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리니 mri를 찍어보자고 해서, mri찍고 오늘 오전에 진료보고 왔는데요,
다행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셨어요..
들판에서 잡초처럼 자랐고 왠만해선 잘 딛고 일어서는 사람인데, 아이들이 아픈 건 정말이지,
그 감정의 소모가 너무 크고 자꾸 무엇인가를 연상하게 되어서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몇달 전 큰애도 많이 아팠어서, 진료를 보는 과정에 정말 너무 무서웠고
의사선생님이 앞으로 아빠에게 동반진료보라고. 엄마가 정신줄 못잡고 있는 것 같다고.. ㅜ.ㅜ
둘째도 자주 다치는 아이고 아프면 자세하게 서술하는 아이라 제가 아이들 병원 진료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예요..
일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얼마든지 중간에 외출을 달거나 해서 나갈 수 있었는데,
무서워서 남편에게 미뤘어요.. 남편도 동의했고 다행이 잘 처리해줬구요..
그래도 오늘은 제가 동행해야 할 것 같아서 진료보고 아이 집에 데려다주고 차한잔 하는데,
오늘 같이 와줘서 고맙다고.. 하네요.
진료보기까지 자신도 너무 긴장해서 주차를 장례식장에 했더라며...
항상, 저의 불안을 잘 받아주고 아무렇지 않게 잘될꺼다를 반복하던 남편.
만일의 경우로 불안해하면
현재 나타나는 증상이 없고, 만일 발생하면 빨리 발견한 거니 해결이 우선이다로,
늘 저를 안심시키던 이 남자..
아이 부모로 자신도 많이 불안하고 힘들었을텐데,, 거기에 더 얹는 나 때문에 얼마나 이 사람 마음이 어려웠을까
생각하니 미안하고 고맙고... 눈물이 핑돌더라구요..
다시 예전의 씩씩하던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 싶어요.
의지하는 마음이 참 편하고 좋은데,
스스로를 나약하게 만들고 옆의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 같거든요..
저녁에 퇴근하면서 예쁜 케익 하나 사가야겠어요.
저 완전 짠순이라 케익같은거 잘 안사는데, 오늘 마침 발렌타인데이니까요...