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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녁 냄새가 참 좋네요

시골길 조회수 : 3,204
작성일 : 2023-03-18 19:14:59
시골이라서 그런가봐요
낮엔 바람이 너무 불었는데
저녁쯤되니 바람은 잦아들었고
저녁 시골길을 잠깐 산책하는데
산머리는 희미한 자줏빛으로 노을지고
저녁빛은 연한 잿빛으로 바뀐데다
가로등 불빛에
집집마다 불이 켜지니
뭔가 마음이 따뜻해 졌어요

들이랑 산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냄새가
아. 맞다 이게 저녁 냄새다 싶고요

이시간에 시골 마을길에 오랫만에 걸으니
이런 저녁냄새도 오랫만이라
너무 좋네요

하루가 금새 지나 버렸어요



IP : 223.39.xxx.8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23.3.18 7:21 PM (61.4.xxx.26)

    그립다... 어린시절 늦게까지 동네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가 먹었던 저녁
    옻칠을 한건지 동그란 상에서 나는 냄새는 아직도 기억하는데

  • 2. ㅅ저도
    '23.3.18 7:22 PM (49.171.xxx.76)

    그 냄새 알아요.. 그립네요. 여긴 안나는것같아요 ㅜㅜ

  • 3. 00
    '23.3.18 7:22 PM (182.215.xxx.73)

    봄이되면 따스한 바람결에
    각 집에서 나는 밥 냄새 반찬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면서
    묘하게 그리움을 자극하는것 같아요
    어릴적 저녁식사 풍경도 그려지고
    해질녘 저녁이 주는 쓸쓸함도 느껴지고
    그래서 도심에 살지만 밤산책 좋아해요

    시골의 밤산책은 얼마나 낭만적일까요
    부럽네요

  • 4. ...
    '23.3.18 7:27 PM (1.232.xxx.61)

    한가롭고 여유있고 따뜻하고
    원글님 좋으시겠어요.

  • 5. 저는
    '23.3.18 7:29 PM (125.182.xxx.128)

    시골가면 그런 서정적인 감정이 전혀 안들고 저녁되면 무서워져요.
    ㅜㅜ

  • 6. 시골생활
    '23.3.18 7:38 PM (121.133.xxx.137)

    어릴때 딱 2년 해봤는데
    제 유년시절 기억은 그때가 90퍼센트인듯
    실컷 애들이랑 놀다가
    엄마들 각자 자기 애 이름 부르는 소리
    (목청들도 좋아)듣고
    하나씩 집ㅇㅇ로 돌아가서
    그 꼬질해진 손과 얼굴
    엄마한테 잔소리 들으며 씻고 나면
    시장이 반찬으로 뭘 먹어도 맛있었죠
    엄만 거기 살때가 평생 가장 힘들었다는데
    애들과 어른의 기억은 참 달라요 ㅎㅎ

  • 7. 원글
    '23.3.18 7:39 PM (223.39.xxx.83)

    시골의 저녁 냄새 아시는 분 계셔서 반가워요
    아주 어렸을때는 친구들과 정신없이 놀다
    집집마다 불때는 냄새와 밥짓는 냄새가
    마을 어귀로 퍼지면
    그때서야 다들 집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에요
    다만 아궁이에 불때는 냄새와 밥짓는 냄새는
    빠졌지만 그때 그 저녁공기와 냄새.

    아침에는 집 옆 밭에 거름포대 나르는 일을
    도왔어요. 경운기소리. 밭고랑 만드는소리가
    아..시골에 봄이 시작 되었구나 싶었고요

    꽃대가 올라오긴 했지만 여려서 먹을 수 있는
    냉이도 한가득 캤고
    돌나물과 쑥도 캤어요
    아직은 봄나물이 이게 전부네요

    마을 회관에 마실 나가신 친정엄마께
    전할 말이 있어 회관 앞으로 가서
    소리높혀 엄마~!!하고 부르니
    방안에서 할머니가 된 아줌마들이
    누가 찾네 나는 아니네 누구네 딸인가보네
    서로 누구여 누구여 하시다가
    창문을 열고는
    할머니가 된 아줌마 세분이 얼굴만 쏙
    내미시고는 저를 보곤 웃으시는데
    아... 너무너무 귀여운 거에요

    뽀글뽀글 파마머리 세분이서 .

    다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내일 또 제 집으로 올라가야 해요
    시간이 너무 빠릅니다.

    잠깐 창밖을보니 엄청 큰 별 하나가 빛나고
    있는데 오늘 저녁에 별구경 많이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8. ^^
    '23.3.18 7:52 PM (112.150.xxx.31)

    글 읽으면서 코 끝에 그냄내가 나는것같아요.
    그 저녁의 냄새는
    계절마다 달라지죠
    가슴이 뜨끈해지네요

  • 9. ...
    '23.3.18 8:06 PM (218.55.xxx.242) - 삭제된댓글

    아파트에서 건너 들어오는 음식냄새가 싫지
    시골 공기랑 땅 냄새랑 뒤섞여 나는 음식냄새는 역겹지 않고 오히려 좋죠

  • 10. ....
    '23.3.18 8:08 PM (218.55.xxx.242) - 삭제된댓글

    아파트에서 건너 들어오는 음식냄새가 싫지
    시골 공기랑 땅 냄새랑 뒤섞여 나는 음식냄새는 역겹지 않고 오히려 좋죠
    시골 아궁이에서 나무 태워 끓이던 고깃국 냄새는 정말 좋아요

  • 11. ....
    '23.3.18 8:09 PM (218.55.xxx.242)

    아파트에서 건너 들어오는 음식냄새가 싫지
    시골 공기랑 땅 냄새랑 뒤섞여 나는 음식냄새는 역겹지 않고 오히려 좋죠
    시골 마당 아궁이에서 나무 태워 끓이던 고깃국 냄새는 정말 좋아요

  • 12. 로디
    '23.3.18 8:20 PM (121.101.xxx.190)

    이런 글 참 감사해요.
    공감할 수 있어 기쁘구요.

  • 13. 아 이런글
    '23.3.18 9:10 PM (106.101.xxx.186)

    너무 좋아요
    골목골목마다 풍기는 저녁냄새 어스름하게 퍼진 노을빛깔
    하나둘 켜지는 가로등불빛에 맘이 스산하면서 따뜻해지고
    엄마가 밥차리고 있는 집으로 가는 그 저녁
    기억나요 빽빽한 아파트숲에서는 느낄수없는 그 감성이요....
    자주 생각해요 그런동네에 다시 살고싶다고 이젠보기힘든 서울동네

  • 14. 동고비
    '23.3.18 9:55 PM (122.34.xxx.62)

    글이 너무 정갈하고 좋아요.저두 가로등불 들어오기 시작할 즈음의 시간이 참 좋아요

  • 15. 구름
    '23.3.18 11:42 PM (14.55.xxx.141) - 삭제된댓글

    친정엄마 이러신거 보니 결혼하셨군요
    이런 감성을 아직도 갖고 계신게 부러워요
    전..
    결혼과 함께 아주 현실적인 순악질 여사가
    되었답니다

    지역은 어딘가요?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마을회관 할머니들이 누구여?누구여?
    한다는거 보니 정겨운 전라도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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