서, 이제 나보다 손도 발도 더 크네. 언제 이렇게 빨리 컸니 하고 쓰다듬는데 혼자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제 곧 변성기도 오고 수염도 날텐데. 자기전에 엄마가 책읽어 주면 너무 좋아서 방방 뛰던 두살짜리 꼬마가 가끔 사무치게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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