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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때 아빠돌아가시고나서 기억인데요

ㅇㅇ 조회수 : 3,830
작성일 : 2023-03-15 14:09:18
제가 초등학교1학년때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그전까지는 정말 유복한 집에서 구김살 없이 행복했었는데
아빠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뇌출혈로 돌아가신거예요
그날 아침 의식 잃은 아빠를 담요에 싣고 병원에 옮기던 모습
그리고 엄마가 소복을 입고 아빠의 빤짝빤짝 늘 왁스칠이 잘되어있던 출근하는 구두를 
부둥켜 앉고 통곡하던 모습 초등 1학년이던 저에게 다 기억에 남아있어요
아빠들 산소에 옮기고 매장하고 돌아오던 모습도 기억에 남고
그후로
저희집에 6남매였거든요
위로 언니.언니. 오빠.오빠.저.남동생.
그런데 젤 큰언니가 그당시 18살이었는데 돈벌겠다고 집을 나갔고
둘째언니도 나갔어요
뒤이어 큰오빠도 중학교1학년을 자퇴하고 돈을 벌겠다고 집을 나가고
집에는 엄마랑 작은오빠 저, 남동생....이렇게 셋만 남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하루가 멀다하고 술을마신거예요
학교끝나고 집에와보면 집에는 엄마는 없고
엄마는 술을 마시러 저 아래 동네아주머니 댁으로 마실 나가서 
낮술을 마시며 신세한탄하며 술을 마시고 저녁즈음 되어서
낮동안 동네애들하고 고무줄 놀이도하고 지칠때쯤 동네엄마들이 
자기애들 저녁먹으라고 각자 부르는데 우리엄마는 안부르는거예요
그때 저는 오빠랑 동생 데리고 들어가서 엄마가 해놓은 밥 차려서 
같이 저녁 먹고 같이 티비 보다가 엄마가 언제올까 기다리다가
창문열어보고 또 열어보고 하다가 비틀비틀 거리고 오는 엄마보이면
반가워서 얼른 뛰어나가 엄마부축해서 모시고 들어왔어요

그럼 엄마는 집에 들어와서 막 술주정을 했어요
귀신들린것처럼 무섭게 죽일것다 이년 이놈 이러면서 무서운 얼굴을 하면서
그럼 우리들은 무서워서 피하면서도 그래도 엄마라고 엄마한테 또 안겼어요
그런다가 엄마는 대야를 가지고 오라고 했어요
그럼 토하는 거예요
그리고 아빠 영정사진을 붙잡고 날이 새도록 우는거예요
그게 제가 초등 1학년부터 초등 6학년까지 반복되었고
엄마가 술마신 다음날은 작은오빠랑 남동생은 학교에 보내는데 
저는 학교에 안보냈어요
왜냐하면 엄마 술시중 들라고
엄마 술마셔서 힘드니까 술병간호하라고
그래서 저는 학교를 하루는 가고 하루는 안가고 이랬어요
당연히 학교생활 잘 적응 못했고 학습도 잘 따라가지 못했지만
타고난 지능이 있어서인지 대학은 좋은 대학에 진학했어요

엄마는 그후로 65세가 되셨을때 정신질환이 찾아왔어요
요즘말로 조현병이 찾아와서 우울증과 겹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셨어요
저는 지금도 엄마의 자살을 막지못한 죄책감으로 평생 시달리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현재 저도 우울증을 앓고 있어요
약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자살충동도 느끼고 있고요

살아보기위해 여러가지로 발버둥치고 애써보며 노력하고있는데 
매일이다시피 엄마가 꿈에 나타나는데 얼마나 다정하게 나타나는지 
참 그리워요

참 제가 초등 4학년때 마론인형 옷을 사겠다고 그당시 미도파 백화점에 옷을 사러 갔다가
길을 잃었거든요
그래서 엄마가 열받아서 인형을 푸세식 화장실에 버렸어요
그리고 며칠있다 장보고 오는데 거기에 마론인형이 있더라고요
무뚝뚝해도 자상한 엄마였는데  우리엄마 그리워요.
IP : 61.102.xxx.173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하수
    '23.3.15 2:18 PM (58.142.xxx.196)

    힘내세요. 토닥토닥

  • 2. 원글님
    '23.3.15 2:20 PM (58.148.xxx.110)

    지금까지 잘 살아 오셨어요
    앞으로 원글님이 더 편해지길 기원합니다!!

