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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양보할 줄 아는 고양이

서열이높은데 조회수 : 3,958
작성일 : 2023-03-22 23:12:28
마당냥 애들인데 함께 한 지 3년 되어갑니다
봄이니 오가는 애들이 들쑥날쑥하지만 몇 아이들은 고맙게도 쭉 같이 하고 있어요

신기한 게 이런 건데요
늘 맏딸처럼 양보를 알고 하는 애가 있어요 사람이 정한 양보라는 개념을 애들은 모르겠지만 그것에 맞춰 행동을 하니까요 사료를 먹다가도 친한 다른 애가 오면 먹다 물러나주고 간식 먹다가도 좀 물러났다 애들 먹는 거 보고 자긴 애들 먹는 거 챙겨보고 나중 먹어요 밥자리잠자리도 그렇고요 약한 애들도 예전부터 엄청 잘 챙겨요
은근 쭈르쟁인데 먹는 사이 다른 애가 야옹야옹 오면 그 애 먹으라고 옆에서 기다려줍니다 그루밍도 다른 애들한테 해주고요

그렇다고 서열이 낮은 애가 아닌 동네 냥이 중 나이도 제법 있고 중성화암컷이지만 자타공인 서열도 제일 높아요 영역욕심도 많고 쌈도 꽤 하지만 질서관리도 정말 잘해서 볼 때마다 대견해요
지금도 들어오며 쭈르간식 주는데 자긴 적당히 먹고 다른 애 주라고 저에게 눈짓 하고 다 먹이면 자기도 살짝 남은 거 먹고 부비부비하고 가는 모습 보면 얘 사람 아닐까 싶습니다



IP : 61.106.xxx.225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3.22 11:18 PM (112.161.xxx.251)

    어질고 자애로운 게 사람보다 낫네요,
    부처급인데요.

  • 2. 고양이계의
    '23.3.22 11:22 PM (61.76.xxx.150)

    마더테레사네요^^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렴~~

  • 3. 서열
    '23.3.22 11:26 PM (59.14.xxx.96)

    밥 나눠주고 그루밍해주는 거 공식적으로 서열 높은 애들이 그런다고 들었어요. 훌륭한 지도자네요. ㅎ

  • 4. ..
    '23.3.22 11:27 PM (222.236.xxx.135) - 삭제된댓글

    멋진 아이네요.
    신기해요.
    너무 멋있는데요.
    우리집 냥이는 밥투정도 하고 완전 애기처럼 행동하는데 원글님댁으로 캠프 보내고 싶어져요ㅎㅎ

  • 5.
    '23.3.22 11:28 PM (218.53.xxx.98)

    냥이들도 성격이란게 있나봐요
    저희집 냥이는 아끼는 인형이 있는데
    밥먹을 때 물고가서 사료그릇 옆에 놔줘요
    먹으라는 듯이요.
    인형한테 그루밍도 해주고요
    따뜻함 애틋함이 느껴져요

  • 6. 00
    '23.3.22 11:29 PM (182.215.xxx.73)

    다음생에는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나서 사랑 듬뿍 받길
    건강해라 냥이들

  • 7. ㅣㄱ
    '23.3.22 11:31 PM (106.102.xxx.32)

    사람보다 낫네요 건강하고 안전하길 감사합니다

  • 8. 토토즐
    '23.3.22 11:35 PM (106.101.xxx.153)

    동물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희노애락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무지한 인간들이 많죠
    포유류 장기를 생각해보면 심장 뇌 콩팥 소장내장 쓸개 다 있어요 포유류뿐만 아니라 그외 동물 생물들도 생각과 감정 고통이
    사람과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마당냥이의 이런 모습을 느끼셨다니 글쓴님도 심성이 고우신
    분이네요
    동물을 사랑하는마음이 클수록 사람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
    큰 사람임에는 확실한것 같습니ㄷ다
    복 받으세요

  • 9.
    '23.3.22 11:42 PM (61.106.xxx.225)

    저도 얘가 참 신기해요
    카오스암컷냥이 눈은 녹색
    뭔지 모르게 저라는 사람 또한 얘에게 자꾸 양보를 강요해서 잘 보이려고 애가 그런건가 그런 행동을 하면 잘 한다 잘한다 칭찬이 강화돼 이런가 미안하기도 했고요
    얘가 싫어하는 애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 애하고도 겨울 지나니 잘 지내주네요
    요즘 애들이 너무 잘 먹어 오늘 사료 떨어진지도 모르고 들어오다 너무 놀라 채우는데 얌전히 기다리고 너무 고마워 이뻐이뻐해주는데 쮸르도 좀 먹고 다른 아이 먼저 먹으라 기다리며 양보를 하는데 유난히 미안하고 찡하네요
    이 아이랑은 제가 늘 같이 할게요 마지막까지
    그건 제 그냥 결심이에요

