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의 시간 도둑 날나리 짓

... 조회수 : 995
작성일 : 2023-04-20 14:28:54
어쩌다 오늘 시간이 나서 그냥 건들거리고 있습니다
그냥 정처없이 걸어보자 운동삼아 나왔는데 지하철역 두정거장쯤 설렁설렁 걸었습니다
늘 차로만 슝 다니던 동네라, 특히 아침시간에 다녀본 적 없는 동네라 익숙하면서도 생경하더군요
그냥 상가라고만 생각했는데,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도 있고요
20년 넘게 살면서 처음 보고 느끼는 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아, 여기 도서관이 있었지 생각에 들어갔더니 도서관이 아니라 서울시교육청 관할 평생교육관이군요
구립 도서관 회원카드를 보여주니 이거 말고 따로 회원가입해야한답니다
회원증 발급받고 서가 한바퀴 돌아보려다 첫 골목 첫 칸에서 눈에 확 띄는 책을 그냥 골랐습니다
로맹가리의 ‘죽은 자들의 포도주’
로맹가리 이름만 들어본 작가이고 아무 사전 정보없이 그냥 제목에 꽂혀 집어 대출했습니다
관내에서 보더라도 꼭 대출하라는 전국 사서 선생님들의 조언에 따라 ㅎㅎㅎ
열람실까지 가기도 뭣한데 자유로운 좌석이 있어서 읽었습니다
집에서라면 열장도 못 읽을 걸 1/3쯤 읽고 반납하고 나왔습니다
평생교육관이란데가 방통대 학생들 전용인 줄 알았더니 서울 시민 대상인가보더군요
확실히 도서관마다 수요층이 달라서 그런지 소장 장서가 동네 구립도서관과 살짝 포커스가 다른 느낌입니다
세금 여태 마이 냈는데 효용감 좀 느꼈습니다

요 같은 블럭에 시립미술관 분관이 있어서 뭘 전시하나 쓱 들어와 봤습니다
특이한 전시회를 하긴 하는데 관람객이 딸랑 저 하나
돌아 나오다 보니 꼭대기층에 아트 라이브러리가 있대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왔습니다
우와 이렇게 멋진 곳에 사람이 달랑 한명 ㅎㅎㅎ
저랑 둘만 있는데 전망좋은 통창과 그 앞에 1인용 소파
간격도 뚝뚝 떨어졌는데 등받이 팔걸이 부분이 엄청 높아서 앉으면 머리만 보일 정도로 폭 안깁니다
책 대출은 안되고 여기서 보고만 가야한답니다
사람이 없어서 럭셔리 카페 전세낸듯이 늘어져 있다는...
책 두권 꺼내오긴 했는데 풍경 멍 중입니다
별 풍경도 아니지만...
여기도 무료 공간인데 세금낸 효용감 마이 즐기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살면서 존재만 알았던 이리 좋은 곳을 처음 체험해봤습니다
어딘지 묻지 마세요
저만 알고 이용할 거예요

이정도로 어딘지 딱 눈치 깐 분도 있겠지만 공간 독점을 위해 모른 척 해주세요
IP : 106.101.xxx.6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4.20 2:31 PM (112.186.xxx.86) - 삭제된댓글

    좋은동네 사시네요.

  • 2. dnjsrmf
    '23.4.20 4:46 PM (221.143.xxx.13)

    원글님 조분조분 이야기 하는 듯한 글 잘 읽었습니다
    마치 '사이드 웨이' 라는 영화를 본 듯한 글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66507 민주당의 위선에 토가 쏠린다. 그냥 문 닫아라 27 흐유 2023/05/10 2,060
1466506 개인사업자 비용처리라는게 대체 무슨뜻이에요? 3 .. 2023/05/10 2,804
1466505 고아원봉사 질문요 7 2023/05/10 1,856
1466504 유럽 여행 가시는 분들 14 오스트리아 .. 2023/05/10 5,047
1466503 딸이랑 성향이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워요. 6 .... 2023/05/10 3,948
1466502 나무수저가 위생상 많이 나쁜가요? 10 위생 2023/05/10 6,004
1466501 예전 카더라 2 ㅇㅇ 2023/05/10 874
1466500 종아리쪽 저온화상입은거같은데 연고 뭐발라야해요? 6 .. 2023/05/10 848
1466499 오늘부터 다욧트시작인데 배고파서 참외 먹었어요 2 ㅇ ㅇㅇ 2023/05/10 1,631
1466498 빌라가 아주 오래되면 어찌 되나요 12 ㅇㅇ 2023/05/10 4,944
1466497 안장 없는 실내자전거 무릎에 괜찮을까요? 2 런닝바이크 2023/05/10 1,198
1466496 우리부부 창피했어요 14 푸하하 2023/05/10 28,976
1466495 지방에 살면서 느낀 점… 61 2023/05/10 27,651
1466494 오페라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양계테너가 한국인인데 한국사람들 아.. 22 오페라덕후 .. 2023/05/10 6,131
1466493 5월 연휴 오스트리아 여행 후기입니다. 17 역마살 2023/05/10 3,879
1466492 못 박지않고 액자를 걸수는 없는가요? 13 모모 2023/05/10 1,963
1466491 장예찬 '취임 1주년 행사에 왜 나도 배제? 이해할 수 없다 3 ... 2023/05/10 1,764
1466490 통도사에서 평산마을 도보로 얼마나 걸릴까요? 6 평산마을 2023/05/10 1,931
1466489 저는 이제 조연임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6 ㅇㅇ 2023/05/10 2,996
1466488 왜 인간인 목사에게 십일조하고 섬기나요 33 ㅇㅇ 2023/05/10 4,856
1466487 구운 계란 만들기( 삼발이 없어요)... 괜찮을까요..?? 9 삼발이 2023/05/10 1,426
1466486 종이달) 오숙자 할머니는 다 알고 있었던 거네요.(스포) 3 독백 2023/05/10 5,126
1466485 김정평가사는 주말에도 일해야하나요 5 ㅇㅇ 2023/05/10 1,591
1466484 잠을 잘못자서 목이랑 어깨가 너무 아파요 4 2023/05/10 1,269
1466483 원상복구와 살면서 세입자에게 해 주는 것의 기준 헷갈려요 2 .... 2023/05/10 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