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에서 가장 암울했던 때가 언제인가요
집안형편이 많이 안 좋았어요.
학교에서 도보로 20분 거리 살다가
버스로 1시간 걸리는 판자집같은 곳으로 이사갔어요.
공장지대였는데 불미스런 사건 없이 지나갔음에 감사해요.
공부를 잘했어요.
조그만 밥상 펼쳐놓고 무더운 여름에 팔에 땀띠 나게 앉아 공부했어요.
배고팠지만 먹을건 밥과 단무지.
그래도 굶진 않았네요.
다 지난 일인데도 가끔 그때가 떠오르면 아직도 괴롭고 그 시절의 제 자신과 가족들이 너무 불쌍해요.
가난은..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해요.
1. 저는
'23.4.7 9:37 PM (14.56.xxx.81)지금이요... 치매 모친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어요
2. 저는요
'23.4.7 10:13 PM (175.119.xxx.140)저도 고등학교때 집이 망해서 두시간 반 거리 지하방 두칸 짜리 집으로 이사 갔어요. 등하교 왕복이 다섯시간.. 그런데요. 철이 없었는지 그때 기억이 지워졌는지 나이가 많아진 지금 돌이켜 생각 해보면 그렇게 막 가난 때문에 힘들어 한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그 당시 사춘기 였나 스스로에 대한 이유도 생각 안 나는 고민이 너무 많아서 가난을 실감 하지 못했어요. 마음만은 풍성 했거든요. 돌이켜 보면 참 철이 없었어요. 그런데 두시간 반 버스 세번 갈아타면서 국사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수능 국사 만점 받았어요. ㅎ 찾아보면 순기능이 있어요. 물리적인 가난보다 마음이 가난했던 때가 더 암울했던 것 같아요.
3. 저도
'23.4.7 10:51 PM (124.49.xxx.230) - 삭제된댓글지금이요 하루하루 나아지길
4. 그래도
'23.4.8 2:00 AM (210.221.xxx.92)그래도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니~
저는 오히려 형편과 환경을 탓하며
탈선 햇을것 같아요
님이 존경스럽네요5. 초등학교6학년
'23.4.8 2:27 AM (108.41.xxx.17)담임의 하루도 빠지지 않던 폭력,
반 아이들의 따돌림보다 더 힘들었던 것이,
엄마의 차별과 막말이었어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부모님은 무교인데도 한 시간 넘게 걸어가야 하는 성당분소까지 혼자 걸어가서 새벽미사를 봤을까요. 그 시절에 신부님의 강론이 너무 도움이 되었고, 힘이 되었고 제가 죽지 않을 이유를 제공해 주셨어요. 혼자서 정말 열심히 성당 다니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영세 받았는데, 제 안식처였던 성당에 저희 엄마가 다니기 시작하고 나서 좀 있다 저는 냉담자가 되었고 그 뒤로는 종교생활을 안 하고 있어요.
친정엄마는 그 뒤로 계속 성당 다니면서 '좋은 엄마' 코스프레를 하시는데,
저는 그 덕분에 종교까지 엄마에게 빼앗겼네요.6. ...
'23.4.8 2:33 AM (211.179.xxx.191)가난으로 따지면 남의집 창고 고친 방에서 살던 때인데
심정적으로는 애들 어린데 암에 걸렸을때요.
내가 밥 굶던 때보다 어린 애들 두고 아프려니 그게 더 힘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