  • 3. ㅠㅠ
    '23.3.15 2:20 PM (14.50.xxx.97)

    원글님 그냥 토닥토닥해 주고 싶네요...

  • 4. 마음
    '23.3.15 2:21 PM (124.49.xxx.22)

    아픈글이네요. 원글님 그래도 잘견디시며 이겨내셔야죠. 엄마보고픈건 아 보고싶다 그걸로 끝내고 원글님은 원글님 인생 사셔야해요

  • 5. 구글
    '23.3.15 2:22 PM (103.241.xxx.201)

    엄마가 많이 힘드셨겠어요

  • 6. ㅇㅇ
    '23.3.15 2:22 PM (115.23.xxx.124)

    어머니가 아버지를 많이 사랑하셨나보네요ㅠㅠ
    원글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래요

  • 7. 에고ㅠ
    '23.3.15 2:23 PM (110.35.xxx.108)

    아버지가 굉장히 다정하신분이셨나봐요ㅠ
    어머니가 한평생 남편을 그리 못잊으시고 알콜중독에 정신병까지ㅠ
    자식 방치한 엄마 제역활 못한 엄마지만
    또 그 여자로서의 일생이 애틋하네요ㅠㅠ
    남편 사랑 듬뿍 받아서 저리 힘들었는지ㅜ

  • 8. ㅁㅁ
    '23.3.15 2:25 PM (183.96.xxx.173)

    제가 제 아이들에게 그런 아픈 기억들 대물림안하려
    참 꼿꼿하게 살았어요
    아니
    두 아이 앞에서 두번정도 통곡했나 ㅠㅠ
    술도 담배도 약 한알도 의지 안하고 ,,,

    그럼에도 아빠를 참 좋아하던 아이 하나가 불안증 우울증 그런게있어
    늘 죄스럽고 미안해요

    에구
    님도 제 아이들도 안스러워요

  • 9. 원글님도
    '23.3.15 2:32 PM (223.38.xxx.160)

    윗분도 다 토닥토닥 애 많이 쓰셨습니다.

  • 10. ..
    '23.3.15 2:41 PM (124.53.xxx.243)

    원글님 잘못 아니에요
    자살 할려는 사람은 계속 시도 해요
    원글님 마음에 무거운 짐 버리시고
    맘편히 사셔도 돼요
    부모님이 누구보다 원글님 잘 지내길
    바라실거예요

  • 11. 님아
    '23.3.15 2:48 PM (122.32.xxx.138)

    꿈에서 다정한 얼굴이라도 매일 엄마를 본다는건 좋은게 아니예요
    엄마 이제 좋은곳으로 가세요 나 잘살게요...하고 되뇌이세요 꿈속에서라도요
    님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 12.
    '23.3.15 2:52 PM (14.55.xxx.141)

    읽다가 저도 눈물이 나네요

    이젠 지나간 과거일
    앞만 생각하세요
    행운을 빕니다

  • 13. ..
    '23.3.15 3:05 PM (58.79.xxx.33)

    괜찮아요. 토닥토닥. 님은 어린아이인데도 님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이제 엄마일은 잊어도 됩니다. 님을 위해 약을 먹고 님을 위해 치료하고 님을 위해 사세요. 님은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어요

  • 14. 커피커피
    '23.3.15 3:26 PM (211.239.xxx.4)

    아... 이게 도움이 될지 조심스러운데요..

    제가 최근에 읽은 '나보다 어렸던 엄마에게' 얘기가 원글님하고 좀 닮았어요

    매일 술 마시고 학대하던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그 후로 오랫동안 미워했는데.. 우연히 AI로 다시 구현할 기회가 생겨요

    오래 미워했지만 한편으로는 늘 죄책감이 있었던 엄마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거든요 가상현실이 판타지같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주인공의 남은 날이 한결 편안해보였어요

    부디 어릴 때의 힘든 기억은 남겨두시고 앞으로 좋은 기억이 많아지시길 바랍니다

  • 15. 앞으로
    '23.3.15 3:44 PM (106.102.xxx.4) - 삭제된댓글

    엄마가 될수도 있는데
    엄마란 자리는 자식이 평생 의지할수있는
    굳건하고 강하고 따뜻해야해요
    그러니 우울증을 얼른 노력으로 이겨내고 자식한텐 대물림 하지 말아야죠

  • 16. 아고고
    '23.3.15 6:30 PM (175.116.xxx.63)

    님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이젠 과거를 뒤로하시길 바래요
    살기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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