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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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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충동적으로 다녀온 강릉 여행기

ㅎㅎ 조회수 : 6,510
작성일 : 2023-04-04 22:42:07
지난주에 올라온 강릉 경포대 글을 읽고
계속 가고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TV에서 짜장면 등 음식물 먹는거보면
가까운 시간내에 먹어줘야 하는 따라쟁이예요.

그런데 3월말에 제주도 섬트레킹도 3박4일 다녀오고
지난주에도 계속 약속에 뭐에 바빴고.
단 하루도 집에서 쉬는날이 없었어요.
막상 가려고 ktx 검색해보니 차표도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반포기했는데 어제 모임 끝나고 너무 피곤해서
잠은 안오고 해서 밤에 인터넷 검색하다가
코레일 들어가보니 세상에 서울에서 9시반 출발
강릉에서 7시 출발 기차가 있지뭐예요.

그래서 급하게 예매하고 오늘 아침에 부랴부랴 떠났어요.

어제는 너무 더워서 여름차림으로 하루종일 다녔는데
강릉은 너무나 추웠어요.

강릉역에서 내려 택시타고 난설헌 기념관으로 가서
꼼꼼하게 한시 다 읽어보고 한가롭게 산책했어요.

그다음 경포호 한바퀴 돌았어요.
오른쪽으로는 아름다운 호수끼고
왼쪽에서 내리는 꽃비 맞으면서 꽃구경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고 다리 아프면 중간에 쉬면서
가져간 책도 읽는데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리고는 이어서 경포대로 들어가 바다구경을 했어요.
어느 분이 분이 추천해주신대로 흑임자 라떼 한잔 사서
그네 타면서 바다와 갈매기,
그리고 하늘과 파도를 보는데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중간에 또 까페에 가서 커피와 커피빵 사서
다시 바다로 갔어요.
그네근처에 사람이 없어서 음악 틀어놓고 따라부르다가
갑자기 희랍인 조르바 생각이 나서 일어나
티안나게 살짝살짝 춤도 추다가

또 읽던 책 꺼내서 마저 읽었어요.
여기서 추천받은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평일이라 경포호보다 경포바다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 바다가
전부 내거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마지막으로 예전에 들어본 '섬소년' 여러번 듣다가
따라부르다가 눈물도 좀 흘리고
그리고 섬집아기도 부르면서 또 좀 울고.
이문세 노래도 듣고.

날이 어두워지는거 같아서 택시타고
중앙시장으로 가서 구경하다가 장칼국수라는 말에
꽂혀서 한그릇 뜨끈하게 먹었어요.
근데 가격이 얼마게요?
3000원이래요.
잔치국수는 4000원.

다시 거기서 버스를 타려고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버스정류장 여쭸더니 어떤 아주머니께서 자기를 따라오라고.
따라갔더니 택시비 반반씩 내고 택시 타쟤요.
어차피 버스는 잘 안온다고.

그래서 운좋게도 반값에 택시타고 강릉역에서 열차탔어요.

원래 계획은 멋진데 가서 브런치도 먹고
뷰가 좋은 커피숍에 가서 책도 읽고 멍때리고 온다였는데
계획대로 안된 날것 그대로의
오늘같은 여행도 참 행복했어요.

가족도 친구도 지인도 없으니 참다운 자유를 느끼며
나하고 싶은대로 할 수 었었던거 같아요.

어쨌든 하루동안의 일탈과 자유를 만끽하고
또 깨끗이 씻고 음악듣는 이시간도 참 좋아요.

IP : 222.109.xxx.116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4.4 10:47 PM (58.78.xxx.77)

    잘 하셨어요
    자유와 행복을 누리셨네요
    누릴수 있는 시간을 만끽해야지 하고 요즘 저도 종종 생각해요
    꿀잠 주무세요

  • 2. 장칼국수가
    '23.4.4 10:52 PM (218.50.xxx.164)

    잔치국수보다 싸네요..?
    택시비 반띵할 아줌마 만난 게 강릉여행 하이라이트네요.막판에 디게 피곤한데.

  • 3. ..
    '23.4.4 10:56 PM (58.148.xxx.236)

    부러운 자유 여행스토리네요
    제주 섬트레킹은 어떻게 하는거에요
    남편 3개월 출장동안 제주 머물면서
    해보고 싶어요

  • 4. 오오
    '23.4.4 11:00 PM (122.40.xxx.147)

    님~ 참 멋지세요

    약간의 쓸쓸함과 멋과 낭만과 여유와 책과 노래와 눈물이 함께한
    뜻밖의 선물같은 강릉 여행

    저도 따라 훌쩍 떠나프네요

  • 5. 원글
    '23.4.4 11:03 PM (222.109.xxx.116)

    제주도 섬트레킹은 저는 패키지 다녀왔어요.
    3개월 계실거면 하루에 한군데씩 가세요.
    저는 첫날 추자도, 둘째날 우도,
    셋째날 마라도, 가파도.
    넷째날 차귀도, 비양도 다녀왔어요.

    석달 계시면 제주 올레길 완주하시면 되죠.
    섬트레킹 코스가 다 올레길 코스에 포함돼요.

