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진해 군항제 80년도 추억
도촌 초둥학교를 다녔죠. 학교를 마치고 내려오면
봄날의 햇살이 따스했던 기억이 나요.
학교가는길에 주택들은 일제시대 지은 2층집들이 주르륵 있었어요. 지금은? 모르겠어요. 안가본지 40년이 흘렀으니까요.
군항제 철이 되면 온갖 상인들로 도시가 들썩거렸어요.
북치고 장구치면서 약을 파는 아저씨를 하교길에 한없이 서서 구경하기도하고, 귀신의 집도 들어가보고, 버스 탈 돈으로 핫도그를 사먹기도 하고, 초등 어린애가 얼른 집에는 안가고 이리저리 구경을 했었나봐요. 집에 오시는 피아노 선생님은 절 보기 힘드셨어요. 다른 형제들만 레슨하고 가시고
전 저녁때 부모님께 엄청 혼났죠. 하지만 그 다음에도 전 항상 그랬어요.
어린 맘에도 그 시기는 온통 하늘이 핑크색인 느낌이었어요.
책가방을 매고 터덜거리며 걸어오면서 세상은 아름다운거라는걸 막연히 느꼈어요. 동시에 숙제같은건 왜 있는걸까하는 답답함도 동시에 느꼈죠.
로터리에 있는 만둣집은 엄마가 자주 데리고 가주셨어요. 참 맛있었는데 아직도 있을려나요.
조용한 이쁜 언니가 주인 아저씨를 도왔던것 같아요.
해군아파트,AID아파트에서 10분? 정도 내리막길을 걸어가면 바닷가가 나왔어요. 아직도 이 아파트들이 있을까요?
엄마를 따라 가끔 가서 새우는 아니고 뭔가 갑각류인데 쪄서 껍질을 까먹으면 단맛이 물씬 나는... 이름을 모르겠는데 그걸 자주 먹었었어요.
엄마가 안계시니 물어볼수가 없군요.
내려가는 길에 구멍가게가 있어서 꼭 들려
라면, 사탕, 과자를 사왔죠. 무뚝뚝한 머리를 까맣게 염색한 아주머니가 주인이었어요.
가끔 지금도 꿈에서 그 길을 걸어가는 꿈을 꾸기도 해요.
해군사관학교를 차로 드라이브가면
핑크색 세상으로 빨려들어가는 황홀함을 느꼈던것 같아요.
창원으로 가는길은 구불거리는 길이어서 멀미를 하기도 했어요.
언젠가는 진해를 꼭 가봐야지하먼서 살았는데
40년동안 못가봤어요. 가끔 티비에 군항제가 나오면 내 기억속의 거리를 찾는데 잘 안보여요.
아무래도 직접 가서 택시를 도촌 초등학교에서 내려서 추억을 찾아 헤메봐야 할 것 같아요.
서울에서 진해를 가려면 어찌가야하는지 검색부터 해봐야겠어요.
1. ker
'23.3.25 8:49 PM (180.69.xxx.74)77년도 초4에 이사갔는데
못알아 들어서 울었어요
샘이나 친구들이나 다 사투리 씀 ㅎㅎ
근데 30중반에 일산에서 남동창 만남
아래층 애기엄마랑 얘기하다가 진해살았다고 하니
그 남편이 알더라고요2. ㅎㅎ
'23.3.25 8:52 PM (223.38.xxx.106)사투리 심하죠 ㅎㅎㅎ.
(전 저를 키워주신 아주머니가 전라도 분이셔서)
엄마 친구들이 서울에서 놀러와서
"얘 너 사투리좀 해봐라"하시면
전라도 사투리를 해서 다들 웃었어요.
그당시 전 사람들이 왜 웃는지를 몰랐구요 ㅋㅋ3. 어머
'23.3.25 9:03 PM (223.38.xxx.154)서울에서 진해가는거 대중교통 검색하니
8시간 19분이 나와요.
진해가 이리 먼곳인가요.ㅋㅋ
,KTX 가까운 곳이 아니군요.4. 님
'23.3.25 9:17 PM (180.228.xxx.130)도천 초등일거예요.
전 근처 창원 사는데 ktx 2시간 50분 타고 창원 중앙역에서 택시로 20분~30분이면 가요.
진해가 느리게 발전해서 흔적이 많을거예요.
지금 온통 핑크핑크합니다.5. 님
'23.3.25 9:18 PM (180.228.xxx.130)창원으로 가는 구불거리는 길은 구도로로
도로는 잘 뚫렸어요
진해 참 좋아요6. 아
'23.3.25 9:20 PM (223.38.xxx.149)도촌이 아니고 도천이에요? 그렇군요.
서울에서 창원으로 KTX
거기서 택시
감사합니다.
