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의 차이: 체험활동, 인턴, 인턴쉽
1. 최근 입시 관련 재판에서 법원이 '인턴십'이라는 표현을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유죄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체험활동에 불과한 것을 '인턴십’이라고 표현하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것처럼 심사위원이 오인한다는 취지입니다.
법원도 청소년 직업 체험을 '인턴십'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놀랍습니다. 판결의 근거를 찾아보았습니다.
2. "단국대에서 체험 활동을 하였을 뿐 인턴 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전문적인 인턴 활동을 한 것처럼 가장(했다)" (정경심 교수 1심)
"일반적으로 '체험활동'과 '인턴십'은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정경심 교수 2심)
"(사전에서) 인턴은 회사나 기관 따위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에 앞서 훈련을 받는 사람이나 그 과정을 말하는 것"
"완화된 의미의 인턴.. 이라고 하더라도, 통상 인턴활동은 해당기관에 적을 두고 직무에 종사하는 형식(근무 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최강욱 의원 1심)
내용을 보니 재판부는 상식이나 사회적 통념, 혹은 국어사전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나 일반 상식에서 볼 때 '인턴'은 직무를 전제로 한 전문적인 경력 활동인데, 간단한 업무 보조한 것을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이런 기준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3. 교육부 공인 용례를 참조하지 않았습니다. '인턴십'은 교육부 발간 에 활용 예시가 안내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ㅇ 인턴쉽(진로체험프로젝트) 활동(2013.6.10)에 참가하여 직접 직업현장을 체험해 봄으로써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하려는 노력을 하였고, *** 방송국에서 방송기자 직업체험을 통하여.... 방송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갖게 됨
교육부는 '인턴십'을 학생이 '진로체험프로젝트'로서 행하는 활동으로, 단기간 직업 체험을 하는 것의 의미로 제시합니다. 하루 몇 시간 방문해서 직업을 체험하고 동기만 얻어도 되는 활동입니다. 전문적인 인턴과도 무관하고 "해당 기관에 적을 둔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이렇게 교육부가 공인한 용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국어사전이나 통념을 근거 삼은 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4. 둘째, 국어사전에서 잘못된 단어를 참조했습니다. 앞서 보았듯 최강욱 의원 재판부는 표준국어대사전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찾은 단어가 '인턴십'이 아닌 ‘인턴’입니다.
재판에서 문제 삼는 것은 ‘인턴 확인서’가 아닌 '인턴십 확인서'이고 정 교수 자녀가 제출한 다른 확인 문서들도 '인턴십' 확인서라는 제목입니다. 그리고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검색을 해보면 국어사전에서 두 단어는 다르게 뜻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인턴: 회사나 기관 따위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에 앞서 훈련을 받는 사람. 또는 그 과정.(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인턴십: 학생들이 기업에서 일정 기간 동안 기업 활동에 관해 체험하면서 실무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제도.(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보다시피 '인턴십'은 사전에서 교육부 용례와 유사하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인턴'이 회사 관련 전문적인 역량을 키우는 '훈련'에 포인트가 있다면 '인턴십'은 '체험'이 핵심인 단어입니다.
아마 외래어 등재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인턴'만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재판부가 '인턴'을 기준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학창 시절의 ‘인턴십 확인서'에 대한 것이니만큼 '인턴'으로 대체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5. 정경심 교수는 딸의 단국대 체험활동 확인서를 대학원 진학할 때는 '인턴십확인서'로 다시 받아 제출했습니다. 이를 두고 법원은 "제목을 바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것처럼 심사 위원을 속였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 교육부 용례와 사전적으로도 학창 시절의 인턴십은 직업 체험활동의 의미로서 달리 오인의 소지가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은 물론 입학사정 위원도 학생의 인턴십 확인서를 보고 전문적 인턴 이력으로 오인하지 않습니다.
조원 군의 담임교사가 '선생님, 저 내일부터 인턴십을 하게 되었어요'라는 학생의 메일을 자연스럽게 받은 것에서도 그 의미가 특히 외고 등의 학교 현장에서 달리 곡해될 여지없이 통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 현재 법원의 기준이면 과거 법원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턴십' 프로그램의 수료자들도 잠재적 범죄자가 됩니다. 그 프로그램의 수료 학생들은 나중에 이력서나 자소서에 '인턴십'이라고 썼을 텐데 이들은 법원이 양산한 범죄자일 것입니다.
이 모순은 용어에 대한 부정확한 정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교육부 공식 용례 대신 일반적 통념이나 국어사전을 따랐고, 사전에서조차 '인턴십'을 '인턴'으로 대체하여 참조했습니다. 그 결과 '인턴십' 용어 사용자를 부도덕한 인물로 대했습니다.
7.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데에는 ‘인턴십'이라는 단어 외에 다른 추가적인 이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에 개념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나머지도 달리 이해되는 것입니다.
또한 관련 기사를 보면 용어 문제가 사소한 부분은 아닌 것으로 소개됩니다.
진로 체험활동= 인턴십인데 왜 그게 그렇게 욕을 먹었어야 했을까요. 잘 모르는 사람들, '인턴십'이라는 단어가 낯선 학부모들은 "세상에 내가 듣도 보도 못한 인턴이란 걸 보니 특권을 누렸네"라고 비난하게 됩니다. '인턴십 확인서'는 모르는 사람들의 통념에 있는 그런 게 아닌데 말입니다.
참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55238#home
http://www.kookminnews.com/3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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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활동,인턴, 인턴쉽
ㄴㅅ 조회수 : 596
작성일 : 2023-02-18 08:29:05
IP : 1.237.xxx.17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ㅇ
'23.2.18 8:57 AM (180.75.xxx.171)인턴이던 인턴십이던 체험활동이던 동아리활동이던 이런 표창장같은 문구에 적힌 내용을 근거로
입시비리라고 감옥살고 있는 사람은 전세계 정경심이 유일할 듯2. ..
'23.2.18 9:01 AM (123.214.xxx.120)유죄 추정으로 어떻게든 꿰어맞추려는 조작에 가까운 재판으로 보여요.
3. ..
'23.2.18 10:32 AM (125.180.xxx.222)판사들은 자괴감 안드나 몰라요
내가 이러려고 판사됐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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