  • 10.
    '23.3.22 11:49 PM (118.32.xxx.104)

    냥바냥
    울 첫째냥도 밥먹다가 둘째가 머리 디밀면 물러나서 기다려요..
    꼭 양보하고..
    보면 욕심이 없달까..
    밥먹다 간식먹다 떨어뜨리면 반드시 떨어진거 먼저 주워먹고요
    둘째는 안그래요
    언니 먹는데 머리 디밀어 뺏어먹어요.
    그럼 첫째는 물러나서 기다리고..
    똑같은 사료주는데도 언니밥이 더 맛있어보이는지
    언니만 더 맛난거 줄까봐 그런건지
    호시탐탐 노렸다 자기밥 안먹고 언니밥 뺏어먹어요ㅎ

  • 11.
    '23.3.22 11:58 PM (61.106.xxx.225)

    118님 저도 아이들을 겪으면서
    굳이 자기들 내용 똑같은 밥을 따로 다른 장소에 주는데 이게 샘이 나는지 머리 쿵 박으면서 서로 뺏어먹기도 하더라고요
    내용은 같은 밥이라 서열이나 관계의 문제구나 싶었죠 그럴 땐 시간텀을 두고 해결하기도 했고요
    그 때도 실망하지 않고(?)제 밥집 다시 찾아왔던 애들과 이 몇 년 큰탈없이 오고 있네요
    애들 너무 웃기고 귀여워요
    그릇쭈르랑 직접 짜 주는 쭈르도 다르게 여기는 게 있어요 ㅋ
    언니밥 뺏어먹는 둘째 야옹이
    실제 같은 밥인 줄 모를거예요 ㅋ 뺏어먹는 밥이 더 맛있다옹 ㅋ

  • 12. ㅇㅇ
    '23.3.23 12:34 AM (122.45.xxx.114) - 삭제된댓글

    저희 큰애도요 간식주면
    비실한 동생이 먼저 배불리 먹게 슬쩍 비켜주고
    남은거 다시 와서 먹어요
    너무너무 예뻐요 고양이

  • 13. ..
    '23.3.23 1:11 AM (14.45.xxx.97)

    카오스 암냥이들이 그런 걸까요?
    저희냥이 2달 정도에 형제냥이들이랑 총 4마리 구조됐는데
    다른애들 밥먹는거 다 체크하고 지는 마지막에 먹고
    마더같은 아이라고
    저랑 살면서도 바보같을 정도로 심성이 착하고
    저를 귀여워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냥이가 제 어머니같기도하고 딸같기도하고 ㅋㅋㅋ

  • 14. 그러게요
    '23.3.23 1:36 AM (61.106.xxx.225)

    이 카오스 암냥이가 동네냥이들 교통반장이자 마더인 건지요 저도 얘가 저를 챙겨주는 걸 잘 느껴요 누가 보면 걍 동네 길냥이지만 산책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똑같은 구역을 애 성질만큼 도는데 오토바이 소리 등 다른 위험이 느껴지면 제 소맷부리를 물고 저를 안전한다른 데로 이끌어요 ㅋ
    저야 궁디팡팡 쭈르나 주고 잘했다고 귀엽다고 하지만 애는 절 도와주려 하는 걸 느끼죠
    그래도 여러 애들을 겪는데 님 말대로 카오스가 정말 영리하고 똑똑한데 바보같을 정도로 관대하고 심성이 착하고 뭔가 저를 측은히 귀여워하고 자기를 희생하는 게 있어요 그런 것 같아요

    진짜 타고난 관리자입니다
    밥 남은 걸 다 살피고 체크하고 저는 나중에 먹고 제가 채워주면 코로 킁킁 다른 애들 먹으라고 리더로 이끌고요

    몇 년째 너무 고맙고 신기한 아이입니다
    이렇게 착한데 늘 입양 앞에서 어떤 조건이 안 돼서 제가 늘 미안하고 그랬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아이는 모자를 지언정 제가 늘 돌볼겁니다 가끔 다르게 생각하면 이 아이가 저를 이 동네를 우리를 돌보고 있지만요

  • 15. ..
    '23.3.23 1:51 AM (14.45.xxx.97)

