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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살이 : 20리 걸어서 사온 도나쓰

시걸 조회수 : 4,990
작성일 : 2023-05-03 22:36:06
오늘은 읍내에 다녀오기루 했어요

사실 읍은 아니고 옆에 면인데

그래도 커요.



버스정류장에 아무도 없어서 걸어갈 방도를 찾으려고 하는데

버스가 빵빵 해서

후다닥 탔어요



현금이 없었는데

탄식하는 내 얼굴을 보더니

기사님이 카드 단말기를 가르키셨네요



버스는 엄텅 덜컹거리며 길을 갔어요

할머니들은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하시네요.

그려그려 통화를 끝내시더니

'시바새키' 하시네요.



공사가 다망하신지

곧 다른 통화에서

예-예 하시고는

씨파.....ㄹ



저는 들킬까바 조마조마한데도

버스 소음을 믿고

실컷 키득거리며

창밖만 바라보았습니다.



읍내에서

맛난 카레덥밥을 먹고

(시골이면 장터국수 먹을줄 알았죠???)



딸이 좋아하는 도나쓰를

들고 집으로 향합니다.



8키로쯤 되는 길을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

농업인 센터가 있어서

이번달 이사했는데 농부되려구요. 하며

상담도 받았습니다



밥먹기 전에

한의원도 들렀어요



어깨랑 허리랑 아팠는데

집에 오니

하나도 안아픕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

거긴 하나도 안아파요.

둘어둘러 오느라 3시간쯤 걸려 집에왔네요.





집에오자마자

시원한 오미자를 타서 데크의 캠핑의자에 앉았어요



푸르른 마늘밭을 바라보며

앉아있으니

곧 딸이 옵니다.



너도 같이 마시자고

앉으라 하고는 학교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시장에서 사온 도나쓰를 주며
딸주려고 20리를 배달한 도나쓰라도 주니
엄지척 엄마 최고를 날리며
아주 맛있게 먹어줍니다.

이때 살짝 다리가 덜아플 뻔했습니다.



매일이 하루같던 딸은 요즘

시키지 않아도 일기를 씁니다

매일이 이벤트입니다.



국내외 여기저기 많이도 끌고다녀도

일기 한장 안남기더니

여기는 아이에게 특별한 곳인가봅니다.



벌써 집안에는 어디서 온지 모르는 날벌레가 날아다닙니다.

방금도 전자모기채에 따닥 소리가 났습니다.



모기의 새끼로 보이는 녀석들이 집밖에 보입니다

진짜 모기새키 소리밖에 안나옵니다.



여름은 어떻게 견딜지 참 기대도 안됩니다.

어릴때부터 낮짐도 안자고 늦게 잠들던 딸은 요즘 아주 일찍 잡니다.

지금도 벌써 자러 누워서 난 아무것도 못하고 이글을 씁니다.




IP : 223.38.xxx.153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5.3 10:40 PM (61.254.xxx.88)

    딸이 몇살인가요?^^
    평화가.ㅣ 느껴집니다

  • 2. 원긍
    '23.5.3 10:44 PM (223.38.xxx.153)

    딸은 초등 고학년이에요.
    자기가 원해서 시골학교 전학왔어요.

    그런데 제가 적극적인 성격이라
    농부가 되려고
    교육도 받고 하려구요. ^^

  • 3. 수필이네요
    '23.5.3 10:45 PM (108.41.xxx.17)

    진짜 버스 속에 같이 앉아서 '시바새끼' 같이 들은 느낌 ...
    글 참 잘 쓰시네요.
    자주 글 올리시면 좋겠단 생각 하며 나갑니다...

  • 4. 정말 ㅎㅎ
    '23.5.3 10:47 PM (112.152.xxx.66)

    눈에 훤하게 그려집니다
    제가 20리 걸어 도나쓰 사온냥
    다리가 쑤시려네요 ㅎㅎ

  • 5. ...
    '23.5.3 10:48 PM (118.37.xxx.38)

    모기 시키 때문에 원글님도 입에 18!을 달고 살게 되는거 아닐까요=3=3 ㅋㅋ
    시골살이 응원합니다.

  • 6. 아이가
    '23.5.3 11:18 PM (180.71.xxx.43) - 삭제된댓글

    행복해보여요.

    저는 슬픔이 가득한 아이를 키우고 있어,
    그저 부럽습니다.

  • 7. 아ᆢ지나다
    '23.5.3 11:19 PM (218.154.xxx.91)

    20리길~~글속에나 있을 얘기인줄로ᆢ^^
    갑자기 궁금해진다는~~ 어딜까요 그시골이

  • 8.
    '23.5.3 11:24 PM (112.169.xxx.183)

    와!!!
    글 잘 쓰십니다.
    딸은 어떤 이벤트가 있을까요? 궁금해집니다.
    이제는 시골 버스도 카드가 되는군요

    글 또 올려주세요

  • 9. ㅇㅇ
    '23.5.3 11:29 PM (180.69.xxx.114)

    한의원다녀와서 안아프신줄 알았더니
    다리가 너무 아파서 다른덴 하나도 안아프다 ㅋㅋㅋ
    넘 웃겨요 ㅋㅋ

  • 10. ㅁㅁ
    '23.5.3 11:48 PM (125.240.xxx.132)

    이상의 산촌여정이 떠오를만큼 명문입니다!

