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집살이를 좀 했어요.
가끔 친구들과 얘기 나누다보면
"너희 시어머니 너무 심했다."
"우리 시어머니도 그 정도는 아닌데..."
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고부간에 다 그런거겠거니 하고 넘겼어요.
시어머니가 대놓고는 아니지만 은근히 무시하고 은근히 비꼬는 말도 수없이 했지만 그냥 넘겼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넘길수가 없더군요.
탁탁 맞받아치기도 하고 저 혼자 하기 버거운 일은 못하겠다고 했어요.
처음엔 시어머니가
"그럼 관둬라! 나혼자 할테니..." 하길래 그날 정말 안갔어요.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의외로 뭐라고 안합니다.
고분고분 말 잘 들을때는 별별 꼬투리 다 잡고 온갖 신경질을 다 부리고 말도 안되는 걸로 괴롭히더니
이제 안하겠다고 튕기니까 암말도 안하고 제 눈치만 봅니다.
예전에 비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졌죠.
근데 이렇게 되고보니 너무 허무해요.
내가 왜 그 오랜 시간동안 혼자 울면서 삭이느라 참았을까?
왜 그런 모진 소리에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당하고 살았을까?
지나간 세월이 억울하게 느껴져요.
진작부터 내 목소리 냈으면 좀더 편하게 살았고 이렇게까지 응어리질 일은 없었을텐데 싶으면서요.
위로받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