    이렇게 통하는 분이 있네요
    제가 친구들한테 고양이가 엄마같을 때도 있고
    동물이지만 존경스러운 맘이 들기도 한다 이런 말하면
    미쳤냐고 ㅠㅠ
    겪어본 분들은 이해를 하시겠죠 ㅋㅋ
    친구같고 엄마같고 딸같고

  • 16.
    '23.3.23 2:03 AM (61.106.xxx.225)

    아니에요 ㅋㅋ
    그 구여운 궁딩이로 현관 앞 밥 먹다 냥 하고 돌아볼 때 동네 산책길 오토바이 소리에 제 소맷부리 물어 붙잡고 뛰자고 할 때
    제가 축 처진 어깨로 동네 골목을 들어설 때
    그 아이는 늘 사랑이죠 고개를 쿡쿡 무릎에 박아주며 오늘은 왜 너 축 쳐져 슬프냐고 말없이 내 웃길 기다려주는 내 동네 그 고양이

  • 17. 아주 오래전에
    '23.3.23 2:03 AM (108.41.xxx.17)

    키우던 냥이는 실내실외 마음대로 돌아 다니면서 살았거든요.
    첨엔 나간다고 하면 문 열어 주다가 나중엔 차고의 문을 높여서 그냥 24시간 지 맘대로 돌아 다니게 했는데 냥이가 냥이를 입양해 왔더라고요.
    어느 날부터 보니 저희 차고에 살고 있는 고양이가 두 마리,
    우리 늙은 냥이가 입양한 아기냥이가 밥 다 먹을 때까지 늙은 냥이는 지켜만 보다가,
    아기 냥이가 밥 다 먹고 물러나면 그 뒤에 밥을 먹더라고요.
    진짜 신기했던 건,
    아기냥이가 저희 식구들에게 정을 안 주고, 저희 집에 안 들어오고,
    그냥 늙은 냥이하고만 꽁냥꽁냥 지내다가,
    늙은 냥이가 죽으니까 그냥 사라졌어요 ㅠ.ㅠ

  • 18.
    '23.3.23 2:22 AM (118.32.xxx.104)

    다른 위험이 느껴지면 제 소맷부리를 물고 저를 안전한다른 데로 이끌어요 ㅋ
    ㅡㅡㅡㅡㅡㅡㅡ
    어머어머 정말정말 특별한 아이네요!!

  • 19. 108님
    '23.3.23 2:41 AM (61.106.xxx.225)

    너무 슬프네요
    우리집에 오는 마당아이도 비슷한 한 아이 그런 애가 있어요
    온동네 깡패 대장냥 애기 아빠와 그 딸이였고 그 아빠와 딸, 중성화도 같이 병원수술 다녀왔는데
    이후 딸은 우리집에 식구로 남고
    아이 아빠는 지난 가을 슬프게 사라졌어요

    그 딸아이를 이 카오스암냥이가 처음엔 배격하다 이제 다들 그럭저럭 잘 지내요
    그 어느 날 딸아이가 보란 듯 막 울었어요 뒹굴고 배 보여주고 발작하듯이요
    그 이후 이 카오스암냥이가 딸아이를 품어줬어요 안 다치게 이끌어줬어요
    그 후 그 아빠는 다시 못 보지만
    아이 아빠는 내 밥자리로 딸아이를 이끌고
    그 슬픈 딸아이는 또 이 카오스가 관대히 이끌어주고

    마당이 있다는 이유로
    미안하게 아이들 밥을 주고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118님 비니루선물도 많이 줍니다
    옆집들 묶어놓은 재활용 파랑 비니루 아이가 그렇게 잘 물어다줘요 제가 늘 거절은 합니다만 소용없어요

  • 20.
    '23.3.23 6:22 AM (39.115.xxx.132)

    고양이세계에선 흔한 일이더라구요. 보스가 무리중 밥을 제일 나중에 먹는거.
    전에 아는 집에서 밥을 주면 큰 딸 냥이가 엄마냥이 먼저 먹게하고 그 다음 자기 새끼들 다 먹게한 뒤 마지막으로 먹는다고 들었어요.
    사람보다 낫구나 그때부터 생각했죠.
    지금 대통령도 고양이를 좀 본받으면 좋겠어요.