네이버 검색 와이랍니까 ㅋㅋ 8시간 19분 말이 되나요ㅋ7. 반가워요
'23.3.25 9:21 PM (175.115.xxx.143)전 89년봄에
진해를 처음 가봤어요
대학졸업하고 애인은 없으니 결혼은 아니고
취업도 못하구 어정쩡한 시기였어요
제기억엔 황사도 없구
뽀얀 봄날아침에
고등동창이 갑자기 전화와서 창원갈일있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버스를 타구
창원을 가니
사람들이 진해군항제를 간다고해서
우리도 여기까지 왔는데
진해군항제구경가자해서
창원서 진해가는 시내버스를 탔는데
(창원과 진해가 그렇게 가까운지 몰랐어요)
진해넘어가는 터널가까이에서 차가 너무많으니까
움직이질 않고
차라리 걸어가자 해서
터널을 통과하니
세상에나
천국이 여기인가 싶더라구요
원글님이 말한 연핑크빛세상이
뽀얗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
그때의 강렬한 진해의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8. 열~무
'23.3.25 9:22 PM (124.51.xxx.196)저는 진해에서 창원가는 터널 지나 신촌동에 살아요
서울에서 ktx 3시간30분쯤 걸리는걸로 알고있어요
창원역에서 진해30분이면 가고요
오늘 50%쯤 핀거같고요
토요일이래도 많이 복잡하지 않았어요9. 열~무
'23.3.25 9:24 PM (124.51.xxx.196)평일에는 하나도 복잡하지 않아요
신촌동에서 귀산가는 도로가에 주차장 완전 잘 되어있고요
수시로 진해가는 시티버스 있어요10. ..
'23.3.25 9:35 PM (220.94.xxx.8)도천초등학교구요.
아버지가 해군이셨나본데 살던 아파트가 속천에 있었을것같네요.
제 추억속 진해도 연핑크빛이라 반갑네요.11. 아
'23.3.25 9:37 PM (223.38.xxx.205)그 아파트들이 있던곳이 속천이라는 곳이군요!
가면 속천도 가봐야겠어요.
추억찾기를 도와주셔서 모두 감사드립니다.12. ***
'23.3.25 9:44 PM (175.120.xxx.241)로터리에 있던 만둣집 저도 엄마랑가서 자주먹었어요.
아버지가 해군이셔서 속천해군아파트 AID아파트 기억에 다 있어요.
따뜻한날 하교길에 꽂비 맞으며 걸어갔던 추억이..13. 신기
'23.3.25 9:45 PM (223.38.xxx.17)그 만두집을 기억하시는 분
우와 신기해요. ㅎㅎㅎ14. 저는대야초졸
'23.3.25 10:05 PM (118.218.xxx.119)ktx 타고 중앙역 가면 군항제기간동안만 무료셔틀 버스 운행합니다
시간표는 검색해보시구요~~15. 쓸개코
'23.3.25 10:16 PM (118.33.xxx.88)원글님 글 문장따라 한줄한줄 그 풍경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았어요.
꼬마시절 추억이라 그런가 기사에서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저 사는 동네도 진해만큼은 아니지만 천변도로따라.. 단지마다 벚나무가 가득해요.
이제 꽃망울들 흐드러지게 피겠네요. 그 꽃들 바람불면 떨어져 카페트처럼 길위에 쌓이겠죠~16. 도천국민학교
'23.3.26 12:25 AM (58.122.xxx.55)반가워요. 저도 80년대 후반에 진해에 살았어요. 그 로터리 저도 기억하는데, 만두가게는 잘 모르겠고 우동집은 기억나네요. 87년도 봄에 진해로 이사가서 첫 군항제 기억에 선하네요. 귀신의 집 무서운 그림은 아직도 뚜렷이 기억나요. 도천초등학교 옆길에 벚꽃나무가 줄 지어 있었는데 참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운 군항제에서 가장 싫은 것은 술 파는 노점이었어요. 거리에서 풍기는 술냄새가 싫었어요. 다시 가고 싶네요. 진해여고 앞에 있던 양쪽의 가로수가 정말 아름다웠죠. 그립습니다.
17. 여좌천
'23.3.26 1:32 AM (112.160.xxx.53)제 일터가 진해여고 근처라
어제 토요일도 출근했죠.
군항제 구경간게 아니고 출근하는 차에요! 하며 군항제 기간에 생긴 버스전용차로를 타고 싶을만큼 차들로 온 도로가 북새통이었어요.
코로나 2년동안 군항제가 없어졌었는데
그저께 전야제부터 여좌천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어요.
진해에 사람 그렇게 많은거 처음 봤어요.
날씨가 비 오다 춥다 덥다 변덕이 심했는데
다들 베이지나 흰색의 밝고 샬랄라한 원피스나 치마들 많이 입고 오셨어요.
출근한 김에 여좌천 로망스다리, 내수면 공원, 제황산 모노레일 타고 올라갔다가 북원로타리 근처 해물탕집에서 저녁 먹고 군항제 셔틀버스 타고 집에 왔습니다.
원글님이 말씀하신 만두집이 어딘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18. ...
'23.3.26 8:32 AM (122.34.xxx.113)전 85년도 초5때 부산 살았는데
진해에 결혼식이 있어서 갔었어요
그때가 군항제 기간이었는지 정말 연핑크빛의 도시였어요
진해는 그때 한번 가보고 못가봤죠
부산도, 지금 사는 서울도 벚꽃 피는 곳 많지만
초5때 본 그 연핑크빛의 진해는 잊을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