  • 6. Dk
    '23.4.4 11:07 PM (211.109.xxx.78)

    경포호 벚꽃은 아직 있나요?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ㅡ할까요?

  • 7.
    '23.4.4 11:10 PM (218.235.xxx.72)

    강릉 여행

  • 8. ..
    '23.4.4 11:12 PM (58.79.xxx.33)

    혼자가는 강릉여행 좋네요

  • 9. 원글
    '23.4.4 11:16 PM (222.109.xxx.116)

    강릉이 온도가 많이 낮아요.
    오늘 14도 근처였어요.

    경량패딩 필요해요.
    특히 바다에서 그네 타려면요.
    머플러 필수고요.

    근데 벚꽃은 오늘이 막차같았어요.
    오늘도 아주 피크는 아니고
    절정이 살짝 꺽인 느낌.
    바람부니 떨어지는 꽃비가 아주 처연하게 아름다웠어요

    아마 이번비에 남아있던 꽃잎마저 다 떨어질듯요.

    그렇지만 아직 튤립도 있고 철쭉도 조만간 만개할거 같고
    양귀비도 있고
    오늘도 또 새로운 꽃들 식재하던걸요.

    꽃이 없어도 신록이 있고.
    물이 있고 파도가 있어요.

    강추해요.

  • 10. 아 저도
    '23.4.4 11:20 PM (49.170.xxx.93)

    계속 강릉이 땡겨서 맘속으로 계획만 세웠었는데
    원글님이 불을 확 붙이시네요ㅎㅎ
    전 운전해서 갈 계획이라
    아침 9시쯤 도착해서
    짬뽕순두부 먹고, 흑임자라떼 찍고
    오후쯤 포장회센터 에서 광어회 포장해서 올까 하는데
    어떨까요
    허난설헌 기념관 볼만 한가요?

  • 11. 글이 쓸쓸하네요
    '23.4.4 11:24 PM (63.249.xxx.91)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거겠죠

    아무일도 일어 나지 않는 일상이 다행인 걸지도

  • 12. 원글이
    '23.4.4 11:26 PM (222.109.xxx.116)

    저에게 강릉은 난설헌과 사임당의 고장으로
    인식되어 있어서요.

    제가 개인적으로 사임당보다는 난설헌을 더 좋아해요.
    난설헌의 애닯은 삶도, 뛰어난 문장력에도 많이 끌려서
    강릉 갈 때마다 들러요.

    기념관은 초라하지만 기념관 공원이 아름다워요.
    그리고 바로 경포호와 연결돼 있고
    또 이어서 바다로 갈 수 있어요.

    근처에 기념관이나 유명한 곳들이 모여있기도 해요.

  • 13. 저도
    '23.4.5 12:24 AM (58.79.xxx.16)

    출장겸 혼여 잊혀지지 않아요. 전 정동진 하슬라아트월드도 가고 외롭고 자유롭고 그시간이 충전시간이네요.

  • 14. 벚꽃
    '23.4.5 2:17 AM (223.38.xxx.117)

    피기 시작할 때 강릉 갔었어요
    난설헌기념관과 기념공원 너무 좋았는데,
    일행들 때문에 후다닥 돌았네요
    원글님 덕분에 혼여 방법을 알았어요
    고마워요^^

  • 15. 가랑비
    '23.4.5 5:27 AM (124.53.xxx.218)

    전 토욜에 강릉 옥계여행글 읽고 일욜에 가족들이랑 다녀왔어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해랑 전망대에서 아이들 미끄럼틀도 타고(이거 강추요ㅎㅎ 뭐 거의 후룸라이드 수준 짪지만 강렬한~) 한참 바다구경하다가 추암 촛대바위쪽으로 내려왔어요
    대학때 97년도쯤 한창 엠티 다닐때 가보고 근26년만에 가봤는데 허거덩~~~ 엄청 좋아졌네요
    깔끔하게 정리되고 주변 관광지도 다 연계되어서 추암바다도 한잠 보고 촛대바위, 조각공원 출렁다리,공원내 만개한 벚꽃까지 너무 행복했어요
    꽃구경가는 길엔 바다없지만 바다보러 가는 길에 꽃있게지 싶어서 꽃구경가려더 급선회한 바다여행이었는데 올 들어 2번째로 잘한 여행길이었네요
    다들 꽃구경 가셨는지 사람도 별로 없는 한적한 바다에 마침 차안에 있었던 캠핑의자 해변가에 놓고 앉아 멍때리다왔어요

  • 16. 너무 재밌게
    '23.4.5 6:30 AM (125.142.xxx.27)

    잘읽었어요.

  • 17. ...별동산
    '23.4.5 6:37 AM (149.167.xxx.243) - 삭제된댓글

    원글님 다니신 고대로 함 다녀와야겠어요 ㅋ^^

  • 18. ㅇㅇㅇ
    '23.4.5 6:38 AM (149.167.xxx.243)

    원글님 다니신 그대로 다녀와야겠어요. 따라쟁이 ㅋㅋㅋ^^

  • 19. ㅎㅎ
    '23.4.5 11:39 AM (1.215.xxx.172)

    강릉당일치기 참고할께요
    감사해요

  • 20. 힐링
    '23.4.5 11:40 A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이국적인 영화한편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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