  • 21. ....
    '23.3.23 7:31 AM (182.215.xxx.28)

    고양이보다도 못한....웃프네요
    얼굴도 모르는 원글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대장냥이도 원글님도 내내 평온하고 행복하길 기도합니다

  • 22.
    '23.3.23 7:34 AM (223.33.xxx.34) - 삭제된댓글

    아파트에 한 3년 정도 예뻐한 숫컷 고등어냥이가 있었는데 그 녀석이 그러더라구요.
    자기보다 어린 암컷 냥이를 어느 날 동생처럼 데리고 다니더니 먹는 것도 늘 양보하고 아무리 좋아하는 간식도 중간에 동생이 오면 꼭 기다렸다 먹고 같이 있다가 제가 일어서면 쫄랑쫄랑 같이 가다 저희 동 저희 집 들어가는 라인 입구에 척 먼저 가서 기다리고 똑똑한 아이였어요.
    그 아이는 일찍 중성화됐고 동생 암컷 냥이가 임신을 해와서… 새끼 낳고나니 마치 자기 자식 보살피듯 아깽이들에게도 먹을 것 양보하고 그루밍도 해주더라구요. 어미는 말할 것도 없이 새끼들에게 헌신하고…
    (결국 아깽이들 한 마리는 입양되어가고 나머지는 어디론가 다 사라졌지만 ㅠㅠ)
    어미냥도 뒤에 중성화시켰는데 둘이 오누이처럼 잘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고등어냥이는 사라졌어요. ㅜㅜ
    아파트 사람들이 예뻐했던 아이라 다들 아쉬워하네요.
    냥이들 보면 진짜 사람보다 낫다 싶을 때도 있고 기분 안좋은 날 같에 있으면 힐링이 되어줬어요.
    원글님 글 읽고 댓글 쓰는데 눈물이 나네요.
    예쁜 고양이… 고마웠어.

  • 23.
    '23.3.23 7:36 AM (223.33.xxx.34)

    아파트에 한 3년 정도 예뻐한 숫컷 고등어냥이가 있었는데 그 녀석이 그러더라구요.
    자기보다 어린 암컷 냥이를 어느 날 동생처럼 데리고 다니더니 먹는 것도 늘 양보하고 아무리 좋아하는 간식도 중간에 동생이 오면 꼭 기다렸다 먹고 같이 있다가 제가 일어서면 쫄랑쫄랑 같이 가다 저희 동 저희 집 들어가는 라인 입구에 척 먼저 가서 기다리고 똑똑한 아이였어요.
    그 아이는 일찍 중성화됐고 동생 암컷 냥이가 임신을 해와서… 새끼 낳고나니 마치 자기 자식 보살피듯 아깽이들에게도 먹을 것 양보하고 그루밍도 해주더라구요. 어미는 말할 것도 없이 새끼들에게 헌신하고…
    (결국 아깽이들 한 마리는 입양되어가고 나머지는 어디론가 다 사라졌지만 ㅠㅠ)
    어미냥도 뒤에 중성화시켰는데 둘이 오누이처럼 잘 지내다 어느 날 갑자기 고등어냥이는 사라졌어요. ㅜㅜ
    아파트 사람들이 예뻐했던 아이라 다들 아쉬워하네요.
    냥이들 보면 진짜 사람보다 낫다 싶을 때도 있고 기분 안좋은 날 같이 있으면 힐링이 되어줬어요.
    원글님 글 읽고 댓글 쓰는데 눈물이 나네요.
    예쁜 고양이… 고마웠어.
    원글님네 냥이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있어주길 바랄게요.

  • 24. ::
    '23.3.23 8:40 AM (1.227.xxx.59)

    냥이들은 새끼들 약한애들애게 밥자리 양보하고 다른곳으로 떠나요.
    그리고 자기가 낳지않아도 공동 육아도해요.
    사람보다 나아요.
    원글님 복받으세요

  • 25. 어머나
    '23.3.23 9:05 AM (14.138.xxx.98)

    한편의 동화같은 풍경이네요. 전에 대장냥이가 중성화하고 사라졌던 기억이 나요. 그 딸을 또 카오스엄마냥이 받아줬다니 참 다행입니다. 고양이들 잘 돌봐주시는 원글님도 고맙고, 동네 고양이들 챙기며 사는 카오스냥도 고맙네요.

  • 26. ..
    '23.3.23 12:46 PM (5.81.xxx.97)

    착한 아이네요..
    다들 너무 힘들지 않게 살기를...
    원글님 좋은일 하시네요

  • 27. ...
    '23.3.26 6:36 PM (223.39.xxx.136)

    그게 그렇더라구요. 저희 동네에 구내염을 심하게 앓아서 캔만 먹는 아이가 있는데 아무리 식탐쟁이들도 그 아이 캔은 안뺏어먹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요. 왜 안먹고 싶겠냐만 참는거지요. 애들이 참..영리하고 대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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