  • 11.
    '23.5.3 11:50 PM (59.13.xxx.227)

    누구세요.
    내 스타일 글이에요
    저 구독 눌러요
    연재갑시다!!!

  • 12. ..
    '23.5.3 11:52 PM (211.243.xxx.94)

    유튜브 하세요.
    컨텐츠 잘짜서 .
    구독할게요.

  • 13.
    '23.5.4 12:04 AM (119.193.xxx.110)

    글 잘 쓰시네요ㆍ그 장면이 다 연상되네요ㆍ또 올려주세요ㆍ

  • 14. ㅇㅇ
    '23.5.4 12:12 AM (211.203.xxx.74)

    아니 근데. 그 시골마을을 나서시며 어째 현금을 안들고 나가신단 말입니꺄

  • 15.
    '23.5.4 12:14 AM (211.36.xxx.202)

    전원일기 귀농편 같으네요ㅋㅋ 왜케 재미씀ㅜㅜ
    욕이 난잡스런 버스 안에서 우아하게 밖을 쳐다보고 있을 원글이님이 그려짐. 왠지 따님 일기도 너무 재미있을 듯ㅜ

  • 16. 쓸개코
    '23.5.4 12:55 AM (218.148.xxx.236)

    시골이면 장터국수 먹을줄 알았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원글님 읽는 사람 들었다 놨다 ㅎㅎㅎㅎ 왜이리 글을 구수하고 재밌게 쓰시는건가요!
    가끔 전원소식 전해주세요.^^

  • 17. 휘리이
    '23.5.4 1:04 AM (14.47.xxx.117)

    이 밤에 이불 뒤집어 쓰고
    키킥대고 있습니다
    몇번을 읽고 또 읽고
    매일 연재 해 주세요^^
    구독~
    좋아요~

  • 18. 시골아파트주민
    '23.5.4 1:40 AM (180.224.xxx.208) - 삭제된댓글

    모기 새끼가 아니고 깔따구일 거예요
    할머니의 거칠고 찰진 욕에 웃고 갑니다 ㅎㅎㅎㅎ
    우린 여름 밤에 창문 열고 달빛 맞으며 가만히 누워있으면
    풀벌레 소리와 함께 물 대놓은 근처 논에서 개구리들이
    짝을 찾겠다고 합창하는 소리가 들러요.
    정말 시골이구나 싶고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 19. 여기서
    '23.5.4 3:48 AM (211.53.xxx.126)

    할머니들은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하시네요

    -------
    난 못해 소리가 절로....
    저도 초저아이랑 농촌가고 싶은데
    생활이 너무 도시에 맞춰져 있네요

  • 20. mm
    '23.5.4 5:00 AM (125.185.xxx.27) - 삭제된댓글

    아이 피아노 영어는 가르쳐야할긴데요

  • 21. Jj
    '23.5.4 6:25 AM (221.141.xxx.73)

    진짜 아껴가며 한줄 한줄 읽었네요
    시골이라 일찍 일어나셨을텐데 2편 써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용기와 실행력이 정말 좋아보여요. 시골 풍경도 막 그려지고요.
    브이로그 재미심아 어떠셔요

  • 22. ㅎㅎ
    '23.5.4 7:30 AM (223.39.xxx.188)

    읍에 살고있는 시골러에요. 마늘밭 주변으로 아침산책 나왔다가 님 글을 읽었습니다- 글이 편안하고 유머러스해요. ㅎㅎ
    할머니들이랑 이야기 하다보면 재밌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따님이랑 이사간 곳에서 오래오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 23. ...
    '23.5.4 8:54 AM (117.111.xxx.115)

    연재 갑시다 222222222
    제목이나 글쓴이 이름 고정해서요.
    게시판 매일 못들어오는데 모르고 글 지나갔으먼 검색해서 읽을수있게요.ㅎㅎㅎ

  • 24.
    '23.5.4 9:09 AM (182.221.xxx.239) - 삭제된댓글

    재밌어요^^
    시골살이 다음편 기대할게요

  • 25. ㅁㅁ
    '23.5.4 10:03 AM (183.96.xxx.173) - 삭제된댓글

    자전거를 하나 키우실 싯점입니다

  • 26. 플럼스카페
    '23.5.4 10:29 AM (106.101.xxx.39) - 삭제된댓글

    저기 고정닉 하나 파주세요.

  • 27. ㅁㅇㅁㅁ
    '23.5.5 3:02 PM (125.178.xxx.53)

    너무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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